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는 아무나 하나?(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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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3-08-16 16:11 조회2,38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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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스타는 아무나 하나. 외국어를 잘해야 하지.”
최근 개봉한 영화 ‘설국열차’와 ‘미스터 고’, ‘레드: 더 레전드’(레드2)의 공통점은? 세 영화 모두 다양한 국적의 배우가 출연하는 대작이라는 것, 그리고 한국 배우들의 외국어 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해외 시장을 겨냥한 ‘설국열차’에서는 고아성이 영어로 연기를 하고 중국에서 개봉된 ‘미스터 고’에서는 김희원이 중국어를, 성동일이 일본어를 한다. 할리우드에 진출한 이병헌은 ‘지.아이.조 1’(2009년) ‘지.아이.조 2’(2013년)에 이어 ‘레드2’에서도 영어 연기를 선보였다. 배두나는 올 1월 개봉한 워쇼스키 남매, 톰 티크베어 감독의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출연해 영어 연기를 보여줬다. 그는 워쇼스키 남매의 신작인 ‘주피터 어센딩’에도 캐스팅됐다.
예전에는 배우의 외국어 발음을 그대로 사용하기보다 현지 성우가 더빙을 많이 했다. 특히 중국어는 대부분 더빙이었다. 장쯔이와 함께 ‘소피의 연애매뉴얼’을 찍은 소지섭이나 청룽의 ‘차이니즈 조디악’에 출연한 권상우, 22일 개봉을 앞둔 왕자웨이 감독의 ‘일대종사’에 나오는 송혜교는 중국어로 연기를 하긴 했지만 실제 영화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성우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배우의 목소리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장동건이 지난해 장쯔이, 장바이즈와 함께 출연한 ‘위험한 관계’에서는 그의 중국어 발음을 들을 수 있다. 해외시장을 노린 한국영화 ‘도둑들’과 ‘미스터 고’도 김윤석과 김희원의 중국어 연기를 그대로 내보냈다(단, 중국 상영본은 예외적으로 성우가 더빙).
원어민이 평가한 스타들의 외국어 실력은?
원어민은 스타의 외국어 실력을 어떻게 평가할까. 파고다어학원의 원어민 강사들(영어 3명, 중국어 2명)에게 의뢰해 영어 연기로 화제를 모았던 이병헌(‘레드2’), 배두나(‘클라우드 아틀라스’), 비(‘닌자 어쌔신’), 현빈(‘만추’)과 중국어 연기를 한 김윤석(‘도둑들’), 장동건(‘위험한 관계’)의 외국어 실력을 평가했다.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의 외국어 발음을 들은 뒤 점수를 매기고, 이들이 구사한 외국어 대사의 수준과 대사 소화력에 대해 서술형 평가를 했다. 더 나은 외국어 구사를 위한 맞춤형 조언도 덧붙였다.
평가 결과 영어연기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배우는 ‘레드2’의 이병헌이다. 강사 3명의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 중 89점. 말하기 능력 평가인 ‘토익 스피킹’과 ‘오픽(OPIc)’에서 각각 최고 등급인 8등급과 어드밴스트 로(Advanced Low) 레벨 수준으로 분석됐다. “깨끗한 미국식 악센트와 자연스러운 억양을 가지고 있다” “말을 무척 편안하게 해 미국에서 살았다고 느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작 ‘지.아이.조’ 1, 2에 비하면 비중이 많이 늘어났지만 ‘레드2’에서 이병헌이 연기하는 킬러 한조배의 대사량은 많지 않다. 그러나 평가자들은 “대사의 단어 수준이 높아서 중상급 이상은 된다”고 말했다. 로런스 맬로스 씨는 “크게 문제되진 않지만 간혹 관사나 복수형에서 실수가 있었다”면서 “작은 오류만 신경 쓰면 완벽한 영어를 구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병헌에 이어 높은 점수를 받은 이는 ‘닌자 어쌔신’에서 주인공 라이조를 연기한 비(정지훈). 점수는 85점. 강사들은 토익 스피킹 7∼8급, 오픽 인터미디잇 하이(Intermediate High) 정도의 중고급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슬랭이 섞인 중급 수준의 대사를 교포 같은 악센트로 유창하게 구사한다” ‘O 발음이 특히 깨끗하다” “단어와 시제, 표현을 정확하게 사용하며 전달력이 좋다”는 호평이 나왔다. 