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로] 세상을 바꾼 '평범한 영웅들(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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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9-05-07 07:10 조회3,49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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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진실투쟁의 없었다면 아마도 역사는 제자리였을 것이다
'박정훈·사회정책부장 (조선)
입력 : 2009.05.06 23:24
#3. 지난해 초여름, '촛불'의 광풍(狂風)은 거셌다. PD수첩의 엉터리 보도를 믿은 많은 국민이 거리로 나왔을 때 "아니다"라며 진실을 외친 것은 26세의 유학 준비생 정지민씨였다. 정씨의 신분은 '번역 감수 아르바이트'에 불과했지만, 진실을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정씨가 처음 PD수첩의 오역·왜곡 문제를 제기했을 때 그녀의 작은 목소리가 거대 방송사를 이길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적었다. 하지만 정씨의 문제 제기는 사실로 확인됐고, PD수첩의 왜곡 보도가 백일하에 드러났다.
정씨가 아니었다면 PD수첩 사건의 진실은 묻혔거나, 아니면 상당한 시간이 걸렸을 것이 틀림없다. 온갖 인신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끝내 진실을 입증한 26세 정씨의 당찬 용기가 고맙다 못해 눈물이 난다.
역사에 가정이란 없다지만 이런 생각을 해본다. 26세 유학 준비생의 진실투쟁이 없었다면? 수치심을 무릅쓴 여교사의 고발과, 소박한 수도자의 삶을 살아가던 40명 수녀들의 지혜가 아니었다면?
특출한 엘리트만이 역사를 만드는 것은 아닐 것이다. 때로는 우리 주변 평범한 사람들의 용기가 세상을 바꾸고 역사를 진보시킨다.
곽중철 (2009-05-07 07:12:19)
[초 점] 힘없는 번역사 탓할 일 아니다
오역(誤譯) 논란
곽중철·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
입력 : 2008.07.03 21:44 / 수정 : 2008.07.04 00:24
정부가 동물성 사료 금지 완화 조치를 담은 미국 연방 관보 내용을 오역(誤譯)했다는 보도가 나온 얼마 후 MBC PD수첩은 "지난 4월 방영분에 담긴 번역의 경우 또박또박 제대로 번역하지 않았거나 의역을 해서 오해의 여지를 남겼다"고 해명해 '오역' 논란이 계속 되고 있다.
지난 정부 때 미국측 통역사들의 통역이 시원찮아 말썽이 끊이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번 정부 들어서는 우리측의 번역이 잇달아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측 통역의 경우 통역의 중요성과 그 메커니즘을 간과하고 전문 통역사를 확보하지 못한 미국 정부에 원초적 책임이 있다면 이번 국내 번역의 경우는 번역사의 자질보다는 그들을 쓰는 사용자인 한국 정부와 방송사가 '번역물을 잘못 처리한' 책임이 있다.
통역사와 달리 번역사는 전문 대학원의 교육을 거치지 않고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더 많다. 번역사들 개개인의 능력과 관계없이 번역을 의뢰하는 고객들의 주문은 한결같다. "시간이 촉박하니 최대한 빨리 번역해 달라. 번역료는 규정상 많이 줄 수 없다."
이제 이런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 다른 직종과 마찬가지로 번역이라는 직능도 대우와 보수에 비례해 그 중요성이 가늠되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미국 연방 관보 내용이나 광우병에 대한 해외 취재 내용 등 중요한 내용을 번역할 때는 힘 없는 번역사의 번역을 그대로 인용할 게 아니라 전문가의 철저한 감수나 변호사의 자문을 거쳐야 한다. 더구나 번역사의 번역을 사용자의 의도에 맞춰 맘대로 고쳐 썼다면 더더욱 번역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그것은 번역사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비겁한 책임 회피 행위다.
'번역은 반역(叛逆)'이라는 말이 있듯이 정확하고 말썽 없는 번역은 힘들다. 정부든 민간이든 지금부터라도 번역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그 중요성에 크게 눈떠야 한다.
