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 통역 김동현씨가 말하는 비화 2005.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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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5-06-21 16:10 조회3,34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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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 통역 김동현씨가 말하는 비화
"역대 한국 대통령들은 한ㆍ미 정상회담때 참모가 써준 자료를 옆에 놓고 말하는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젊어서인지 유일하게 그 자료를 안보고 말한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논리정연하게 말씀을 잘하지만 자료를 참고하면서 했고,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도 한국 정부 입장을 자기 스타일대로 잘 소화해 제시했다"
"서울의 여야, 보수ㆍ진보 모두 지나치게 워싱턴이나 평양을 의식하는 것같다. 균형자론, 자주외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의 개념은 반미나 친미 논쟁과는 상관없어야 하는데, 한국 정부가 새로운 관점을 제기하는 방법이 미숙한 데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
80년대 이래 미국 국무부 통역관으로서 한ㆍ미간, 북ㆍ미간 현대사의 주요 고비마다 통역으로 역할 했던 김동현(金東賢.69)씨의 말이다.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아버지 부시,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 2000년 10월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간 면담, 1994년 제네바 합의 협상, 그 이후 모든 북ㆍ미간 양자, 3자, 4자, 6자회담, 금창리ㆍ미사일ㆍ미군포로 유 해발굴 협상, 1999년 윌리엄 페리 특사 평양 방문, 2002년 제임스 켈리 특사 평양 방문 등 김씨가 통역을 맡았던 회담이다. 그는 이달말 은퇴한다.
그는 '역사의 증인'으로 신분전환을 앞두고 20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한 한국식당에서 한국 언론사 특파원들과 만나 통역 30년을 돌아보면서 한ㆍ미관계를 비롯해 북ㆍ미관계의 현주소와 미래에 관한 아쉬움과 희망을 말하고, 통역관으로 목격한 현장의 비화도 일부 소개했다.
한ㆍ미관계에 대해 그는 "지난 60년간 파란곡절과 기복의 역사에 비춰보면 양국관계의 현 주소가 더 나쁠 것도 더 좋을 것도 없다"며 "일부의 주장처럼 위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오해가 완전히 가신 것도 아니므로 '어느 때보다 좋다'고 말할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시대가 달라진 만큼 한ㆍ미관계도 달라졌다"고 말하는 그는 미군정 혼란기, 휴전반대, 반공포로 석방, 5.16, 유신, 박동선 사건, 12.12, 5.18, 촛불시위 등 한ㆍ미동맹 역사에서 불거졌던 위기들을 가리키며 "설사 또 위기가 온다 해도 두 나라는 다시 극복해야 하고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단계에서 '우리 민족끼리' 개념은 전쟁 억지력이 될 수 없으므로 동맹은 미국보다 한국의 입장에서 더 필요한 것"이라고 한ㆍ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한ㆍ미 양국은 모두 대통령제이므로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뀌는 것인 만큼 모든 것을 지금 당장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ㆍ미관계에 대해, 그는 "부시 행정부 임기 중 완전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감'을 전했다.
그는 그 이유로 "평양이나 워싱턴 모두 경직된 자신 중심 사고방식에서 못 벗어나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하고 "일방적인 가치관이나 도덕적 잣대의 고수, 체제 사수를 위해 죽어도 굽히지 않는다는 자존심의 외고집" 대신 "실용적인 접근책이 필요하다"고 북ㆍ미 양측의 접근자세에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중국의 대북 영향력 논란과 관련, 그는 북ㆍ미간 통역을 통해 체득한 듯 "평양은 중국이 자신들을 돕고 싶어서가 아니라 자국 이익에 따라 행동한다고 믿고 있다"며 "서울과 워싱턴 모두 중국의 의도나 대북 영향력 한계를 잘못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6자회담이 진전이 없어도 회담 자체가 정치적으로 의미 있었던 시기는 지나갔다"며 "미국의 네오콘들이 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지 않고 6자회담 틀을 한반도 관리수단으로만 사용한다는 일부 진보파의 견해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해 6자회담 이후를 우려하는 인상을 줬다.
그는 북한의 변화 전망에 대해 "북한은 대중관계에서 지정학적으로 여러차례 불행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전략적인 이해타산에서 중국보다는 미국 편에 서기를 내심 원하고 있다"고 체험담을 전하고 "북한은 영토야심이 없는 미국이 동북아에서 균형자 역할을 해줄 것을 바라고 있으므로, 미국도 거시적으로 새로운 전략적인 결단을 내린다면 동북아의 질서 재편과정에서 북한의 잠재적 역할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때가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미국의 발상의 전환도 희망했다.
그는 또 "김정일 위원장은 태국과 같은 입헌 군주국가 체제에 관심을 보인 적도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대통령들이 미국측에서 이미 다 아는 것을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다시 얘기하기보다는 미국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으면 더 좋지 않나 생각 한다"며 노 대통령이 최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한ㆍ미동맹관계에 대한 견해를 물은 것을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자신이 한ㆍ미 정상회담 통역을 맡은 이후 노 대통령의 첫 방미 때가 양국간 조율과정에서 "진통이 가장 컸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동영(鄭東泳) 통일장관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간 면담 내용에 대해 그는 "그전에도 김 위원장은 유사 발언들을 많이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그동안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해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 고이즈미 일본 총리, 박근혜(朴槿惠) 한나라당대표 등과 회담이나 면담 때도 깜짝쇼를 즐겨했다"며 "김일성(金日成) 주석 때 연극ㆍ연예 등 선전 업무에 치중한 때문인지 자신이 연출가로서 극적 효과를 통해 관중에게 서스펜스를 유지하려 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영어를 잘하는 비법에 대해 "한국인이 영어를 통역할 만큼 잘 할 필요는 없다"며 "문법이 틀리더라도 명사와 동사만 큰 소리로 자신있게 말하는 듣는 쪽에서 이해하려 노력하므로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강조했다.
