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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야기

이라크 파병부대 통역관 모집에 60대 응시--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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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4-03-06 00:00 조회3,5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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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부대 통역관 모집에 60대 응시---2004/3/6

“이슬람 지도자들을 만나 한국군의 파병 목적을설명하고 적대의식을 갖지 말도록 최대한 설득하겠습니다” 오는 4월 말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로 파병되는 한국군 자이툰부대에 배속돼 아랍어 통역임무를 맡을 전문계약 군무원 모집에 응시한 전모(63)씨는 시험에 합격된다면 어떤 역할을 맡고 싶냐는 질문에 5일 이같이 대답했다.
전씨는 지난달 24일 이라크파병 통역관모집에 지원, 서류심사를 통과한 뒤 6일오후 육군종합행정학교에서 열리는 필기 및 회화 실기시험에 합격하면 면접을 거쳐최종 선발된다.

이번 시험에는 전씨를 비롯한 57명이 원서를 냈다.

전씨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통역관 선발시험에 응시한 것은 과거 24년간 꾸준히 연구해온 아랍어 실력을 발휘하고 싶었고 5급 군무원 수준의 봉급과 매월 289만원씩 지급되는 파병수당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

그는 과거 10년간 사우디아라비아 유학생활을 끝내고 귀국한 뒤 1990년부터 한국외국어대에서 아랍어과 시간강사로 일하다 금년 1월부터는 강사자리를 잃고 실직상태로 지냈다.

공부시간에 비해 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는 아랍어에 대한 자신감이 최근 부쩍커진 점도 이라크행을 선택한 동기다.

전씨는 “아랍어 공부를 시작한 지 수년만에 웬만한 수준의 회화는 가능해졌으나독해와 작문 능력은 늘 부족했는데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동안 갈고닦은 아랍어 실력을 이라크에서 유감없이 발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랍어 실력뿐만 아니라 이슬람교를 30년간 믿어온 인생역정도 이라크 파병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는 “통역요원으로 선발된다면 현지 이슬람 지도자들이나 부족장들을 만나 당면한 고충과 한국군에 대한 요구사항을 설명듣고 이를 자이툰부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햇다.

특히 한국군을 겨냥한 공격세력이 있다면 그들 지도자를 만나 자이툰부대의 파병 목적과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이슬람 형제로서 이해와 협조를 적극 당부할 계획도 갖고 있다.

과거 6년간 한국 주재 아랍권 국가 대사관 2곳에서 통역 및 번역 업무를 맡아온30대 주부 박모씨도 통역관 시험에 응시해 눈길을 끌었다.

박씨는 “나이와 성별을 차별하지 않고 아랍어 실력으로만 군무원을 뽑는다는 사실을 알고 응시했다. 19년간 아랍어를 꾸준히 공부했기 때문에 자이툰부대의 통역임무를 수행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이 안전문제를 우려해 이번 응시를 강력 반대하고 있어 시험에 합격하더라도 이라크로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녀는 “10살과 7살 난 아들을 키울 방법은 마련했는데 현지 치안상황이 지금처럼 계속 악화된다면 지원을 취소할 생각도 있다. 이라크 파견을 반대하는 남편을 설득시키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녀는 통역요원으로 최종 선발돼 이라크에 파견된다면 전쟁고아를 돌보는 복지시설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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