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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야기

언어 산업에 눈 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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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6-02-05 12:34 조회5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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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시선]언어 산업에 눈 돌리자                  신부용 KAIST IT융합연구소 겸직교수
 동아일보 입력 2016-02-03 03:00:00 수정 2016-02-03 03:00:00

한글은 우리 최고의 문화재이며 세계 제일의 문자다. 당연히 큰 잠재력을 가졌다. 우리말은 발음 다양성과 미세한 감정까지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신비에 가까운 어미변화를 담고 있다. 이 글자와 언어가 가진 잠재력을 우리의 정보기술(IT)로 살려낸다면 새로운 언어기술을 창조해 어렵지 않게 국제 언어산업을 석권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화 및 지역화협회(GALA)에 의하면 세계 언어산업은 현재 1만8000개에 달하는 종합 언어서비스 회사가 주도하고 있으며 2015년에 40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들 회사는 현재 주로 언어 간 통•번역과 문서처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럽연합(EU)에서만 35만 명의 통•번역사를 활용할 정도로 고용률도 높다. 

언어산업의 최강국은 미국이다. 세계 20대 언어서비스 회사 중 6개가 미국 회사이며 이를 포함한 전체 3000개 이상의 회사가 5만5000명의 상근자를 고용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영국 회사가 4개, 중국과 일본이 각 2개다. 우리나라는 미국에서 교포가 설립한 회사의 지사가 하나 있을 뿐이다. 

언어산업 매출 중 30조 원은 언어기술에 지출됐다. 언어기술은 문서편집, 인쇄 그리고 통•번역을 지원하는 일련의 전기기기 및 컴퓨터 기술을 통칭한다. 최근에는 화상 및 가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원격통역, 음성인식, 클라우드 컴퓨팅, 다언어처리 등 첨단 IT의 적용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당연히 영어와 로마자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이들 기술에 한글이 들어간다면 획기적인 혁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한글은 여러 기능면에서 알파벳을 능가한다. 이는 국제적으로도 공인된 사실이다. 비근한 예로 한글을 깨치고 나면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을 글자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알파벳을 깨쳤다고 영작문을 하려고 덤비는 사람은 없다. 알파벳은 말을 직접 옮겨 적을 수가 없고 단어의 철자를 표기하여야 비로소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따라서 필요한 단어의 철자를 일일이 외우지 못해 문맹으로 살아가는 미국 사람이 전 국민의 21%에 달한다. 이 미국 문맹인들도 한글을 배운다면 자신의 말을 한글로 옮겨 적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를 읽어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인데 이는 간단한 컴퓨터기술을 써서 영어로 옮겨 써 줄 수 있다. 이런 기술을 개발하여 새로운 언어기술을 창출해 나가자는 것이다.
신부용 KAIST IT융합연구소 겸직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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