하지만 루시 엘더 씨는 “감정을 영어로 표현하는 것이 어색하다”고 지적했다. 세라 퍼거슨 씨는 “감정 단어들에 강세를 줘 발음한다면 좀 더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빈과 배두나는 평균이 82점으로 같았지만 총점은 현빈(247점)이 배두나(245점)보다 2점 높았다. 둘 다 토익 스피킹 6∼7급, 오픽 인터미디잇 미드(Intermediate Mid) 3 정도 수준이다. ‘만추’에서 현빈의 영어는 “한국어 억양이 강하지만 쉽고 편안하게 한다” “th 발음을 놓칠 때가 많고 악센트를 자연스럽게 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두나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 2144년 서울에 사는 복제인간을 연기했다. 강사들은 “좀 더 자신감을 갖고 분명하게 하라”고 조언했다. 퍼거슨 씨는 “배두나의 영어는 배역과 잘 어울리지만 영어가 너무 입안에서 머무는 것같이 들린다”면서 “분명하게 발음하고 F 발음과 P 발음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어 부문에서 ‘도둑들’의 김윤석은 86점, ‘위험한 관계’의 장동건은 75점을 받았다. 강사들은 김윤석의 중국어에 대해 신 HSK 5급 수준의 중고급 실력이라고 평가했다. 리싱 씨는 “대사가 간단하고 짧은 대화 위주로 난도가 높지 않지만 중국어 발음과 성조가 정확한 편”이라면서 “중국 남부 지역 사람들이 구사하는 발음과 유사하다. 오랜 시간 연습을 많이 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장동건은 신 HSK 4급 정도의 초중급 회화 실력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리나 씨는 “극 중 역할이 최고의 플레이보이이지만 정확하지 않은 성조와 발음 때문에 중국어는 자신감 없는 듯이 들렸다”면서 “장동건의 중국어는 초보 수준인데 영화 대사의 수준이 신 HSK 5∼6급에 양도 많아서 소화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외국어 ‘열공’하는 스타들
배우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스타들은 외국어 공부에 매진한다. 최근에는 작품을 끝낸 후 해외에 머물며 어학연수를 받는 이들도 있다. 문근영과 김아중은 미국 뉴욕의 한 학원에 단기 어학연수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예기획사 나무액터스 홍보팀 관계자는 “해외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외국어를 배우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해외 합작 영화가 늘면서 외국어 대사를 해야 할 일이 늘었다. 혹시 기회가 주어질 때를 대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의 영어교사이자 배우 이범수의 아내로 유명한 영어 전문 통역사 이윤진 씨도 “몇 년 전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연예인들의 영어 지도 요청이 늘었다”면서 “꾸준히 영어 수업을 받는 이들부터 단기간 몰입해서 집중 수업을 받는 사례까지 학습 방법도 다양하다”고 전했다. 특히 배우들은 촬영이나 오디션을 앞두고 단기 속성 과외를 받는 경우가 많다. 주로 외국어 대사를 분석하고 발음이나 억양 등을 교정 받는다. 이 씨는 “배우들은 촬영 현장에서 사용되는 전문적인 용어와 간단한 인터뷰를 위한 문장들을 집중적으로 배우길 원한다. 연기를 하는 이들이다 보니 몸짓이나 억양은 일반인들에 비해 빨리 습득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보통 촬영 현장에는 전문 발음 교정 담당자(dialect coach)가 있지만 외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배우들은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는 편이다. 비는 해외 진출을 앞두고 외국어 학습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8년 워쇼스키 남매의 ‘스피드 레이서’를 찍기 전부터 영어 전담 강사를 늘 동행하도록 하며 실시간으로 개인교습을 받았다.
배두나는 ‘클라우드 아틀라스’ 개봉 당시 인터뷰에서 “영화 출연이 결정된 후 대학의 음성학 권위자를 찾아가 소리와 억양을 구사하는 방법부터 입 모양과 구강구조를 배웠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영국식 영어를 구사해야 했던 그는 영국인 회화 강사의 도움을 받았다. 또 인터넷 무료 통화 프로그램인 스카이프를 이용해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발음 교정 코치에게 별도로 지도받았다.