북ㆍ미간 회담에선 북한식 용어를 배워 통역을 하기도 했다는 그는 오는 8월 한국으로 가 1, 2년 머물며 연구와 집필, 강연을 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팀·연합
곽중철: 김동현 씨가 바로 제 논문에 등장하는 자수성가형(Self-styled) 통역사의 전형입니다. 백악관과 서울에서 저하고도 몇 번 같이 통역했는데 60년대식 한국어와 늦은 순발력으로 몇 번 문제를 일으키신 분입니다. 이제 우리 바람대로 젊은 세대에 자리를 물려 주신다니 은퇴 후 평안한 여생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곽중철 (2005-06-22 11:18:04)
한·미 정상회담 뒷얘기
"한국 입장 강한 설명에도
부시, 이의 제기 않고 수긍"
노무현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동맹 현안에 대한 한국 입장을 강하게 얘기했고, 부시 대통령은 이를 수긍하는 모습이었다고 워싱턴 외교 소식통이 16일 밝혔다.
소식통은 "노 대통령이 '개념계획 5029'와 주한미군의 유연성에 대한 한국 입장을 굉장히 강하게 얘기했다"며 "부시 대통령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표정.몸짓 등에서 수긍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회담 후 부시 대통령이 '좋은 조언(Good Advice)을 들었다'고 한 것은 (노 대통령이 동맹에 대해) 새롭고 못 들어본 얘기를 솔직하게 해줘 고맙다는 뜻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미국도 (동맹에 대해) 국무부.국방부.국가안보회의(NSC)의 목소리가 다를 수 있는데 이번 회담에서 국무장관.국방장관.국가안보보좌관이 배석한 가운데 두 정상이 (동맹의) 큰 틀에 인식을 같이한 게 큰 의미"라고 덧붙였다.
회담에 동석했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관련, 소식통은 "부시 대통령은 회담 도중 럼즈펠드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한마디 할 것을 권유했지만 아무도 얘기하지 않았다. 오찬 중에도 안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두 정상은 대단히 솔직하게 대화했고 이를 통해 깊은 공감대(Chemistry)가 형성된 게 회담의 가장 큰 성과"라며 "노 대통령에겐 지금까지 네 차례의 한.미 정상회담 중 가장 만족스러운 회담이었고, 부시 대통령도 노 대통령의 솔직함에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해법과 관련, "부시 대통령은 '나를 전쟁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아는 데 그렇지 않다. 대화로 풀겠다'고 재차, 3차 강조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회담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폄하나 존경의 발언은 없었다"면서 "북한 인권 문제도 논의됐으며 노 대통령이 먼저 얘기한 부분도 있고, 부시 대통령은 남북 문제를 질문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노 대통령이 '공무원들은 대통령보다 감사원을 더 무서워한다'고 농담하자 부시 대통령도 '맞다. 공무원들은 지시해도 따르지 않는다'고 맞장구쳐 폭소가 터졌다"고 말했다. 또 부시 대통령은 오찬 도중 라이스 장관이 디저트를 거절하자 자신의 뱃살을 집어보이며 "이것 때문이지?"라고 농담, 라이스에 대한 친근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워싱턴=중앙일보 강찬호 특파원
곽중철 (2005-06-23 16:43:33)
[초대석]이달 말 美국무부 통역담당 은퇴하는 김동현씨
6월 말 은퇴를 앞두고 20일 미국 워싱턴의 한국 음식점에서 몇몇 한국 특파원을 만나 ‘미국 통역 외길’ 반세기를 회고하는 김동현 씨.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통역은 그림자와 같은 존재입니다. 통역을 할 때는 자기 얘기를 해선 안 됩니다. 그러나 이제 그 역할을 벗어나게 된 만큼 제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평생 ‘통역 외길’을 걸어 온 미국 국무부 소속 재미동포 통역 김동현(金東賢·69) 씨가 6월 말 은퇴를 앞두고 20일 한국의 워싱턴 특파원들을 만났다. 직무윤리 때문에 한미정상회담을 비롯한 숱한 역사의 현장에서 오간 대화 내용을 ‘비밀’로 유지해야 했던 탓인지 어렵게 말문을 연 그의 얘기는 끝날 줄을 몰랐다.
고려대 영문과 재학시절 시작된 김 씨의 통역 경력은 무려 49년, 반세기에 이른다. 1971년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에 유학한 뒤 1978년 미 국무부 소속 통역이 된 그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부터 조지 W 부시 대통령까지 4명의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 국무·국방장관, 하원 의장 등 미국 최고위 인사들의 통역으로 활동했다.
한미 양국 정상들의 대화를 직접 들은 그의 한미관계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지난 60년 동안 파란곡절과 기복의 한미동맹 역사에 비춰볼 때 양국 관계의 현주소는 더 나쁠 것도, 더 좋을 것도 없어요. 일부의 주장처럼 위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번(10일) 정상회담을 통해 오해가 완전히 가신 것도 아니므로 어느 때보다 좋다고 말할 것도 아닙니다.”
