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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야기

IOC "정관 번역 다시 해" 국가 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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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6-02-24 10:15 조회1,1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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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단독] IOC "정관 번역 다시 해" 국가 망신
 권종오 기자 
입력 : 2016.02.23 10:12|수정 : 2016.02.23 10:23

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단독] IOC "정관 번역 다시 해" 국가 망신

 한국 스포츠가 체육 단체 통합을 서두르다 국제적인 망신을 당한 것으로 S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스포츠를 이끌고 있는 양대 산맥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한심한 행정이 확인돼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201 8년 동계올림픽 개최국에서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전말은 이렇습니다.

체육 단체 통합은 엘리트 스포츠를 맡고 있는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을 담당하고 있는 국민생활체육회를 하나로 합치는 작업입니다. 법률이 정한 시한은 오는 3월27일까지입니다. 그런데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통합체육회 정관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승인 문제를 놓고 이달 초 충돌했습니다.

대한체육회는 “IOC로부터 정관을 사전 승인받기 전에는 통합체육회 발기인 총회를 개최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고, 문체부는 “국내법이 우선이므로 IOC의 승인에 관계없이 발기인 총회를 열 수 있다”고 맞섰습니다. 시간에 쫓기게 된 두 기관은 IOC에 정관을 일단 보내 검토(Review)를 받기로 했습니다.

문체부는 통합체육회 정관을 검토해달라는 영어 공문과 정관의 영문 번역본을 작성해 대한체육회에 전달하면서 IOC에 빨리 발송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대한체육회 국제 업무 담당자가 영어 공문를 보고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영어 표현 자체가 너무 직설적이고 수준 이하여서 도저히 그대로 보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문체부가 작성한 문서에는 “한국 법률 체계에서 다른 절차들이 있기 때문에 이달 안으로 검토한 뒤 의견을 알려주기 바랍니다.(Please give the reviews and comments by this month because of other procedures in the legal system of Korea)란 문장이 있습니다.

영문 정관은 총 27페이지짜리로 전문적인 용어가 많아 검토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문체부는 이 달 안에 답장을 보내라고 요구했습니다. IOC 담당자의 입장에서 보면 무례하기 짝이 없는 것입니다.

또 ‘Please give’라는 말도 국제 기관간의 공식 문서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표현입니다. 전반적으로 영어 수준이 조잡하기 이를데 없고, 일부 문장은 문법에도 맞지 않았습니다. 대한체육회는 부랴부랴 문체부가 작성한 문서의 내용을 일부 수정해 IOC에 지난 18일에 보냈습니다.

그런데 정작 더 큰 문제는 통합체육회 정관의 영문 번역본에 있었습니다. 번역본을 받아본 IOC 담당자는 바로 다음 날인 19일 이런 내용의 답장을 대한체육회에 발송했습니다. 정관에 대한 검토 결과서를 보낸 것이 아니라 정관을 제대로 번역해 다시 보내라는 주문이었습니다. 답장의 일부분을 옮기면 이렇습니다.

“대한올림픽위원회가 정관의 영어 번역본을 다시 신중히 체크해서 가능한 빨리 공식 최종본을 보내주기 바랍니다.  IOC가 정관의 모든 규정을 분명하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정말로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정관의 최종본을 받게 되면 곧바로 검토에 들어가  IOC의 피드백을 드릴 것입니다.”

IOC 담당자가 예의상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대한체육회가 보낸 영문 번역본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 것입니다. 이 번역본만 봐서는 분명하고 정확한 이해가 되지 않으니 제대로 번역을 해서 조만간 공식 최종본을 발송하라는 뜻입니다. 

저는 대한체육회가 발송한 통합체육회 정관의 영문 번역본과 한글 원문을 입수해 서로 대조해보았습니다. 영어의 수준은 둘째 치고라도 언뜻 봐도 누락된 부분이 바로 나타납니다.한 가지 예를 들면 제5조(사업) 12항에 ‘그 밖에 체육 진흥 및 체육회의 목적달성에 필요한 사업’으로 돼 있는데 영문 번역본에는 'Any other activities that may be necessary for the fulfillment of the KSOC's mission'으로 돼 있습니다. ‘체육 진흥’이란 말이 영어 번역본에는 아예 빠져 있는 것입니다. 또 ‘제17조(총회의 소집)’은 ‘Article 17. General Assembly’로만 번역돼 있습니다. ‘General Assembly’는 총회이지 총회의 소집이 아닙니다.