이병헌은 외국어 연기를 위해 따로 과외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그의 소속사인 BH엔터테인먼트 박정근 실장은 “(이병헌이) 고등학교 이후 따로 영어를 배운 적이 없다”면서 “외국에 친지와 지인이 많아 자연스럽게 어울리다 보니 저절로 영어 실력이 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09년 할리우드 진출작인 ‘지.아이.조 1’을 찍을 때는 발음 교정 담당자의 도움을 받았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발음 교정 담당자가 많은 배우에게 신경을 쓰다 보니 내게 돌아오는 시간은 많지 않아 촬영기간 몇 달 동안 단 2시간 정도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장음과 단음, 혀의 위치 등을 상세히 가르쳐줘서 짧은 시간이지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어와 영어 스크립트를 함께 보며 대본 분석을 철저히 하는 편이다. 박 실장은 “‘지.아이.조 1’을 찍은 이후 영어 실력이 계속 늘었다”면서 “‘레드2’에서는 다른 배우들이 애드리브를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애드리브로 맞받아치는 수준이 됐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는 주로 제2외국어로 배우게 되는 중국어는 배우들에게 더 어렵게 다가온다. 장동건은 ‘위험한 관계’를 찍을 때 중국어 대본에 한국어로 토시를 달아 ‘달달 외워서’ 연기했다. 촬영일에 임박해서야 캐스팅돼 중국어를 제대로 배울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허진호 감독은 촬영 당일 예고도 없이 대사를 바꿔 장동건을 곤경에 빠뜨렸다는 후문이다. 함께 연기한 장바이즈는 인터뷰에서 “장동건이 촬영 중 한순간의 휴식도 없이 중국어 대사를 외우던 것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장동건은 ‘마이웨이’에서는 일본어로 연기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감수한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일문과 교수에게 6개월간 하루 1∼2시간씩 일본어 발음 교정을 받았다. 당시 장동건은 일본 동화작가 미야자와 겐지의 시 ‘비에도 지지 않고’를 외우며 일본어 리듬을 익혔다.
‘도둑들’을 찍을 때 김윤석의 중국어 강사는 영화의 스태프였다. 김윤석은 촬영 6개월 전부터 베이징대 출신인 이 스태프에게 틈나는 대로 중국어를 배웠다. 현빈도 ‘만추’의 본촬영에 들어가기 2개월 전부터 미국 촬영 현장에 머물며 현지 발음 교정 전문가에게 지도를 받았다.
구가인·민병선 기자 comedy9@donga.com
최근 개봉한 영화 ‘설국열차’와 ‘미스터 고’, ‘레드: 더 레전드’(레드2)의 공통점은? 세 영화 모두 다양한 국적의 배우가 출연하는 대작이라는 것, 그리고 한국 배우들의 외국어 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해외 시장을 겨냥한 ‘설국열차’에서는 고아성이 영어로 연기를 하고 중국에서 개봉된 ‘미스터 고’에서는 김희원이 중국어를, 성동일이 일본어를 한다. 할리우드에 진출한 이병헌은 ‘지.아이.조 1’(2009년) ‘지.아이.조 2’(2013년)에 이어 ‘레드2’에서도 영어 연기를 선보였다. 배두나는 올 1월 개봉한 워쇼스키 남매, 톰 티크베어 감독의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출연해 영어 연기를 보여줬다. 그는 워쇼스키 남매의 신작인 ‘주피터 어센딩’에도 캐스팅됐다.
예전에는 배우의 외국어 발음을 그대로 사용하기보다 현지 성우가 더빙을 많이 했다. 특히 중국어는 대부분 더빙이었다. 장쯔이와 함께 ‘소피의 연애매뉴얼’을 찍은 소지섭이나 청룽의 ‘차이니즈 조디악’에 출연한 권상우, 22일 개봉을 앞둔 왕자웨이 감독의 ‘일대종사’에 나오는 송혜교는 중국어로 연기를 하긴 했지만 실제 영화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성우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배우의 목소리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장동건이 지난해 장쯔이, 장바이즈와 함께 출연한 ‘위험한 관계’에서는 그의 중국어 발음을 들을 수 있다. 해외시장을 노린 한국영화 ‘도둑들’과 ‘미스터 고’도 김윤석과 김희원의 중국어 연기를 그대로 내보냈다(단, 중국 상영본은 예외적으로 성우가 더빙).
원어민이 평가한 스타들의 외국어 실력은?