그는 미군정 혼란기부터 2002년 촛불시위까지 한미 관계에 닥쳤던 위기들을 거론한 뒤 “다시 위기가 온다고 해도 두 나라는 다시 극복해야 하고, 또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한미 간 현안들에 대해서는 “균형자론, 자주외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의 개념은 반미나 친미 논쟁과는 상관없어야 하는데, 한국 정부가 새로운 관점을 제기하는 방법이 미숙해서 문제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4년 제네바 협상에서 윌리엄 페리 특사의 1999년 평양 방문 및 2002년 제임스 켈리 특사의 방북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북-미 간 회담과 협상 현장의 목격자이기도 하다. 1991년 6월 이후 북한을 방문한 횟수만 17번이나 된다.
김 씨는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평양에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 12시간 동안 모든 대화를 통역하면서 현장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이 통역으로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었다”고 술회했다.
북-미 관계에 대해 그는 “평양이나 워싱턴 모두 경직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라면서 실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역대 한국 대통령들은 정상회담 때 참모가 써 준 말씀자료를 옆에 놓고 말했는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젊어서인지 말씀자료를 참고하는 걸 본 기억이 없다”고 소개했다.
그는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말을 잘하고 논리적이지만 자료를 참고했고,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도 한국 정부의 입장이나 꼭 해야 할 말을 자기 스타일대로 잘 소화해서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 통역을 맡은 이후 양국 간 합의문 조율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진통이 가장 컸던 것은 노 대통령의 2003년 방미 때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발언 스타일에 대해 김 씨는 “직설적이고 솔직해 내용에 혼돈이 없을 정도로 자기 입장을 분명히 얘기한다”고 평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디스 맨(this man)’으로, 노 대통령을 ‘이지 맨(easy man)’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 “부시 대통령의 스타일의 문제일 뿐 상대를 낮추거나 존경심을 나타내지 않으려고 한 표현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으로 미국 대통령의 영어 통역까지 된 그에게 영어와 통역을 잘하는 비법을 묻자 의외의 답변이 나왔다.
“문법이 좀 틀리더라도 명사와 동사만이라도 큰소리로 자신 있게 말하면 듣는 쪽에서 이해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습니다.”
훌륭한 통역의 요건으로 그는 언어 구사력과 취급하는 말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전문지식, 그리고 타고난 말재주를 꼽았다.
자신의 경험을 살려 한미 양국의 이해 증진을 위해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그는 8월부터 1∼2년 정도 한국에서 강연과 연구 및 집필 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동현씨는
△1936년 11월 서울 출생
△1961년 고려대 영문과 졸업
△1961∼71년 유엔군방송 번역기자, 한국지부 편집국장
△1978∼현재 미국 국무부의 한국어 통역으로 4명의 대통령과
부통령 등 고위 인사들의 통역, 북한 17회 방문, 각종 한미·
북-미회담 및 6자회담 통역
△1986년 미국 시민권 취득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곽중철 (2005-06-23 16:46:24)
미국 국무부 통역 김동현씨가 말하는 비화
"역대 한국 대통령들은 한ㆍ미 정상회담때 참모가 써준 자료를 옆에 놓고 말하는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젊어서인지 유일하게 그 자료를 안보고 말한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논리정연하게 말씀을 잘하지만 자료를 참고하면서 했고,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도 한국 정부 입장을 자기 스타일대로 잘 소화해 제시했다"
"서울의 여야, 보수ㆍ진보 모두 지나치게 워싱턴이나 평양을 의식하는 것같다. 균형자론, 자주외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의 개념은 반미나 친미 논쟁과는 상관없어야 하는데, 한국 정부가 새로운 관점을 제기하는 방법이 미숙한 데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
80년대 이래 미국 국무부 통역관으로서 한ㆍ미간, 북ㆍ미간 현대사의 주요 고비마다 통역으로 역할 했던 김동현(金東賢.69)씨의 말이다.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아버지 부시,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 2000년 10월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간 면담, 1994년 제네바 합의 협상, 그 이후 모든 북ㆍ미간 양자, 3자, 4자, 6자회담, 금창리ㆍ미사일ㆍ미군포로 유 해발굴 협상, 1999년 윌리엄 페리 특사 평양 방문, 2002년 제임스 켈리 특사 평양 방문 등 김씨가 통역을 맡았던 회담이다. 그는 이달말 은퇴한다.
그는 '역사의 증인'으로 신분전환을 앞두고 20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한 한국식당에서 한국 언론사 특파원들과 만나 통역 30년을 돌아보면서 한ㆍ미관계를 비롯해 북ㆍ미관계의 현주소와 미래에 관한 아쉬움과 희망을 말하고, 통역관으로 목격한 현장의 비화도 일부 소개했다.