이러니 각 나라 체육회의 정관을 전문적으로 심사해온 IOC 담당자가 함량미달로 판단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대한체육회의 고위 관계자는 SBS와의 통화에서 “영어에 능통한 국제변호사에게 이 번역본을 보여주었더니 법리적 부분은 말할 것도 없고 잘못 번역된 내용이 너무 많았다고 지적했다. 통합체육회 정관을 제대로 번역하려면 국제변호사와 KOC 관계자가 한 자리에 모여 상당한 시간을 들여 작업을 해야 하는데 문체부가 졸속으로 하다 보니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 한마디로 국가 망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어제(22일) 대한체육회 정기 대의원총회장에서는 대한체육회 노동조합이 김정행 회장과 양재완 사무총장의 퇴진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들은 체육 단체 통합 과정에서 드러난 김 회장과 양 총장의 무능과 무소신을 강력히 성토하며 하루빨리 사퇴할 것을 공식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문체부의 ‘갑질’을 즉각 중단하라고 외쳤습니다.

법률이 정한 체육 단체 통합 시한은 이제 한 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는 사사건건 서로 싸우느라 수많은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체육 단체 통합을 이끌고 있는 두 기관이 더 이상 국내외적으로 망신을 당하지 않으려면 남은 기간 비상한 각오로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곽중철 (2016-02-24 17:36:03) 
 
일본 “한국이 독도세리머니 사과”…축구팬들 격앙
 등록 :2012-08-14 20:00수정 :2012-08-14 22:22
조중연 축구협회장

 일본축구협회에 협조공문 논란
 축구협 “사과란 단어 쓴적 없어
 박종우 협조 차원…통상적 문서”
축구팬들은 ‘어설픈 행정’ 비난
“경솔했다” “편지내용 공개하라”

대한축구협회가 올림픽축구 3~4위전 뒤 일어난 박종우(23·부산)의 ‘독도 세리머니’와 관련해 13일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공문이 파문을 낳고 있다. 통상적인 외교 수사인 ‘유감’을 뜻하는 내용의 이메일 편지이지만, 일본축구협회와 언론은 사죄로 받아들이고 있다. 축구협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박종우 세리머니 조사 때 일본축구협회가 우호적으로 의견을 표해주길 기대하며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어설픈 행정으로 축구팬들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 원문 내용이 뭐길래? 파문이 커지자 축구협회는 14일 “조중연 회장 이름으로 공문을 보낸 것은 사실이나, 일부 외신 보도처럼 ‘사과’한 것은 아니다”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축구협회는 “특히 ‘사죄’ 운운한 것은 일본 언론의 명백한 오보임을 밝혀드린다”고 강조했다. 영어 원문 일부인 ‘to cordially convey my regrets and words for the incident’(올림픽 축구대회 도중 일어난 사건에 대하여 유감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를 공개하기도 했다. 사과(apology)라는 단어는 없고, 유감(regret)이라는 표현만 있다는 것이다. 김주성 축구협회 사무총장은 “박종우의 세리머니가 ‘정치적 의도나 계획성이 없는 우발적인 행동임’을 설명하기 위하여 보낸 통상적인 문서”라며 “우리 협회는 ‘상호간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향후 노력하자’는 내용을 일본축구협회에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 일본은 ‘사죄’로 받아들여 일본의 반응은 다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인터넷판은 13일 밤 10시45분 ‘한국협회 사죄문서’라는 제목으로 다이니 구니야 일본축구협회장의 말을 보도했다. 기사의 내용을 보면, 다이니 구니야 회장은 13일 사죄와 재발방지를 철저히 한다는 취지를 담은 대한축구협회 회장 명의의 팩스와 이메일 문서를 받은 것으로 돼 있다. 다이니 회장은 대한축구협회의 공문을 두고, “죄송하다. 두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한 것으로 돼 있다. 다이니 회장은 14일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발생한 문제는 불행한 일이었다. 두 나라의 축구협회가 오랜 기간 좋은 관계를 지속한 만큼 앞으로도 우호관계를 유지하기 바란다”는 답신을 대한축구협회에 보내왔다.
■ 치밀하지 못한 축구협회 축구협회 관계자는 애초 이메일 공문을 보낸 이유에 대해 “법원에서도 양자가 합의하면 형량을 줄여주듯이 이번 문제를 한국과 일본이 원만하게 해결하면 박종우의 문제도 쉽게 풀릴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처음에는 일본 쪽에 전화를 하려 했으나 통화가 잘 되지 않아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 축구인은 “평소 양국의 축구협회가 협조를 해왔기 때문에 구두 채널을 가동해 우리의 입장을 전달했어야 옳았다”며 “자칫 오역을 낳을 수 있는 문서로 협조를 구한 게 아마추어적”이라고 비판했다.
■ 격앙된 축구팬들 14일 대한축구협회 게시판은 협회를 비판하는 글들로 빼곡했다. 사과로 비칠 수 있는 이메일 발송이 경솔했다는 비판에서부터 일본에 꼬투리를 잡혔다거나 편지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까지 축구협회를 질타하는 내용이 많았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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