'박정훈·사회정책부장 (조선)
입력 : 2009.05.06 23:24
#3. 지난해 초여름, '촛불'의 광풍(狂風)은 거셌다. PD수첩의 엉터리 보도를 믿은 많은 국민이 거리로 나왔을 때 "아니다"라며 진실을 외친 것은 26세의 유학 준비생 정지민씨였다. 정씨의 신분은 '번역 감수 아르바이트'에 불과했지만, 진실을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정씨가 처음 PD수첩의 오역·왜곡 문제를 제기했을 때 그녀의 작은 목소리가 거대 방송사를 이길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적었다. 하지만 정씨의 문제 제기는 사실로 확인됐고, PD수첩의 왜곡 보도가 백일하에 드러났다.
정씨가 아니었다면 PD수첩 사건의 진실은 묻혔거나, 아니면 상당한 시간이 걸렸을 것이 틀림없다. 온갖 인신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끝내 진실을 입증한 26세 정씨의 당찬 용기가 고맙다 못해 눈물이 난다.
역사에 가정이란 없다지만 이런 생각을 해본다. 26세 유학 준비생의 진실투쟁이 없었다면? 수치심을 무릅쓴 여교사의 고발과, 소박한 수도자의 삶을 살아가던 40명 수녀들의 지혜가 아니었다면?
특출한 엘리트만이 역사를 만드는 것은 아닐 것이다. 때로는 우리 주변 평범한 사람들의 용기가 세상을 바꾸고 역사를 진보시킨다.
곽중철 (2009-05-07 07:12:19)
[초 점] 힘없는 번역사 탓할 일 아니다
오역(誤譯) 논란
곽중철·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
입력 : 2008.07.03 21:44 / 수정 : 2008.07.04 00:24
정부가 동물성 사료 금지 완화 조치를 담은 미국 연방 관보 내용을 오역(誤譯)했다는 보도가 나온 얼마 후 MBC PD수첩은 "지난 4월 방영분에 담긴 번역의 경우 또박또박 제대로 번역하지 않았거나 의역을 해서 오해의 여지를 남겼다"고 해명해 '오역' 논란이 계속 되고 있다.
지난 정부 때 미국측 통역사들의 통역이 시원찮아 말썽이 끊이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번 정부 들어서는 우리측의 번역이 잇달아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측 통역의 경우 통역의 중요성과 그 메커니즘을 간과하고 전문 통역사를 확보하지 못한 미국 정부에 원초적 책임이 있다면 이번 국내 번역의 경우는 번역사의 자질보다는 그들을 쓰는 사용자인 한국 정부와 방송사가 '번역물을 잘못 처리한' 책임이 있다.
통역사와 달리 번역사는 전문 대학원의 교육을 거치지 않고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더 많다. 번역사들 개개인의 능력과 관계없이 번역을 의뢰하는 고객들의 주문은 한결같다. "시간이 촉박하니 최대한 빨리 번역해 달라. 번역료는 규정상 많이 줄 수 없다."
이제 이런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 다른 직종과 마찬가지로 번역이라는 직능도 대우와 보수에 비례해 그 중요성이 가늠되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미국 연방 관보 내용이나 광우병에 대한 해외 취재 내용 등 중요한 내용을 번역할 때는 힘 없는 번역사의 번역을 그대로 인용할 게 아니라 전문가의 철저한 감수나 변호사의 자문을 거쳐야 한다. 더구나 번역사의 번역을 사용자의 의도에 맞춰 맘대로 고쳐 썼다면 더더욱 번역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그것은 번역사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비겁한 책임 회피 행위다.
'번역은 반역(叛逆)'이라는 말이 있듯이 정확하고 말썽 없는 번역은 힘들다. 정부든 민간이든 지금부터라도 번역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그 중요성에 크게 눈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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