한ㆍ미관계에 대해 그는 "지난 60년간 파란곡절과 기복의 역사에 비춰보면 양국관계의 현 주소가 더 나쁠 것도 더 좋을 것도 없다"며 "일부의 주장처럼 위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오해가 완전히 가신 것도 아니므로 '어느 때보다 좋다'고 말할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시대가 달라진 만큼 한ㆍ미관계도 달라졌다"고 말하는 그는 미군정 혼란기, 휴전반대, 반공포로 석방, 5.16, 유신, 박동선 사건, 12.12, 5.18, 촛불시위 등 한ㆍ미동맹 역사에서 불거졌던 위기들을 가리키며 "설사 또 위기가 온다 해도 두 나라는 다시 극복해야 하고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단계에서 '우리 민족끼리' 개념은 전쟁 억지력이 될 수 없으므로 동맹은 미국보다 한국의 입장에서 더 필요한 것"이라고 한ㆍ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한ㆍ미 양국은 모두 대통령제이므로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뀌는 것인 만큼 모든 것을 지금 당장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ㆍ미관계에 대해, 그는 "부시 행정부 임기 중 완전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감'을 전했다.
그는 그 이유로 "평양이나 워싱턴 모두 경직된 자신 중심 사고방식에서 못 벗어나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하고 "일방적인 가치관이나 도덕적 잣대의 고수, 체제 사수를 위해 죽어도 굽히지 않는다는 자존심의 외고집" 대신 "실용적인 접근책이 필요하다"고 북ㆍ미 양측의 접근자세에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중국의 대북 영향력 논란과 관련, 그는 북ㆍ미간 통역을 통해 체득한 듯 "평양은 중국이 자신들을 돕고 싶어서가 아니라 자국 이익에 따라 행동한다고 믿고 있다"며 "서울과 워싱턴 모두 중국의 의도나 대북 영향력 한계를 잘못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6자회담이 진전이 없어도 회담 자체가 정치적으로 의미 있었던 시기는 지나갔다"며 "미국의 네오콘들이 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지 않고 6자회담 틀을 한반도 관리수단으로만 사용한다는 일부 진보파의 견해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해 6자회담 이후를 우려하는 인상을 줬다.
그는 북한의 변화 전망에 대해 "북한은 대중관계에서 지정학적으로 여러차례 불행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전략적인 이해타산에서 중국보다는 미국 편에 서기를 내심 원하고 있다"고 체험담을 전하고 "북한은 영토야심이 없는 미국이 동북아에서 균형자 역할을 해줄 것을 바라고 있으므로, 미국도 거시적으로 새로운 전략적인 결단을 내린다면 동북아의 질서 재편과정에서 북한의 잠재적 역할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때가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미국의 발상의 전환도 희망했다.
그는 또 "김정일 위원장은 태국과 같은 입헌 군주국가 체제에 관심을 보인 적도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대통령들이 미국측에서 이미 다 아는 것을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다시 얘기하기보다는 미국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으면 더 좋지 않나 생각 한다"며 노 대통령이 최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한ㆍ미동맹관계에 대한 견해를 물은 것을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자신이 한ㆍ미 정상회담 통역을 맡은 이후 노 대통령의 첫 방미 때가 양국간 조율과정에서 "진통이 가장 컸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동영(鄭東泳) 통일장관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간 면담 내용에 대해 그는 "그전에도 김 위원장은 유사 발언들을 많이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그동안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해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 고이즈미 일본 총리, 박근혜(朴槿惠) 한나라당대표 등과 회담이나 면담 때도 깜짝쇼를 즐겨했다"며 "김일성(金日成) 주석 때 연극ㆍ연예 등 선전 업무에 치중한 때문인지 자신이 연출가로서 극적 효과를 통해 관중에게 서스펜스를 유지하려 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영어를 잘하는 비법에 대해 "한국인이 영어를 통역할 만큼 잘 할 필요는 없다"며 "문법이 틀리더라도 명사와 동사만 큰 소리로 자신있게 말하는 듣는 쪽에서 이해하려 노력하므로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강조했다.
북ㆍ미간 회담에선 북한식 용어를 배워 통역을 하기도 했다는 그는 오는 8월 한국으로 가 1, 2년 머물며 연구와 집필, 강연을 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팀·연합
곽중철 (2005-06-23 16:48:48)
은퇴하는 김동현 미 국무부 통역관
“노무현 대통령 한미 정삼회담때 참모가 써준 자료 안보고 말해
80년대 이래 미국 국무부 통역관으로 한·미, 북·미 관계의 중요한 흐름들을 지켜봤던 김동현(69)씨가 이달 말 은퇴한다.
김씨는 20일(현지 시각) 워싱턴 인근 한 한국식당에서 한국 언론사 특파원들과 만나 통역관 생활을 회고하고 직접 목격한 비화 일부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는 이날 한·미관계에 대해 “지난 60년간 파란곡절과 기복이 있었던 데 비춰볼 때 양국관계의 현 주소가 더 나쁠 것도 더 좋을 것도 없다”며 “일부 주장처럼 위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오해가 완전히 가신 것도 아니므로 ‘어느 때보다 좋다’고 할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의 여야, 보수·진보 모두 지나치게 워싱턴이나 평양을 의식하는 것 같다”며 양쪽을 모두 비판했다.
그는 북·미관계와 관련해 “부시 행정부 임기 중에 완전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감’을 전했다. 그는 그 이유로 “평양이나 워싱턴 모두 경직된 자기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못 벗어나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한·미정상회담 비화를 소개해 달라는 주문을 받자 그는 “역대 한국 대통령들은 대체로 참모가 써준 자료를 옆에 놓고 말하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젊어서인지 유일하게 그 자료를 안보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논리정연하게 말씀을 잘하지만 자료를 참고하면서 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도 한국 정부 입장을 자기 스타일대로 잘 소화해 제시했다”고 세 대통령 모두에게 덕담을 했다.
