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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야기

핵재처리 新기술 추월 당할 판(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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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0-03-15 12:18 조회3,6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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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로 프로세싱 기술, 우리도 개발했는데 벨기에가 앞서가…
핵 투명성 문제 없으니 머뭇거릴 것 없다

 강규형 명지대 교수SHAPE 2010 공동 조직위원장
 입력 : 2010.03.14 23:27

핵융합으로 작동되는 수소폭탄(H-bomb) 실험은 미국에서 1952년 11월, 소련에서 53년 8월에 성공했다. 이 실험의 파괴력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특히 54년 미국이 행한 '브라보' 실험결과는 히로시마에 떨어진(그래서 그 도시를 일시에 궤멸시킨) 핵분열 원자탄(A-bomb) 위력의 무려 750배에 달했다. 그런 폭탄 단 100개면 지구를 완전히 박살 낼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핵폭탄이 개발되고 나서 '전쟁은 정치의 연장이고 수단이다'라는 클라우제비츠의 고전적 전쟁론은 의미를 잃게 됐다. 왜냐하면 전쟁은 곧 인류 절멸(人類絶滅)을 의미하기에 승리라는 목적 자체가 무의미해졌기 때문이었다.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공포는 냉전(冷戰)시대, 즉 초(超)강대국이 상호 간의 전쟁을 자제하는 '긴 평화'의 시대를 가져왔다. 그 시대에도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몇 번 있었다. 쿠바사태가 대표적인 예였다. 비밀문서 해제를 통해 본 쿠바사태는 인류 공멸(共滅)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사건이었음이 드러났다. 그러나 결국 전쟁까지 가지는 않았다.

이제 냉전의 종식은 전쟁만이 아니라 인류 절멸의 공포에서도 해방됐다는 의미를 가진다. 탈(脫)냉전시대의 핵무기는 이제 구(舊)시대의 유물이 됐고, 이란과 북한처럼 '실패한 국가들'이 협박 수단으로 사용하거나 테러 집단에 의해 악용될 수 있는 골칫덩이가 돼 버렸다.

대신 원자력이 지구온난화와 에너지 고갈을 해결하는 희망의 에너지로 재등장하며 '원자력 르네상스'시대가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서 30년 만에 처음으로 원전(原電) 건설을 발표했고, 산유국(産油國)인 UAE가 원전을 건설하려 한다. 그러나 원자력은 핵무기 확산 가능성과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HLW)이라는 큰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평화·환경을 위한 원자력정상회의(SHAPE 2010)가 서울에서 3월 10~12일 성황리에 열렸다.

이 회의는 원자력을 평화적으로만 이용하겠다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의지를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공인받는 자리였다. 레이건이 처음 제시하고 오바마가 최근 다시 제창한 '핵무기 없는 세계'가 현실이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서울선언'이 여기서 채택됐다. 또한 폐기물 재처리 및 관련 비확산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개발돼야 한다는 점도 천명됐다. 이제 핵 발전(發電)과 핵무기는 병행될 수 없는, 그래서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옵션이다. SHAPE는 서울 회의로 그치지 않고 국제 NGO로 발돋움할 의지를 갖고 있다. 내후년에는 유럽의 수도인 벨기에 브뤼셀에서 2차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폐막 이후 13일에는 세계의 참석자들이 울산 두산중공업에 가서 한국의 뛰어난 원전 건설 능력을 보았고, 이어 경남 고리 원전에 가서 안전 운용 능력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아울러 임시로 수조에 담겨 있는 HLW의 저장 공간이 얼마 안 남아 있는 것(2016년 포화상태)을 보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또한 HLW는 컨테이너가 1000년 정도만 밀봉(密封)을 보장한다.

그렇기에 핵폐기물 재처리가 필수적이다. HLW를 중저준위 폐기물로 변환시켜 관리기간을 1000분의 1로 줄이고, 양은 100분의 1로 줄이면서 다시 다량의 에너지를 뽑아내는 꿈의 기술(파이로 프로세싱)에서 현재 한국과 벨기에 등이 앞서나가고 있다. 벨기에는 이미 2020년 가동 예정인 총예산 9억6000만유로의 핵변환 미라(MYRRHA)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SHAPE 공동 대회장이자 전(前) IAEA 사무총장인 엘바라데이는 기조연설에서 "원자력 선진국만이 아닌 다국적 공동 통제 시스템으로 핵주기 전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핵확산을 막을 것"을 제창했다.

