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숨은실세… "우리 입에 맡겨요 ! "(조선일보 200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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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5-08-08 15:57 조회3,94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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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가]6자회담 숨은실세… "우리 입에 맡겨요 ! "
'한국 속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박장호 외무관등 4명 미·중·일·러 통역 맡아
30대 초반에 외교경력 2~3년… 회담 조율사역
권경복기자 kkb@chosun.com
입력 : 2005.08.07 21:57 53'
중국 베이징에서 지난달 25일부터 2주일 이상 열리던 6자회담은 3주간의 휴회에 들어갔다.
이달 말에 다시 열릴 6자회담은 알고보면 통역들간의 대화이다. 남북한과 미?중?일?러 6개국
이 모여하는 회의니 만큼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와 한국어가 섞여 난무하고 있다. 각국
수석대표들은 통역이 없다면 꼼짝도 못할 상황이다.
▲ 오른쪽부터 일본어 담당 서명진 외무관, 중국어 담당 신희경 외무관, 러시아어 담당 권영아 외무관, 영어 담당 박장호 외무관
물론 20여명의 우리 대표단 중 스포트라이트는 수석·차석대표에게 쏠리고 있다. 하지만 때로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또 때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4개국과 실제로 조율사 역할을 하고있는 이들은 바로 통역들이다. 통역 담당 외교관들은 북핵 문제 해법을 놓고 각국이 벌이는 기싸움의 무대에서 상대방이 말하는 미묘한 뉘앙스를 감지해가며, 입장 조율의 수위를 결정하는 최전선에서 뛰고있다. 한국측 4명의 외교전사들은 박장호(30·영어), 신희경(34·중국어), 서명진(34·일본어), 권영아(33·러시아어) 외무관이다. 외교관 경력은 2~3년 밖에 안돼 짧은 편이지만, 모두 내로라하는 선후배들 틈을 비집고 이번 회담에서 뛰고 있다.
■박장호
“외교관 되려고 미 영주권도 포기”
영어 통역을 맡고 있는 박 외무관은 4차 6자회담이 데뷔무대다. 2000년 외시 33회에 합격했으나, 이후 육군사관학교 교관으로 3년의 군생활을 했기 때문에 초년병인 셈이다.
박 외무관은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에서 코넬대학 국제관계학과를 졸업했다. 그러나 외교관이 되고 싶어 미국 영주권도 포기하고 외시에 합격, 군대를 마치고 불과 한달 전부터 외교부 북핵 외교기획단에 합류해 핵문제 해결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기획단 관계자는 박씨를 “미국에 있는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게 안쓰럽긴 해도 그의 성실함이 북핵 문제 해결에 크게 일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희경
“강의보다 외교가 좋아”
중국어 담당 신 사무관은 이화여대 중문과를 졸업하고 외국어대 통역대학원 석사까지 마친 재원. 청소년기에 상사주재원으로 있던 아버지를 따라 대만에서 중등학교를 마쳤다. 이 때문인지 발음이 무척 정확하고, 우리 말을 중국 사람들 취향에 맞게 통역하는 솜씨가 일품이라는 평을 듣는다.
외교부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참석한 ‘동남아국가연합(ASEAN) 플러스 3 정상회의’ 개최 직전인 2003년 9월 신씨를 특채했다. 외교부가 운영중인 포털사이트 ‘e-세상(www.e-world.go.kr)’의 외국어공부방 메뉴에 신씨의 시사 중국어 자료가 게재되고 있다.
■서명진
“외교부가 삼고초려 끝에 특채”
2003년 일본 도쿄대(東京大)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던 서씨는 외교부로부터 “통역으로 일해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당시의 일은 기억하는 한 당국자는 “우리가 고르고 골라 삼고초려끝에 영입한 인물이 서씨”라고 회상한다. 서씨의 강점은 철저한 사전 준비와 실수가 없다는 점. 그래서 마치 기계같다는 얘기도 들린다. 어떤 외교관은 “처음에는 통역 솜씨만 보고 데려왔는데, 2년간을 지켜보니 정말 복덩이”라며 기안과 분석 능력도 탁월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한일의원연맹과 ‘한·일우정의 해’ 행사에서 서씨의 통역 솜씨를 본 일본 외무성 관계자들이 혀를 내둘렀다는 일화도 있다.
■권영아
“연수중에 통역나선 국내파”
러시아 통역인 권 외무관은 순수 국내파다. 외국어대 통역대학원을 졸업한 뒤 같은 대학에서 강사로 활동하다 2002년 외시를 통해 외교부에 들어오기 전까지, 러시아에는 가 본 적이 없었다. 그런 권씨가 외교안보연구원이 주관하는 러시아어 검정시험에서 최고등급인 2급을 받았다. 아직까지 현지인처럼 자유롭게 언어를 구사하는 수준인 1급을 받은 이는 없고, 2급도 손가락으로 셀 정도라고 한다. 작년 8월부터 모스크바에서 언어연수 중인데, 이번 통역도 그의 실력을 알아 본 선배 외교관들이 추천해서 맡게됐다.