워싱턴/연합
"역대 한국 대통령들은 한ㆍ미 정상회담때 참모가 써준 자료를 옆에 놓고 말하는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젊어서인지 유일하게 그 자료를 안보고 말한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논리정연하게 말씀을 잘하지만 자료를 참고하면서 했고,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도 한국 정부 입장을 자기 스타일대로 잘 소화해 제시했다"
"서울의 여야, 보수ㆍ진보 모두 지나치게 워싱턴이나 평양을 의식하는 것같다. 균형자론, 자주외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의 개념은 반미나 친미 논쟁과는 상관없어야 하는데, 한국 정부가 새로운 관점을 제기하는 방법이 미숙한 데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
80년대 이래 미국 국무부 통역관으로서 한ㆍ미간, 북ㆍ미간 현대사의 주요 고비마다 통역으로 역할 했던 김동현(金東賢.69)씨의 말이다.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아버지 부시,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 2000년 10월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간 면담, 1994년 제네바 합의 협상, 그 이후 모든 북ㆍ미간 양자, 3자, 4자, 6자회담, 금창리ㆍ미사일ㆍ미군포로 유 해발굴 협상, 1999년 윌리엄 페리 특사 평양 방문, 2002년 제임스 켈리 특사 평양 방문 등 김씨가 통역을 맡았던 회담이다. 그는 이달말 은퇴한다.
그는 '역사의 증인'으로 신분전환을 앞두고 20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한 한국식당에서 한국 언론사 특파원들과 만나 통역 30년을 돌아보면서 한ㆍ미관계를 비롯해 북ㆍ미관계의 현주소와 미래에 관한 아쉬움과 희망을 말하고, 통역관으로 목격한 현장의 비화도 일부 소개했다.
한ㆍ미관계에 대해 그는 "지난 60년간 파란곡절과 기복의 역사에 비춰보면 양국관계의 현 주소가 더 나쁠 것도 더 좋을 것도 없다"며 "일부의 주장처럼 위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오해가 완전히 가신 것도 아니므로 '어느 때보다 좋다'고 말할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시대가 달라진 만큼 한ㆍ미관계도 달라졌다"고 말하는 그는 미군정 혼란기, 휴전반대, 반공포로 석방, 5.16, 유신, 박동선 사건, 12.12, 5.18, 촛불시위 등 한ㆍ미동맹 역사에서 불거졌던 위기들을 가리키며 "설사 또 위기가 온다 해도 두 나라는 다시 극복해야 하고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단계에서 '우리 민족끼리' 개념은 전쟁 억지력이 될 수 없으므로 동맹은 미국보다 한국의 입장에서 더 필요한 것"이라고 한ㆍ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한ㆍ미 양국은 모두 대통령제이므로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뀌는 것인 만큼 모든 것을 지금 당장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ㆍ미관계에 대해, 그는 "부시 행정부 임기 중 완전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감'을 전했다.
그는 그 이유로 "평양이나 워싱턴 모두 경직된 자신 중심 사고방식에서 못 벗어나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하고 "일방적인 가치관이나 도덕적 잣대의 고수, 체제 사수를 위해 죽어도 굽히지 않는다는 자존심의 외고집" 대신 "실용적인 접근책이 필요하다"고 북ㆍ미 양측의 접근자세에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중국의 대북 영향력 논란과 관련, 그는 북ㆍ미간 통역을 통해 체득한 듯 "평양은 중국이 자신들을 돕고 싶어서가 아니라 자국 이익에 따라 행동한다고 믿고 있다"며 "서울과 워싱턴 모두 중국의 의도나 대북 영향력 한계를 잘못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6자회담이 진전이 없어도 회담 자체가 정치적으로 의미 있었던 시기는 지나갔다"며 "미국의 네오콘들이 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지 않고 6자회담 틀을 한반도 관리수단으로만 사용한다는 일부 진보파의 견해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해 6자회담 이후를 우려하는 인상을 줬다.
그는 북한의 변화 전망에 대해 "북한은 대중관계에서 지정학적으로 여러차례 불행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전략적인 이해타산에서 중국보다는 미국 편에 서기를 내심 원하고 있다"고 체험담을 전하고 "북한은 영토야심이 없는 미국이 동북아에서 균형자 역할을 해줄 것을 바라고 있으므로, 미국도 거시적으로 새로운 전략적인 결단을 내린다면 동북아의 질서 재편과정에서 북한의 잠재적 역할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때가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미국의 발상의 전환도 희망했다.
그는 또 "김정일 위원장은 태국과 같은 입헌 군주국가 체제에 관심을 보인 적도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대통령들이 미국측에서 이미 다 아는 것을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다시 얘기하기보다는 미국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으면 더 좋지 않나 생각 한다"며 노 대통령이 최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한ㆍ미동맹관계에 대한 견해를 물은 것을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자신이 한ㆍ미 정상회담 통역을 맡은 이후 노 대통령의 첫 방미 때가 양국간 조율과정에서 "진통이 가장 컸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동영(鄭東泳) 통일장관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간 면담 내용에 대해 그는 "그전에도 김 위원장은 유사 발언들을 많이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그동안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해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 고이즈미 일본 총리, 박근혜(朴槿惠) 한나라당대표 등과 회담이나 면담 때도 깜짝쇼를 즐겨했다"며 "김일성(金日成) 주석 때 연극ㆍ연예 등 선전 업무에 치중한 때문인지 자신이 연출가로서 극적 효과를 통해 관중에게 서스펜스를 유지하려 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영어를 잘하는 비법에 대해 "한국인이 영어를 통역할 만큼 잘 할 필요는 없다"며 "문법이 틀리더라도 명사와 동사만 큰 소리로 자신있게 말하는 듣는 쪽에서 이해하려 노력하므로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강조했다.
