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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야기

해외 '소비자들' 입맛에 맞게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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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9-09-09 07:48 조회3,6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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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논단] 해외 '소비자들' 입맛에 맞게 번역하라
 김주연 문학평론가·한국문학번역원장
2009.9.7 조선일보

(전략)

지난날 우리는 이른바 '직역'을 좋은 번역, 실력 있는 번역이라고 생각해왔다. 직역이란 원문에의 충실성을 일컫는 것일 터인데, 잘된 직역은 곧 역자의 해당 외국어 실력의 증거가 된다. 그러나 그 밖의 소중한 요소들은 대체로 무시된다. 가장 위험한 일은 막상 작품이 옮겨지는 나라의 언어, 즉 당해국 독서 소비자들의 언어에 대한 능력은 간과되어 버린다는 점이다. 셰익스피어나 괴테를 우리말로 옮기는데, 그 말이 도통 우리말 같지 않아서 우리들이 이해할 수 없다면, 번역은 쓸데없는 문서소동에 지나지 않는다.

대체 '질 좋은' 번역이란 무엇일까. 프랑스면 프랑스인, 독일이면 독일인이 이해 가능한 번역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외국어로 번역하면서도 국내용 번역으로 세계시장을 두드린 것이다. 이제 번역은 원문 중심, 생산자 중심의 훈고학에서 벗어나 당해국 언어와 전통, 관습에 능숙한 시각에서 그곳 소비자 중심으로 가슴을 열어야 한다. 그들이 읽고 그들이 감동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도 해석의 키를 주어야 한다. 현지 독서 소비층들을 위한 새로운 번역, 번역가가 나와야 하며, 우리 사회도 글로벌 사회를 살아가는 새로운 지혜를 터득해야 한다. (끝)

곽중철 주) 정확한 직역을 할 수 있는 사람만 해외 소비자들 입맛에도 맞출 수 있다. 이런 글이 '엉터리' 번역을 정당화시키는 구실이 되어서는 안된다. "해외 소비자들 입맛에 맞게 의역해야한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아아, 우리는 얼마나 많은 직역을 해보아야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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