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도 재능이다(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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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2-09-17 16:00 조회2,83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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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김희균] 싸이가 만약 공부를 했다면…
기사입력 2012-09-17 03:00:00 기사수정 2012-09-17 03:00:00
싸이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모습을 보면서 3년 전 만난 국제기구의 교육 담당 박사가 문득 떠올랐다. 북유럽 출신으로 유아 교육을 20년 가까이 연구한 전문가였다.
그는 수십 개 국가를 찾았지만 한국 방문을 앞두고는 유독 마음이 설렜다고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한국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다른 선진국보다 눈에 띄게 높은 걸 알았기 때문이다. 비결을 찾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호기심이 동했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 일주일 정도 머물면서 유치원과 초등학교 몇 곳을 돌아본 결과 이유를 알 것 같다고 했다. 학습 능력에 대한 기대와 요구 수준이 굉장히 높다는 진단이었다. 다른 나라보다 아이들이 읽기와 셈하기를 배우는 진도가 빠르다고 평했다. 그는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의 열정이 높더라. 교사도 학생에게 가르친 내용을 일일이 테스트하고 엄격하게 순위를 매기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여기까지가 공식적인 인터뷰였다. 외국의 교육 전문가를 만날 때마다 드는, 뭔가 개운치 않은 점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정작 한국에서는 교육에 문제가 많다고 하는데….
인터뷰를 마치고 차를 한잔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때였다. 그가 목소리를 낮추더니 좀 이상한 점이 있다고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며 넌지시 물었다. “왜 한국에서는 공부가 탤런트가 아니냐?”
처음엔 질문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무슨 뜻인지 몇 번이나 확인하고 난 뒤 머리가 멍해졌다. 공부를 잘하는 능력은 타고난 재능이나 소질(talent) 중 하나인데, 한국인은 공부를 기본 능력처럼 여긴다는 말이었다. 모든 사람이 노래를 잘하고 축구를 잘하지 않는데, 왜 유독 공부는 누구나 잘해야 하느냐는 지적. 교육 기자를 5년째 하면서 받은 질문 중 가장 뜻밖의 물음표였다.
그는 다른 나라의 학교를 방문하면 △이 아이는 만들기를 잘한다 △저 아이는 수영을 잘한다 △저 학생은 유머러스하다고 소개한다고 전했다. 반면 한국 학교는 △수학 교과 우수 학교다 △우리는 서울 시내에서 학력이 몇 번째로 높다고 소개를 하더란다. 다른 나라 유치원에서는 골고루 먹는 습관, 친구와 잘 어울리는 능력을 가르치지만 한국 유치원에서는 복잡한 지능개발 교구, 원어민 교사의 수업 시간을 자랑하더라고 했다.
기자도 학창 시절 공부가 타고난 재능 중 하나라는 생각은 별로 해본 적이 없다. 내가 아는 교사, 학부모 중 아이에게 그렇게 말해주는 이는 없다. 학생이라면 공부는 응당 잘해야 마땅했다. 설령 머리가 좋지 않더라도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면 얼마든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들 믿었다.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
그를 만난 뒤로 내 생각은 꽤 달라졌지만 안타깝게도 교육 현실은 그대로다. 공부 이외의 재능으로는 사회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낮은 ‘학교 이후의 세상’ 탓이 가장 클 게다. 그런 마당에 공부는 으레 잘해야 한다고 여기는 우리의 단선적인 인식을 바꾸긴 쉽지 않다.
음악에 소질이 있는 아이에게는 싸이의 길을, 운동에 자질이 있는 아이에게는 김연아의 길을, 공부에 재능이 있는 아이에게는 학업의 길을 터주자. 학생 개개인의 재능을 키워주는 게 국가 수준의 높은 학업 성취도보다 의미 있지 않을까. 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부터 다시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김희균 교육복지부 기자 foryou@donga.com
곽중철 (2012-09-17 16:11:17)
"왜 한국에서는 공부가 재능이 아닌가?" 얼마나 정곡을 찌르는 말이냐? 공부에 재능을 타고난 애들만 공부를 시키고, 안 그런 애들은 공부 아닌 타고난 재능을 찾아 발휘하도록 해주면 되는데 우리 부모들은 "일단 공부를 잘 하고 영어를 잘해야한다"고 애들을 볶아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일단은 수능 점수를 많이 받아야 괜찮은 대학을 가고 사람 구실을 한다"고 하며 "우리 애는 다른 재주도 없는 것 같다"고 한탄한다. 어릴 적부터 공부를 강요했으니 다른 재능을 발견할 수도, 그 재능을 발달시킬 시간도 없었던 건 아닐까?