북ㆍ미간 회담에선 북한식 용어를 배워 통역을 하기도 했다는 그는 오는 8월 한국으로 가 1, 2년 머물며 연구와 집필, 강연을 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팀·연합
곽중철: 김동현 씨가 바로 제 논문에 등장하는 자수성가형(Self-styled) 통역사의 전형입니다. 백악관과 서울에서 저하고도 몇 번 같이 통역했는데 60년대식 한국어와 늦은 순발력으로 몇 번 문제를 일으키신 분입니다. 이제 우리 바람대로 젊은 세대에 자리를 물려 주신다니 은퇴 후 평안한 여생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곽중철 (2005-06-22 11:18:04)
한·미 정상회담 뒷얘기
"한국 입장 강한 설명에도
부시, 이의 제기 않고 수긍"
노무현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동맹 현안에 대한 한국 입장을 강하게 얘기했고, 부시 대통령은 이를 수긍하는 모습이었다고 워싱턴 외교 소식통이 16일 밝혔다.
소식통은 "노 대통령이 '개념계획 5029'와 주한미군의 유연성에 대한 한국 입장을 굉장히 강하게 얘기했다"며 "부시 대통령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표정.몸짓 등에서 수긍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회담 후 부시 대통령이 '좋은 조언(Good Advice)을 들었다'고 한 것은 (노 대통령이 동맹에 대해) 새롭고 못 들어본 얘기를 솔직하게 해줘 고맙다는 뜻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미국도 (동맹에 대해) 국무부.국방부.국가안보회의(NSC)의 목소리가 다를 수 있는데 이번 회담에서 국무장관.국방장관.국가안보보좌관이 배석한 가운데 두 정상이 (동맹의) 큰 틀에 인식을 같이한 게 큰 의미"라고 덧붙였다.
회담에 동석했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관련, 소식통은 "부시 대통령은 회담 도중 럼즈펠드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한마디 할 것을 권유했지만 아무도 얘기하지 않았다. 오찬 중에도 안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두 정상은 대단히 솔직하게 대화했고 이를 통해 깊은 공감대(Chemistry)가 형성된 게 회담의 가장 큰 성과"라며 "노 대통령에겐 지금까지 네 차례의 한.미 정상회담 중 가장 만족스러운 회담이었고, 부시 대통령도 노 대통령의 솔직함에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해법과 관련, "부시 대통령은 '나를 전쟁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아는 데 그렇지 않다. 대화로 풀겠다'고 재차, 3차 강조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회담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폄하나 존경의 발언은 없었다"면서 "북한 인권 문제도 논의됐으며 노 대통령이 먼저 얘기한 부분도 있고, 부시 대통령은 남북 문제를 질문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노 대통령이 '공무원들은 대통령보다 감사원을 더 무서워한다'고 농담하자 부시 대통령도 '맞다. 공무원들은 지시해도 따르지 않는다'고 맞장구쳐 폭소가 터졌다"고 말했다. 또 부시 대통령은 오찬 도중 라이스 장관이 디저트를 거절하자 자신의 뱃살을 집어보이며 "이것 때문이지?"라고 농담, 라이스에 대한 친근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워싱턴=중앙일보 강찬호 특파원
곽중철 (2005-06-23 16:43:33)
[초대석]이달 말 美국무부 통역담당 은퇴하는 김동현씨
6월 말 은퇴를 앞두고 20일 미국 워싱턴의 한국 음식점에서 몇몇 한국 특파원을 만나 ‘미국 통역 외길’ 반세기를 회고하는 김동현 씨.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통역은 그림자와 같은 존재입니다. 통역을 할 때는 자기 얘기를 해선 안 됩니다. 그러나 이제 그 역할을 벗어나게 된 만큼 제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평생 ‘통역 외길’을 걸어 온 미국 국무부 소속 재미동포 통역 김동현(金東賢·69) 씨가 6월 말 은퇴를 앞두고 20일 한국의 워싱턴 특파원들을 만났다. 직무윤리 때문에 한미정상회담을 비롯한 숱한 역사의 현장에서 오간 대화 내용을 ‘비밀’로 유지해야 했던 탓인지 어렵게 말문을 연 그의 얘기는 끝날 줄을 몰랐다.
고려대 영문과 재학시절 시작된 김 씨의 통역 경력은 무려 49년, 반세기에 이른다. 1971년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에 유학한 뒤 1978년 미 국무부 소속 통역이 된 그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부터 조지 W 부시 대통령까지 4명의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 국무·국방장관, 하원 의장 등 미국 최고위 인사들의 통역으로 활동했다.
한미 양국 정상들의 대화를 직접 들은 그의 한미관계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지난 60년 동안 파란곡절과 기복의 한미동맹 역사에 비춰볼 때 양국 관계의 현주소는 더 나쁠 것도, 더 좋을 것도 없어요. 일부의 주장처럼 위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번(10일) 정상회담을 통해 오해가 완전히 가신 것도 아니므로 어느 때보다 좋다고 말할 것도 아닙니다.”