원어민은 스타의 외국어 실력을 어떻게 평가할까. 파고다어학원의 원어민 강사들(영어 3명, 중국어 2명)에게 의뢰해 영어 연기로 화제를 모았던 이병헌(‘레드2’), 배두나(‘클라우드 아틀라스’), 비(‘닌자 어쌔신’), 현빈(‘만추’)과 중국어 연기를 한 김윤석(‘도둑들’), 장동건(‘위험한 관계’)의 외국어 실력을 평가했다.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의 외국어 발음을 들은 뒤 점수를 매기고, 이들이 구사한 외국어 대사의 수준과 대사 소화력에 대해 서술형 평가를 했다. 더 나은 외국어 구사를 위한 맞춤형 조언도 덧붙였다.
평가 결과 영어연기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배우는 ‘레드2’의 이병헌이다. 강사 3명의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 중 89점. 말하기 능력 평가인 ‘토익 스피킹’과 ‘오픽(OPIc)’에서 각각 최고 등급인 8등급과 어드밴스트 로(Advanced Low) 레벨 수준으로 분석됐다. “깨끗한 미국식 악센트와 자연스러운 억양을 가지고 있다” “말을 무척 편안하게 해 미국에서 살았다고 느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작 ‘지.아이.조’ 1, 2에 비하면 비중이 많이 늘어났지만 ‘레드2’에서 이병헌이 연기하는 킬러 한조배의 대사량은 많지 않다. 그러나 평가자들은 “대사의 단어 수준이 높아서 중상급 이상은 된다”고 말했다. 로런스 맬로스 씨는 “크게 문제되진 않지만 간혹 관사나 복수형에서 실수가 있었다”면서 “작은 오류만 신경 쓰면 완벽한 영어를 구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병헌에 이어 높은 점수를 받은 이는 ‘닌자 어쌔신’에서 주인공 라이조를 연기한 비(정지훈). 점수는 85점. 강사들은 토익 스피킹 7∼8급, 오픽 인터미디잇 하이(Intermediate High) 정도의 중고급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슬랭이 섞인 중급 수준의 대사를 교포 같은 악센트로 유창하게 구사한다” ‘O 발음이 특히 깨끗하다” “단어와 시제, 표현을 정확하게 사용하며 전달력이 좋다”는 호평이 나왔다. 하지만 루시 엘더 씨는 “감정을 영어로 표현하는 것이 어색하다”고 지적했다. 세라 퍼거슨 씨는 “감정 단어들에 강세를 줘 발음한다면 좀 더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빈과 배두나는 평균이 82점으로 같았지만 총점은 현빈(247점)이 배두나(245점)보다 2점 높았다. 둘 다 토익 스피킹 6∼7급, 오픽 인터미디잇 미드(Intermediate Mid) 3 정도 수준이다. ‘만추’에서 현빈의 영어는 “한국어 억양이 강하지만 쉽고 편안하게 한다” “th 발음을 놓칠 때가 많고 악센트를 자연스럽게 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두나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 2144년 서울에 사는 복제인간을 연기했다. 강사들은 “좀 더 자신감을 갖고 분명하게 하라”고 조언했다. 퍼거슨 씨는 “배두나의 영어는 배역과 잘 어울리지만 영어가 너무 입안에서 머무는 것같이 들린다”면서 “분명하게 발음하고 F 발음과 P 발음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어 부문에서 ‘도둑들’의 김윤석은 86점, ‘위험한 관계’의 장동건은 75점을 받았다. 강사들은 김윤석의 중국어에 대해 신 HSK 5급 수준의 중고급 실력이라고 평가했다. 리싱 씨는 “대사가 간단하고 짧은 대화 위주로 난도가 높지 않지만 중국어 발음과 성조가 정확한 편”이라면서 “중국 남부 지역 사람들이 구사하는 발음과 유사하다. 오랜 시간 연습을 많이 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장동건은 신 HSK 4급 정도의 초중급 회화 실력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리나 씨는 “극 중 역할이 최고의 플레이보이이지만 정확하지 않은 성조와 발음 때문에 중국어는 자신감 없는 듯이 들렸다”면서 “장동건의 중국어는 초보 수준인데 영화 대사의 수준이 신 HSK 5∼6급에 양도 많아서 소화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외국어 ‘열공’하는 스타들