최근 운동 선수 중 가장 멋진 영어를 구사하는 기성룡의 외국 기자회견 장면을 보면서 자신의 최고 재능을 맘껏 발휘하면 외국어는 그냥 따라온다는 내 주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기성룡은 운동신경과 언어감각을 함께 타고 난 얄미운 '엄친아' 일 수도 있지만...
곽중철 (2012-09-25 10:15:34)
대치동이 저문다는데
김형기 논설위원 입력 : 2012.09.2
이메일hgkim@chosun.com
(전략)
반면 우리는 거의 모든 아이가 같은 출발선에 서서 일제히 대학 진학을 목표로 달려간다. 학부모들에게 왜 사교육을 시키느냐 물으면 10명 중 4명이 '남들이 하니까 불안해서'라고 대답한다. 공부도 운동·노래·그림·기계조립·목공 같은 수많은 재능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그런데도 많은 부모는 자녀의 재능이 어느 쪽인지 살펴볼 겨를도 없이 일단 사교육 대열에 뛰어들고 본다. 가정·학교뿐 아니라 우리 교육 시스템 자체에 아이들의 재능을 일찍 찾아내 진로를 설계해주는 기능이 없다. 저마다 잘할 수 있는 게 따로 있는데, 모두가 공부에만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건 비효율적일뿐더러 고통이다. 이 같은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지금의 대치동이 일시 저문다 해도 이내 제2, 제3의 대치동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곽중철 (2012-11-14 08:01:52)
중1 시험 폐지론
기사입력 2012-11-14 03:00:00 기사수정 2012-11-14 03:00:00
(전략)
▷문 후보는 전부터 “지능지수(IQ)와 학습 능력은 아무 관련이 없다”며 아이들에게 학과 공부만이 아닌 자신만의 재능을 찾아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간에겐 여러 지능이 있으며 모든 아이가 똑같은 방식으로 배울 수 없다고 주장한 미국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교수의 ‘다중지능이론’을 번역했다.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김연아가 수영을 했더라면 오늘의 성공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미술을 했더라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저마다 재능이 있고 그것을 찾아주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중1이 아닌 중2 때 성적표가 나온다고 엄마들의 한숨 소리가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기사입력 2012-09-17 03:00:00 기사수정 2012-09-17 03:00:00
싸이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모습을 보면서 3년 전 만난 국제기구의 교육 담당 박사가 문득 떠올랐다. 북유럽 출신으로 유아 교육을 20년 가까이 연구한 전문가였다.
그는 수십 개 국가를 찾았지만 한국 방문을 앞두고는 유독 마음이 설렜다고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한국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다른 선진국보다 눈에 띄게 높은 걸 알았기 때문이다. 비결을 찾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호기심이 동했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 일주일 정도 머물면서 유치원과 초등학교 몇 곳을 돌아본 결과 이유를 알 것 같다고 했다. 학습 능력에 대한 기대와 요구 수준이 굉장히 높다는 진단이었다. 다른 나라보다 아이들이 읽기와 셈하기를 배우는 진도가 빠르다고 평했다. 그는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의 열정이 높더라. 교사도 학생에게 가르친 내용을 일일이 테스트하고 엄격하게 순위를 매기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여기까지가 공식적인 인터뷰였다. 외국의 교육 전문가를 만날 때마다 드는, 뭔가 개운치 않은 점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정작 한국에서는 교육에 문제가 많다고 하는데….
인터뷰를 마치고 차를 한잔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때였다. 그가 목소리를 낮추더니 좀 이상한 점이 있다고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며 넌지시 물었다. “왜 한국에서는 공부가 탤런트가 아니냐?”
처음엔 질문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무슨 뜻인지 몇 번이나 확인하고 난 뒤 머리가 멍해졌다. 공부를 잘하는 능력은 타고난 재능이나 소질(talent) 중 하나인데, 한국인은 공부를 기본 능력처럼 여긴다는 말이었다. 모든 사람이 노래를 잘하고 축구를 잘하지 않는데, 왜 유독 공부는 누구나 잘해야 하느냐는 지적. 교육 기자를 5년째 하면서 받은 질문 중 가장 뜻밖의 물음표였다.