그는 미군정 혼란기부터 2002년 촛불시위까지 한미 관계에 닥쳤던 위기들을 거론한 뒤 “다시 위기가 온다고 해도 두 나라는 다시 극복해야 하고, 또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한미 간 현안들에 대해서는 “균형자론, 자주외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의 개념은 반미나 친미 논쟁과는 상관없어야 하는데, 한국 정부가 새로운 관점을 제기하는 방법이 미숙해서 문제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4년 제네바 협상에서 윌리엄 페리 특사의 1999년 평양 방문 및 2002년 제임스 켈리 특사의 방북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북-미 간 회담과 협상 현장의 목격자이기도 하다. 1991년 6월 이후 북한을 방문한 횟수만 17번이나 된다.
김 씨는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평양에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 12시간 동안 모든 대화를 통역하면서 현장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이 통역으로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었다”고 술회했다.
북-미 관계에 대해 그는 “평양이나 워싱턴 모두 경직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라면서 실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역대 한국 대통령들은 정상회담 때 참모가 써 준 말씀자료를 옆에 놓고 말했는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젊어서인지 말씀자료를 참고하는 걸 본 기억이 없다”고 소개했다.
그는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말을 잘하고 논리적이지만 자료를 참고했고,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도 한국 정부의 입장이나 꼭 해야 할 말을 자기 스타일대로 잘 소화해서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 통역을 맡은 이후 양국 간 합의문 조율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진통이 가장 컸던 것은 노 대통령의 2003년 방미 때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발언 스타일에 대해 김 씨는 “직설적이고 솔직해 내용에 혼돈이 없을 정도로 자기 입장을 분명히 얘기한다”고 평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디스 맨(this man)’으로, 노 대통령을 ‘이지 맨(easy man)’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 “부시 대통령의 스타일의 문제일 뿐 상대를 낮추거나 존경심을 나타내지 않으려고 한 표현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으로 미국 대통령의 영어 통역까지 된 그에게 영어와 통역을 잘하는 비법을 묻자 의외의 답변이 나왔다.
“문법이 좀 틀리더라도 명사와 동사만이라도 큰소리로 자신 있게 말하면 듣는 쪽에서 이해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습니다.”
훌륭한 통역의 요건으로 그는 언어 구사력과 취급하는 말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전문지식, 그리고 타고난 말재주를 꼽았다.
자신의 경험을 살려 한미 양국의 이해 증진을 위해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그는 8월부터 1∼2년 정도 한국에서 강연과 연구 및 집필 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동현씨는
△1936년 11월 서울 출생
△1961년 고려대 영문과 졸업
△1961∼71년 유엔군방송 번역기자, 한국지부 편집국장
△1978∼현재 미국 국무부의 한국어 통역으로 4명의 대통령과
부통령 등 고위 인사들의 통역, 북한 17회 방문, 각종 한미·
북-미회담 및 6자회담 통역
△1986년 미국 시민권 취득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곽중철 (2005-06-23 16:46:24)
미국 국무부 통역 김동현씨가 말하는 비화
"역대 한국 대통령들은 한ㆍ미 정상회담때 참모가 써준 자료를 옆에 놓고 말하는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젊어서인지 유일하게 그 자료를 안보고 말한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논리정연하게 말씀을 잘하지만 자료를 참고하면서 했고,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도 한국 정부 입장을 자기 스타일대로 잘 소화해 제시했다"
"서울의 여야, 보수ㆍ진보 모두 지나치게 워싱턴이나 평양을 의식하는 것같다. 균형자론, 자주외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의 개념은 반미나 친미 논쟁과는 상관없어야 하는데, 한국 정부가 새로운 관점을 제기하는 방법이 미숙한 데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
80년대 이래 미국 국무부 통역관으로서 한ㆍ미간, 북ㆍ미간 현대사의 주요 고비마다 통역으로 역할 했던 김동현(金東賢.69)씨의 말이다.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아버지 부시,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 2000년 10월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간 면담, 1994년 제네바 합의 협상, 그 이후 모든 북ㆍ미간 양자, 3자, 4자, 6자회담, 금창리ㆍ미사일ㆍ미군포로 유 해발굴 협상, 1999년 윌리엄 페리 특사 평양 방문, 2002년 제임스 켈리 특사 평양 방문 등 김씨가 통역을 맡았던 회담이다. 그는 이달말 은퇴한다.
그는 '역사의 증인'으로 신분전환을 앞두고 20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한 한국식당에서 한국 언론사 특파원들과 만나 통역 30년을 돌아보면서 한ㆍ미관계를 비롯해 북ㆍ미관계의 현주소와 미래에 관한 아쉬움과 희망을 말하고, 통역관으로 목격한 현장의 비화도 일부 소개했다.