배우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스타들은 외국어 공부에 매진한다. 최근에는 작품을 끝낸 후 해외에 머물며 어학연수를 받는 이들도 있다. 문근영과 김아중은 미국 뉴욕의 한 학원에 단기 어학연수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예기획사 나무액터스 홍보팀 관계자는 “해외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외국어를 배우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해외 합작 영화가 늘면서 외국어 대사를 해야 할 일이 늘었다. 혹시 기회가 주어질 때를 대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의 영어교사이자 배우 이범수의 아내로 유명한 영어 전문 통역사 이윤진 씨도 “몇 년 전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연예인들의 영어 지도 요청이 늘었다”면서 “꾸준히 영어 수업을 받는 이들부터 단기간 몰입해서 집중 수업을 받는 사례까지 학습 방법도 다양하다”고 전했다. 특히 배우들은 촬영이나 오디션을 앞두고 단기 속성 과외를 받는 경우가 많다. 주로 외국어 대사를 분석하고 발음이나 억양 등을 교정 받는다. 이 씨는 “배우들은 촬영 현장에서 사용되는 전문적인 용어와 간단한 인터뷰를 위한 문장들을 집중적으로 배우길 원한다. 연기를 하는 이들이다 보니 몸짓이나 억양은 일반인들에 비해 빨리 습득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보통 촬영 현장에는 전문 발음 교정 담당자(dialect coach)가 있지만 외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배우들은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는 편이다. 비는 해외 진출을 앞두고 외국어 학습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8년 워쇼스키 남매의 ‘스피드 레이서’를 찍기 전부터 영어 전담 강사를 늘 동행하도록 하며 실시간으로 개인교습을 받았다.
배두나는 ‘클라우드 아틀라스’ 개봉 당시 인터뷰에서 “영화 출연이 결정된 후 대학의 음성학 권위자를 찾아가 소리와 억양을 구사하는 방법부터 입 모양과 구강구조를 배웠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영국식 영어를 구사해야 했던 그는 영국인 회화 강사의 도움을 받았다. 또 인터넷 무료 통화 프로그램인 스카이프를 이용해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발음 교정 코치에게 별도로 지도받았다.
이병헌은 외국어 연기를 위해 따로 과외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그의 소속사인 BH엔터테인먼트 박정근 실장은 “(이병헌이) 고등학교 이후 따로 영어를 배운 적이 없다”면서 “외국에 친지와 지인이 많아 자연스럽게 어울리다 보니 저절로 영어 실력이 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09년 할리우드 진출작인 ‘지.아이.조 1’을 찍을 때는 발음 교정 담당자의 도움을 받았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발음 교정 담당자가 많은 배우에게 신경을 쓰다 보니 내게 돌아오는 시간은 많지 않아 촬영기간 몇 달 동안 단 2시간 정도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장음과 단음, 혀의 위치 등을 상세히 가르쳐줘서 짧은 시간이지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어와 영어 스크립트를 함께 보며 대본 분석을 철저히 하는 편이다. 박 실장은 “‘지.아이.조 1’을 찍은 이후 영어 실력이 계속 늘었다”면서 “‘레드2’에서는 다른 배우들이 애드리브를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애드리브로 맞받아치는 수준이 됐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는 주로 제2외국어로 배우게 되는 중국어는 배우들에게 더 어렵게 다가온다. 장동건은 ‘위험한 관계’를 찍을 때 중국어 대본에 한국어로 토시를 달아 ‘달달 외워서’ 연기했다. 촬영일에 임박해서야 캐스팅돼 중국어를 제대로 배울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허진호 감독은 촬영 당일 예고도 없이 대사를 바꿔 장동건을 곤경에 빠뜨렸다는 후문이다. 함께 연기한 장바이즈는 인터뷰에서 “장동건이 촬영 중 한순간의 휴식도 없이 중국어 대사를 외우던 것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장동건은 ‘마이웨이’에서는 일본어로 연기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감수한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일문과 교수에게 6개월간 하루 1∼2시간씩 일본어 발음 교정을 받았다. 당시 장동건은 일본 동화작가 미야자와 겐지의 시 ‘비에도 지지 않고’를 외우며 일본어 리듬을 익혔다.
‘도둑들’을 찍을 때 김윤석의 중국어 강사는 영화의 스태프였다. 김윤석은 촬영 6개월 전부터 베이징대 출신인 이 스태프에게 틈나는 대로 중국어를 배웠다. 현빈도 ‘만추’의 본촬영에 들어가기 2개월 전부터 미국 촬영 현장에 머물며 현지 발음 교정 전문가에게 지도를 받았다.
구가인·민병선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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