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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야기

워런 버핏이 배우고 싶어한 기술(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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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8-11-05 06:44 조회2,5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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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이 배우고 싶어한 기술
 김주환 과학 칼럼니스트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이야기다. 영어 수업을 듣느라 고생하고 있던 중 한 선배가 "영어로 강의를 하니 도통 알아듣지를 못하겠어"라고 푸념했다. "형, 그러면 한국말로 하면 알아들어요?"라는 게 나의 답변이었다. 이런 문장을 생각해보자. '크랙 팁 주변의 자유면 해석을 위한 힐버트 문제를 그린 함수를 이용하여 푸는 방법…'. 어렵기는 영어나 한국어나 마찬가지다. 우리가 배워야 했던 건 영어가 아니라 '공학'이라는 언어였던 것이다.

 '공학이란 언어'의 대표 중 하나는 '단위'다. 단위를 잘못 말하거나 해석하면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다. 미국 과학자가 '인치'나 '파운드'로 적은 설계도를 '센티미터'나 '킬로그램'으로 해석하면 화성에 내려야 할 우주선이 머나먼 우주를 하염없이 떠돌게 된다. '전셋집이 너무 싸서 찾아가봤더니 평이 아니라 ㎡였더라' 하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요즘 사람들이 가장 배우고 싶은 언어는 아마도 '경제'가 아닐까 싶다. '통화 유동성', '레버리지 효과' 같은 말들을 들으면 각각의 단어는 얼추 알겠는데 지갑 속에 있는 내 돈이 어떻게 될지는 한참을 곱십으며 계산해봐야 할 때가 많다. 영어사전 찾지 않고 영어 소설 술술 읽는 것처럼 경제학자와 관료들의 말을 한 번에 알아들을 수 있으면 답답한 마음이 덜해질 텐데 하는 생각도 든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한 가지 기술을 배울 수 있다면 무엇을 배우고 싶나요"라는 한 대학생의 질문에 "내 생각을 정확히 전달하는 기술"이라고 답했다. 남아메리카 수리남 사람 중 극소수가 사용하는 언어 '타키 타키'는 단어 수가 340개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의사 소통엔 문제가 없다고 한다. 어휘가 풍부한 우리말로 얘기하면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면 말하는 사람 문제일까 듣는 이의 잘못일까.

입력 : 2008.11.04 23:42 / 수정 : 2008.11.04 23:52(조선 일사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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