한ㆍ미관계에 대해 그는 "지난 60년간 파란곡절과 기복의 역사에 비춰보면 양국관계의 현 주소가 더 나쁠 것도 더 좋을 것도 없다"며 "일부의 주장처럼 위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오해가 완전히 가신 것도 아니므로 '어느 때보다 좋다'고 말할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시대가 달라진 만큼 한ㆍ미관계도 달라졌다"고 말하는 그는 미군정 혼란기, 휴전반대, 반공포로 석방, 5.16, 유신, 박동선 사건, 12.12, 5.18, 촛불시위 등 한ㆍ미동맹 역사에서 불거졌던 위기들을 가리키며 "설사 또 위기가 온다 해도 두 나라는 다시 극복해야 하고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단계에서 '우리 민족끼리' 개념은 전쟁 억지력이 될 수 없으므로 동맹은 미국보다 한국의 입장에서 더 필요한 것"이라고 한ㆍ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한ㆍ미 양국은 모두 대통령제이므로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뀌는 것인 만큼 모든 것을 지금 당장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ㆍ미관계에 대해, 그는 "부시 행정부 임기 중 완전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감'을 전했다.
그는 그 이유로 "평양이나 워싱턴 모두 경직된 자신 중심 사고방식에서 못 벗어나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하고 "일방적인 가치관이나 도덕적 잣대의 고수, 체제 사수를 위해 죽어도 굽히지 않는다는 자존심의 외고집" 대신 "실용적인 접근책이 필요하다"고 북ㆍ미 양측의 접근자세에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중국의 대북 영향력 논란과 관련, 그는 북ㆍ미간 통역을 통해 체득한 듯 "평양은 중국이 자신들을 돕고 싶어서가 아니라 자국 이익에 따라 행동한다고 믿고 있다"며 "서울과 워싱턴 모두 중국의 의도나 대북 영향력 한계를 잘못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6자회담이 진전이 없어도 회담 자체가 정치적으로 의미 있었던 시기는 지나갔다"며 "미국의 네오콘들이 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지 않고 6자회담 틀을 한반도 관리수단으로만 사용한다는 일부 진보파의 견해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해 6자회담 이후를 우려하는 인상을 줬다.
그는 북한의 변화 전망에 대해 "북한은 대중관계에서 지정학적으로 여러차례 불행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전략적인 이해타산에서 중국보다는 미국 편에 서기를 내심 원하고 있다"고 체험담을 전하고 "북한은 영토야심이 없는 미국이 동북아에서 균형자 역할을 해줄 것을 바라고 있으므로, 미국도 거시적으로 새로운 전략적인 결단을 내린다면 동북아의 질서 재편과정에서 북한의 잠재적 역할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때가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미국의 발상의 전환도 희망했다.
그는 또 "김정일 위원장은 태국과 같은 입헌 군주국가 체제에 관심을 보인 적도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대통령들이 미국측에서 이미 다 아는 것을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다시 얘기하기보다는 미국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으면 더 좋지 않나 생각 한다"며 노 대통령이 최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한ㆍ미동맹관계에 대한 견해를 물은 것을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자신이 한ㆍ미 정상회담 통역을 맡은 이후 노 대통령의 첫 방미 때가 양국간 조율과정에서 "진통이 가장 컸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동영(鄭東泳) 통일장관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간 면담 내용에 대해 그는 "그전에도 김 위원장은 유사 발언들을 많이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그동안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해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 고이즈미 일본 총리, 박근혜(朴槿惠) 한나라당대표 등과 회담이나 면담 때도 깜짝쇼를 즐겨했다"며 "김일성(金日成) 주석 때 연극ㆍ연예 등 선전 업무에 치중한 때문인지 자신이 연출가로서 극적 효과를 통해 관중에게 서스펜스를 유지하려 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영어를 잘하는 비법에 대해 "한국인이 영어를 통역할 만큼 잘 할 필요는 없다"며 "문법이 틀리더라도 명사와 동사만 큰 소리로 자신있게 말하는 듣는 쪽에서 이해하려 노력하므로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강조했다.
북ㆍ미간 회담에선 북한식 용어를 배워 통역을 하기도 했다는 그는 오는 8월 한국으로 가 1, 2년 머물며 연구와 집필, 강연을 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팀·연합
곽중철 (2005-06-23 16:48:48)
은퇴하는 김동현 미 국무부 통역관
“노무현 대통령 한미 정삼회담때 참모가 써준 자료 안보고 말해
80년대 이래 미국 국무부 통역관으로 한·미, 북·미 관계의 중요한 흐름들을 지켜봤던 김동현(69)씨가 이달 말 은퇴한다.
김씨는 20일(현지 시각) 워싱턴 인근 한 한국식당에서 한국 언론사 특파원들과 만나 통역관 생활을 회고하고 직접 목격한 비화 일부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는 이날 한·미관계에 대해 “지난 60년간 파란곡절과 기복이 있었던 데 비춰볼 때 양국관계의 현 주소가 더 나쁠 것도 더 좋을 것도 없다”며 “일부 주장처럼 위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오해가 완전히 가신 것도 아니므로 ‘어느 때보다 좋다’고 할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의 여야, 보수·진보 모두 지나치게 워싱턴이나 평양을 의식하는 것 같다”며 양쪽을 모두 비판했다.
그는 북·미관계와 관련해 “부시 행정부 임기 중에 완전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감’을 전했다. 그는 그 이유로 “평양이나 워싱턴 모두 경직된 자기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못 벗어나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한·미정상회담 비화를 소개해 달라는 주문을 받자 그는 “역대 한국 대통령들은 대체로 참모가 써준 자료를 옆에 놓고 말하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젊어서인지 유일하게 그 자료를 안보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논리정연하게 말씀을 잘하지만 자료를 참고하면서 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도 한국 정부 입장을 자기 스타일대로 잘 소화해 제시했다”고 세 대통령 모두에게 덕담을 했다.
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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