'한국 속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박장호 외무관등 4명 미·중·일·러 통역 맡아
30대 초반에 외교경력 2~3년… 회담 조율사역
권경복기자 kkb@chosun.com
입력 : 2005.08.07 21:57 53'
중국 베이징에서 지난달 25일부터 2주일 이상 열리던 6자회담은 3주간의 휴회에 들어갔다.
이달 말에 다시 열릴 6자회담은 알고보면 통역들간의 대화이다. 남북한과 미?중?일?러 6개국
이 모여하는 회의니 만큼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와 한국어가 섞여 난무하고 있다. 각국
수석대표들은 통역이 없다면 꼼짝도 못할 상황이다.
▲ 오른쪽부터 일본어 담당 서명진 외무관, 중국어 담당 신희경 외무관, 러시아어 담당 권영아 외무관, 영어 담당 박장호 외무관
물론 20여명의 우리 대표단 중 스포트라이트는 수석·차석대표에게 쏠리고 있다. 하지만 때로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또 때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4개국과 실제로 조율사 역할을 하고있는 이들은 바로 통역들이다. 통역 담당 외교관들은 북핵 문제 해법을 놓고 각국이 벌이는 기싸움의 무대에서 상대방이 말하는 미묘한 뉘앙스를 감지해가며, 입장 조율의 수위를 결정하는 최전선에서 뛰고있다. 한국측 4명의 외교전사들은 박장호(30·영어), 신희경(34·중국어), 서명진(34·일본어), 권영아(33·러시아어) 외무관이다. 외교관 경력은 2~3년 밖에 안돼 짧은 편이지만, 모두 내로라하는 선후배들 틈을 비집고 이번 회담에서 뛰고 있다.
■박장호
“외교관 되려고 미 영주권도 포기”
영어 통역을 맡고 있는 박 외무관은 4차 6자회담이 데뷔무대다. 2000년 외시 33회에 합격했으나, 이후 육군사관학교 교관으로 3년의 군생활을 했기 때문에 초년병인 셈이다.
박 외무관은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에서 코넬대학 국제관계학과를 졸업했다. 그러나 외교관이 되고 싶어 미국 영주권도 포기하고 외시에 합격, 군대를 마치고 불과 한달 전부터 외교부 북핵 외교기획단에 합류해 핵문제 해결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기획단 관계자는 박씨를 “미국에 있는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게 안쓰럽긴 해도 그의 성실함이 북핵 문제 해결에 크게 일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희경
“강의보다 외교가 좋아”
중국어 담당 신 사무관은 이화여대 중문과를 졸업하고 외국어대 통역대학원 석사까지 마친 재원. 청소년기에 상사주재원으로 있던 아버지를 따라 대만에서 중등학교를 마쳤다. 이 때문인지 발음이 무척 정확하고, 우리 말을 중국 사람들 취향에 맞게 통역하는 솜씨가 일품이라는 평을 듣는다.
외교부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참석한 ‘동남아국가연합(ASEAN) 플러스 3 정상회의’ 개최 직전인 2003년 9월 신씨를 특채했다. 외교부가 운영중인 포털사이트 ‘e-세상(www.e-world.go.kr)’의 외국어공부방 메뉴에 신씨의 시사 중국어 자료가 게재되고 있다.
■서명진
“외교부가 삼고초려 끝에 특채”
2003년 일본 도쿄대(東京大)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던 서씨는 외교부로부터 “통역으로 일해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당시의 일은 기억하는 한 당국자는 “우리가 고르고 골라 삼고초려끝에 영입한 인물이 서씨”라고 회상한다. 서씨의 강점은 철저한 사전 준비와 실수가 없다는 점. 그래서 마치 기계같다는 얘기도 들린다. 어떤 외교관은 “처음에는 통역 솜씨만 보고 데려왔는데, 2년간을 지켜보니 정말 복덩이”라며 기안과 분석 능력도 탁월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한일의원연맹과 ‘한·일우정의 해’ 행사에서 서씨의 통역 솜씨를 본 일본 외무성 관계자들이 혀를 내둘렀다는 일화도 있다.
■권영아
“연수중에 통역나선 국내파”
러시아 통역인 권 외무관은 순수 국내파다. 외국어대 통역대학원을 졸업한 뒤 같은 대학에서 강사로 활동하다 2002년 외시를 통해 외교부에 들어오기 전까지, 러시아에는 가 본 적이 없었다. 그런 권씨가 외교안보연구원이 주관하는 러시아어 검정시험에서 최고등급인 2급을 받았다. 아직까지 현지인처럼 자유롭게 언어를 구사하는 수준인 1급을 받은 이는 없고, 2급도 손가락으로 셀 정도라고 한다. 작년 8월부터 모스크바에서 언어연수 중인데, 이번 통역도 그의 실력을 알아 본 선배 외교관들이 추천해서 맡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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