그는 다른 나라의 학교를 방문하면 △이 아이는 만들기를 잘한다 △저 아이는 수영을 잘한다 △저 학생은 유머러스하다고 소개한다고 전했다. 반면 한국 학교는 △수학 교과 우수 학교다 △우리는 서울 시내에서 학력이 몇 번째로 높다고 소개를 하더란다. 다른 나라 유치원에서는 골고루 먹는 습관, 친구와 잘 어울리는 능력을 가르치지만 한국 유치원에서는 복잡한 지능개발 교구, 원어민 교사의 수업 시간을 자랑하더라고 했다.
기자도 학창 시절 공부가 타고난 재능 중 하나라는 생각은 별로 해본 적이 없다. 내가 아는 교사, 학부모 중 아이에게 그렇게 말해주는 이는 없다. 학생이라면 공부는 응당 잘해야 마땅했다. 설령 머리가 좋지 않더라도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면 얼마든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들 믿었다.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
그를 만난 뒤로 내 생각은 꽤 달라졌지만 안타깝게도 교육 현실은 그대로다. 공부 이외의 재능으로는 사회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낮은 ‘학교 이후의 세상’ 탓이 가장 클 게다. 그런 마당에 공부는 으레 잘해야 한다고 여기는 우리의 단선적인 인식을 바꾸긴 쉽지 않다.
음악에 소질이 있는 아이에게는 싸이의 길을, 운동에 자질이 있는 아이에게는 김연아의 길을, 공부에 재능이 있는 아이에게는 학업의 길을 터주자. 학생 개개인의 재능을 키워주는 게 국가 수준의 높은 학업 성취도보다 의미 있지 않을까. 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부터 다시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김희균 교육복지부 기자 foryou@donga.com
곽중철 (2012-09-17 16:11:17)
"왜 한국에서는 공부가 재능이 아닌가?" 얼마나 정곡을 찌르는 말이냐? 공부에 재능을 타고난 애들만 공부를 시키고, 안 그런 애들은 공부 아닌 타고난 재능을 찾아 발휘하도록 해주면 되는데 우리 부모들은 "일단 공부를 잘 하고 영어를 잘해야한다"고 애들을 볶아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일단은 수능 점수를 많이 받아야 괜찮은 대학을 가고 사람 구실을 한다"고 하며 "우리 애는 다른 재주도 없는 것 같다"고 한탄한다. 어릴 적부터 공부를 강요했으니 다른 재능을 발견할 수도, 그 재능을 발달시킬 시간도 없었던 건 아닐까?
최근 운동 선수 중 가장 멋진 영어를 구사하는 기성룡의 외국 기자회견 장면을 보면서 자신의 최고 재능을 맘껏 발휘하면 외국어는 그냥 따라온다는 내 주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기성룡은 운동신경과 언어감각을 함께 타고 난 얄미운 '엄친아' 일 수도 있지만...
곽중철 (2012-09-25 10:15:34)
대치동이 저문다는데
김형기 논설위원 입력 : 2012.09.2
이메일hgkim@chosun.com
(전략)
반면 우리는 거의 모든 아이가 같은 출발선에 서서 일제히 대학 진학을 목표로 달려간다. 학부모들에게 왜 사교육을 시키느냐 물으면 10명 중 4명이 '남들이 하니까 불안해서'라고 대답한다. 공부도 운동·노래·그림·기계조립·목공 같은 수많은 재능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그런데도 많은 부모는 자녀의 재능이 어느 쪽인지 살펴볼 겨를도 없이 일단 사교육 대열에 뛰어들고 본다. 가정·학교뿐 아니라 우리 교육 시스템 자체에 아이들의 재능을 일찍 찾아내 진로를 설계해주는 기능이 없다. 저마다 잘할 수 있는 게 따로 있는데, 모두가 공부에만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건 비효율적일뿐더러 고통이다. 이 같은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지금의 대치동이 일시 저문다 해도 이내 제2, 제3의 대치동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곽중철 (2012-11-14 08:01:52)
중1 시험 폐지론
기사입력 2012-11-14 03:00:00 기사수정 2012-11-14 03:00:00
(전략)
▷문 후보는 전부터 “지능지수(IQ)와 학습 능력은 아무 관련이 없다”며 아이들에게 학과 공부만이 아닌 자신만의 재능을 찾아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간에겐 여러 지능이 있으며 모든 아이가 똑같은 방식으로 배울 수 없다고 주장한 미국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교수의 ‘다중지능이론’을 번역했다.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김연아가 수영을 했더라면 오늘의 성공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미술을 했더라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저마다 재능이 있고 그것을 찾아주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중1이 아닌 중2 때 성적표가 나온다고 엄마들의 한숨 소리가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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