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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통역대학원 2차 시험이 요약인가요 아니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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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3-09-22 00:00 조회3,5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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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술 시험에서는 원문의 의미를 다른 말로 최대한 전달하는 사람이 높은 점수를 받습니다. 두 언어의 배경이 되는 문화의 차이때문에 같은 의미를 전달하는데 다른 단어나 표현, 논리를 써야할 때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즉 spontaneity가 좋은 사람이 높은 점수를 받습니다. 즉, 원문과 똑같이 한다는 것이 아니라 원문의 의미를 다른 언어로, 자연스럽게 옮겨야합니다. 두 언어의 차이를 아는, 즉 통역사의 자질이 있는 사람에게는 가능한 일입니다.

2. 세부 사항(details)보다는 원문에 있는 논리의 큰 줄거리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3. 기억을 못해 위 1, 2번이 불가능할 때, <대충 이런 얘깁니다>라고 하면 그래도 점수는 받습니다.

4. 원문의 논리 흐름은 잡지 못하고 몇가지 세부사항만 옮기면 점수를 받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우리 말을 영어로 옮기는 경우를 들어봅시다.

< 잘 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를 구분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최근에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 재미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첫째, 국민들이 식사 시간에 먹을 것이 없어 고민하는 나라는 못사는 나라, 많은 음식 중에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나라가 잘 사는 나라입니다

둘째, 주말에 교외로 놀러 가고 싶어도 차가 없어 못 가는 나라는 못사는 나라, 자가용을 몰고 교외로 나가고 싶어도 차가 밀려서 못 나가는 나라가 잘 사는 나라입니다.

세째, 기혼여성, 즉 아줌마들이 살림살이를 걱정하면 못사는 나라, 어떻게 하면 살을 뺄 수 있을까 고민하는 나라가 잘사는 나라입니다.

이 세가지 기준을 놓고 남한과 북한을 비교하면 남한이 잘사는 나라요, 북한이 못사는 나라입니다.

밤중에 한반도를 찍은 천연색 위성 사진을 보면 한반도의 남쪽은 밝은 불빛으로 가득한데 북쪽은 평양 쪽만 불빛이 약간 보이고 다른 지역은 암흑 천지랍니다. 북한도 빨리 후진성을 벗어나 북쪽에도 밤중에 불이 번쩍이는 날이 어서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앞의 세가지 기준으로 모두 잘사는 나라, 밤에도 불야성을 이루는 나라라고 꼭 국민들이 행복한 나라라는 법은 없지만 말입니다.>

위 문제는 길이가 약 2분인데 1. 무엇에 대한 말인지,
2. 세가지 기준을 다 기억해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는지.
3. 위성 얘기가 무슨 말인지, 그리고
4. 결론이 무엇인지를 전달하면
높은 점수를 받습니다.

우선 1번과 4번이 정확하게 전달돼야하고,
2번의 세 기준 중 하나라도 빠지면 점수가 깎이고,
3번도 기억해야 점수가 높아집니다.

옮길 때는 원문과 같이 1인칭으로 말해야하고,
원문이 옳은 말이냐, 논리적 오류는 없는 가는 따지지 말고
원문에 충실하게 옮겨야합니다.

통역이란 자신의 주장보다는 남의 말을 내말처럼 옮겨주는
일종의 용역(service)이거든요.

곽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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