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현장 이야기

CNN ‘오역 망신살’

페이지 정보

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6-01-20 16:58 조회4,081회 댓글0건

본문

“핵에너지 개발”→“핵무기 사용”CNN ‘오역 망신살’

미국 케이블뉴스의 간판 격인 CNN방송이 큰 망신을 당했다.

CNN은 10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생중계하면서 한 통역회사의 이란어-영어 동시통역사를 붙였다.

그러나 이 통역사가 핵심적인 대목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어느 나라나 핵에너지 개발권이 있다”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말을 “무기 사용권이 있다”고 통역했다. CNN의 대표 기자이며 이란계인 크리스티안 아만포(사진) 기자는 통역을 근거로 이 내용을 보도했다.

이는 같은 날 2년 만에 우라늄 핵시설의 봉인을 뜯은 이란의 결정과 맞물리면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발언이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드는 일파만파의 충격을 몰고 왔다.

이란 공보부는 16일 CNN의 이란 내 취재를 금지하며 다른 CNN 기자의 이란 입국을 불허한다고 강경한 조치를 내렸다. 이에 CNN은 산하 모든 매체를 통해 16일 잘못된 보도를 공식 사과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17일 공보부에 서한을 보내 CNN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공보부는 “17일부터 CNN은 취재활동을 다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CNN은 그동안 테헤란 지국을 두지 않았다. 몇 년 전 이란 젊은이들이 남녀 합석 금지 규정을 어기고 파티를 하는 장면을 방송한 문제로 지국 설치 불가 명령을 받은 탓이다.

하지만 아만포 기자가 계속 체류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란 일부 강경 언론들은 아만포 기자에게 입국비자가 발급됐다는 이유만으로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조무리 에 에스라미 신문은 “(그녀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및 이스라엘 모사드 요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분쟁 전문 기자로 명성을 얻은 아만포 기자는 이란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1979년 이란 이슬람교혁명 이후 이란에서 영국으로 이주해 성장했다. 그는 CNN에서 연봉 100만 달러가 넘는 몇 안 되는 기자 중 한 명이며, 1998년 미 국무부 대변인이던 제임스 루빈 씨와 결혼해 화제를 모았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