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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야기

순차반 졸업생이 동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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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3-09-05 00:00 조회4,6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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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대 통대에서 입시에서부터
 통역과 번역을 분리해 뽑을 때까지
2학년 진학시 회의통역/번역순차통역으로
 전공을 분리하는 제도는
 당분간 지속될 겁니다.

3학기 초, <우리도 동시통역을 가르쳐달라.
취직하면 회사에서 동시를 요구한다더라>고
 요구하는 순차반 학생들에게 저는
<취직한 회사의 업무에 통달하면 동시는 저절로 된다.
순차를 좀 더 빨리 하는 것이 동시일 뿐>이라고 답합니다.

그런 실례가 몇 사람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번 통대 박사과정 4기에 입학한 22기 N 군입니다.
N군은 동시반으로 분류되지 못해 불행해 하다가
2001년 12월 부산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 조 추첨 행사에
 단기 요원으로 참가한 인연으로
2002년 초 월드컵 조직위에 채용되자마자
 월드컵의 모든 국제행정 업무와
 순차통역을 맡으며 월드컵이라는 스포츠 행정에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2002년 2월말 도쿄에서 열린 월드컵 워크샵에서
 며칠동안 동시통역을 했는데
 제가 조금 도와주기는 했지만 거의 혼자서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담당 업무에 통달하면 동시는 절로 된다>는
 제 장담이 실증된 거지요.
월드컵 기간인 2002년 6월 한달 동안
 그는 매일 오전 11시의 언론 브리핑을 동시통역하면서
 동시기술을 더욱 굳혀갔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후 제가 개인적으로 수주한
 평창 동계 오륜과 대구 유니버시아드의
 동시통역을 N 군에게 맡겨 성공시켰습니다.
올림픽이든 유니버시아드든 스포츠 관련 통역은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지거든요.

그 중간에는 누구나 선듯 나서기를 꺼리는
TV 방송 통역, 즉 이라크 공격 동시통역을 준비시켰고,
N 군은 YTN에 출연해 약 사흘동안 눈부신 통역을 해 냈습니다.
첫 공격이 있었던 날, 밤새 4개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N 군 통역이 최고라고 YTN에 전화를 빗발치게 했습니다.
그 후에도 저는 제가 수주한 통역이나
 고참 통역사들이 꺼리는 지방 행사 통역 등에
 주저없이 N 군을 보내 급한 불을 껐습니다.

그런데 동시전공으로 졸업한 사람 중 일부가
<순차졸업자가 동시를 하면 시장의 질서가 깨진다>는 등의 논리로
 비판을 한답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지 않습니다.
순차 전공이라도 한 분야에 통달해 열심히 준비하면
 동시를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앞으로도 그런 인재가 나타나면 제가 직접 수주한
 통역은 맡길 겁니다. 특히 누구나 기피하는 3D 통역거리는
 더욱 그렇습니다. 단, 센터에서 수주한 일은 물론 계속 담당팀장이
 배분할 겁니다.
몇 년 후 N 군이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에도
 순차반 졸업생이 왜 동시를 하느냐는 말이 나올까요?

곽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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