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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야기

[신경진의 서핑차이나] ‘부저텅(不折騰)’의 올바른 영어 번역은? [조인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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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9-01-20 15:34 조회3,0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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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중국을 읽는 단어는 단연 ‘부저텅(不折騰)’이다.

‘설치지 말라’는 뜻으로 ‘서핑차이나’에서 소개한 바 있다. (“2009년 중국의 소망은 ‘부저텅(不折騰)’” http://blog.joins.com/xiaokang/10398372 ) 중국의 민족위원회는 ‘소란을 피우지 않다’라는 조선어 공식 번역 문건을 내 놓았다. 후진타오 주석이 개혁개방 3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내린 일종의 ‘명령’이다. 전중국이 '부저텅'을 위해 뛰고 있다.

인민일보 평론원은 “우리는 소란을 피울 수 없다. 30년 개혁개방이 연 중국특색 사회주의 도로는 국가 부강, 민족 진흥의 유일하고 바른 길이기 때문이다. 반드시 이 길을 따라 흔들리지 말고 개혁개방을 추진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즉 개혁개방의 길과 중국 나름대로의 사회주의의 길을 벗어나는 것은 곧 ‘저텅(折騰)’이라는 해석이다.

문제는 서방매체의 기자들이었다. 중요한 후진타오의 연설을 영어로 소개해야 하는데 적당한 번역을 찾기 어려웠던 것이다. 각양각색의 영문 번역이 등장했다.

▶don’t flip flop ▶don’t get sidetracked ▶don’t sway back and forth ▶no dithering ▶no major changes ▶avoid futile actions ▶stop making trouble and wasting time、no self-consuming political movements
등등이다. 구글 번역기는 Do not toss라는 답을 내놓았다.

아프리카 나미비아에 주재하는 중국대사 런샤오핑(任小萍) 역시 같은 고민에 빠졌다. 그녀는 해외 매체들의 번역문을 보았지만 정확한 뉘앙스를 전달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내놓은 해답은 ‘avoid self-inflicted setbacks’ 즉, ‘자초한 퇴보를 피하다’라고 해석했다.

그렇다면 이것이 정답이었을까. 정답에 가까웠지만 정답은 아니었다.
지난해 12월30일 국무원신문판공실 연말 기자회견장.
한 기자가 ‘부저텅(不折騰)’관련 문제를 질문했다. 이때 동시통역은 영어로 ‘buzheteng’이라고 중국어 병음 발음대로 통역했다. 공식 해석을 기대하던 기자들로 가득 찼던 회견장은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
“역시 관방의 해석”이라고 기자들은 평했다.

이후 중국 매체들은 다른 번역보다 'buzheteng'에 힘을 싣고 있다.
근거도 있다. 중국의 우주인을 우주를 뜻하는 중국어 ‘타이궁(太空)’과 영어 단어 ‘astronaut’을 합쳐 taikonaut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선례가 있다.

올 연말 웹스터 사전에 buzheteng이란 단어가 새롭게 실릴지 두고 볼 일이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 xiao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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