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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야기

<TV와 영화 산업의 계약>, 우수 도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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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5-11-28 14:11 조회3,8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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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말, YTN의 국제부장으로 24시간 뉴스에 매달려 있으면서 CNN을 위시한 해외방송사들의 외신 사용권 계약관련 업무를 전담하고 있던 필자는 위성으로 수신한 영상들의 저작권에 큰 관심을 쏟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상대 방송사와 합의없이 쓴 영상 클립 하나가 엄청난 저작권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으니까요. 그 때 아내와 함께 번역해 출간한 역서가 Andrew Alpern 원저의 <저작권법에 관한 101가지 질문>이었습니다. 주위의 우려대로 그런 전문 서적은 당연히 많이 팔리지 않아 씁쓸했습니다.
 
2000년, 아내는 이에 굴하지 않고 이번에는 영화의 본 고장 할리우드에서 나온, 훨씬 두껍고 훨씬 어려운 <Dealmaking in TV and Film Business: from negotiations to final contracts by Mark Litwak>(TV와 영화산업의 계약-대본부터 배급까지>라는 책의 저작권을 획득한 후 번역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상업성이 없다"고 못마땅해 하면서도 저는 몇 챕터를 꾸역꾸역 번역했고, 초벌 번역들을 감수해 일단 번역을 끝낸 것이 2002년 말이었습니다. 특히 계약서의 각 문장은 반 페이지에 달하는 경우도 많아 정말 힘든 번역이었습니다. 아내도 예상보다 훨씬 어려운 번역에 손을 놓기를 몇 번이나 거듭하다가 저작권 계약 시한이 끝나는 올해 초부터 마무리 번역 작업에 열을 올렸습니다. 다시 모든 문장을 점검하고, 모르는 용어는 아는 변호사들한테 물어 바로 잡았습니다. 그 와중에 아내는 <역서 만들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 알았다면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고백했습니다.

저는 다른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도와주지도 못한 가운데 지난 10월 기진맥진한 아내는 탈고 후 인쇄를 끝냈으나 며칠 후 한 페이지가 잘못 인쇄된 것을 발견 후 1쇄한 모든 책을 다시 제본했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책이 팔린다>는 소식이 없어 쓸쓸하던 한 달 후 영화진흥위원회로 부터 이 책이 2005년도 하반기 우수영화도서 출판지원사업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도둑>처럼 찾아 왔습니다. 큰 상은 아니었지만 지난 5년동안 아내의 집념어린 노력이 조금이나마 보상을 받은 것 같아 기쁩니다. 그리고 이 소식을 접한 업계 관련자들이 책을 사 보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형사>처럼 찾아오면 더욱 기쁠 것입니다. 곽중철

영화진흥위의 심사평: 그리고 학술적이기보다는 실용적인 저서로 일부 제한된 수용자를 지닐 수밖에 없는 [TV와 영화 산업의 계약]을 선정하였다. 이 책에 대해서는 다소 논의가 있었으나 세계영화시장에서 변화해가는 한국영화의 위치나 국경을 넘어서는 제작관련 계약의 증가 등의 추세에 영화산업 관련 인력들이 필수적으로 읽어야 하는 도서라는 점에 동의가 이루어져 선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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