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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야기

첫 국내 통역번역학 박사 정호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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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4-02-02 00:00 조회4,6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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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04.2.2 자

 첫 국내 통역번역학 박사 정호정씨
 번역도 수준 따라 등급 매겨야
 국내 대학원에서 처음으로 통역번역학 박사가 배출됐다. 주인공은 정호정(鄭好貞.43)씨. 2000년 한국외국어대학 통역번역대학원에 과정이 개설된 이래 첫 박사다. 같은 대학원의 최정화 교수가 프랑스 파리 제3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것을 합하면 국내 통역번역학 박사는 두명이 됐다. 1992년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을 때부터 鄭씨는 통역보다 번역에 관심을 가졌다. 박사 학위도 번역에 초점을 맞췄다. 통역번역학 관련 국내 첫 박사라 더 책임감을 느낍니다. 국내의 번역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일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鄭씨는 14년 경력의 전문 번역사다. 지금까지 주로 정부 외교 문서나 기업체 기술 관련 문서를 번역했다. 鄭씨는 번역 비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과거에 비해 요즘 번역 수준이 향상된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오류들이 많아요. 영역과 국역을 망라해 번역이 잘됐는지 여부를 전문가 수준에서 비평해야 더 나은 번역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는 번역의 수준과 질에 등급을 매겨야 한다고 말했다. 똑같은 텍스트를 번역해도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독자가 누구냐에 따라 번역 방법은 달라질 수 있고 또 달라져야 합니다.

그는 잘된 번역의 조건으로 세가지를 꼽았다. 번역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충실해야 하고, 독자층의 성향에 맞춰야 하며, 원문의 내용이 감성적 수준까지 독자에게 전달돼야 한다는 것이다.

번역은 쉽다거나 해당언어를 아는 사람은 누구나 번역을 할 수 있다는 등의 그릇된 통념이 우리 사회 일각에 깔려 있는 것을 鄭씨는 비판했다. 그는 초벌 번역사라는 말도 안되는 용어가 나돌고, 각종 인증제도를 남발해 무늬만 번역사를 양산하는 제도는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을 외국에 제대로 알려야 우리는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번역은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육성해야 할 분야이지요. 그는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96년 미국에 가기 전까지 정씨는 외국에 한번도 나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첫 미국행 당시 미주리주립대 대학원에서 영어교육학 분야 글쓰기 교육을 주제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런데 鄭씨는 미국에 가기 전 토플 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다. 영어를 잘하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중학교 때부터 영어로 편지와 일기를 쓰는 등 영어에 관심이 많았어요. 영화나 팝송도 좋은 교재지요. 다 알아들으려고 욕심부리지 말고 줄거리 위주로 보고 듣기를 계속하다보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됩니다. 놀이삼아 해야 오래 가고 효과도 빠릅니다.

글=배영대, 사진=김태성 기자




 편집자 주: 이 기사가 나로 하여금 91번 글을 쓰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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