우리의 기술은 인류 전체의 공동 자산으로 국제 관리와 국제 공조를 받아야 하며, 이 기술에서 나오는 이익은 적절히 분배해야 할 것이다.

벨기에는 우리가 머뭇거리는 사이 우리를 앞서가려 한다. 핵심은 투명성이다. 우리는 핵무기 개발 의사가 없으니 두려울 것도 머뭇거릴 것도 없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곽중철 (2010-03-15 15:55:28) 
 
최근 뜻하지 않게 위 회의 통역을 수주해 금년과 작년 회의통역반의 최우수 졸업생 2명을 투입해 성공적으로 통역을 마쳤습니다. 물론 두 사람은 모두 해외파로 한영 릴레이 통역이 훌륭했지만 그보다 먼저 핵관련 이슈를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났습니다. 통역은 결국 많이 알고, 이해력이 뛰어난 사람이 잘 할 수 있습니다. 
 
 
 

곽중철 (2010-03-18 07:40:19) 
 
[시론] 차세대 原電 어디로 가고 있나(펌)

허증수 경북대 신소재공학부 교수/SHAPE 2010 조직위원장
 입력 : 2010.03.17 22:21

우리가 원전(原電) 수출에서 선전(善戰)하고 있는 비결은 한국형 원전의 우수한 안전성과 경제성에 있다. 약 40여년 전 우리나라에 첫 원전을 수출하려고 경쟁하였던 세 가지 종류의 원자로 중에서 안전성과 경제성에 착안하여 가압(加壓) 경수로를 선택하였던 우리나라 원자력 1세대들의 공적(功績)이다. 그때부터 안전성과 경제성은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의 목표가 되었다.

현재 원전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경수로 원전은 3세대형이다. 가동 중인 2세대와 마찬가지로 3세대형 원전은 핵연료를 태우는 데에서 발생한 열을 물로 냉각하는 방식으로, 안전성과 경제성은 좋으나 한 가지 약점이 있다. 자동차의 엔진에 해당하는 원자로의 연비가 낮아서 주입한 핵연료의 극히 일부만 연소시키고 나머지 대부분은 고준위 폐기물로 배출한다는 사실이다. 지금 우리는 고준위 폐기물의 보관이 한계 상황에 이르고 있다.

이에 대한 해법은 연비가 완벽에 가까운 4세대형 원전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이 경우 폐기물은 양도 매우 줄고 수백 년 정도의 기간 내에 방사능 수치도 안전하게 낮출 수 있다. 지난주 서울에서 개최된 SHAPE(세계원자력정상회의)에서 벨기에는 최종 폐기물의 양을 100분의 1로 줄이고 안전 관리 기간은 1000분의 1로 줄이는 4세대 원전을 개발하고 모두 국제 공동 관리 아래에 놓음으로써 핵확산의 우려도 종식시키겠다는 미래 지향적인 계획을 공식 선언했다.

연비가 높은 원자로는 이미 50년 전부터 '소듐'이라는 액체 금속 냉각재에 대한 연구를 중심으로 개발되기 시작하였다. 소듐 냉각 원자로는 핵폭탄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의 양산(量産)에 유리해 냉전(冷戰) 시절 세계에 30기 이상 건설됐다. 그러나 이 방식은 경수로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원자력 선진국인 벨기에도 1964년부터 20여년간 소듐 원자로의 개발에 매진하여 세계의 선두에 섰으나 결국 '납-비스무스' 냉각재를 이용한 기술 개발로 전환했다. 벨기에가 개발하여 2022년까지 가동에 들어갈 제4세대 원자로 'MYRRHA'가 '납-비스무스' 방식으로 결정된 것은 오랜 연구개발과 심사숙고의 결과다. 프랑스를 제외한 다른 유럽 국가들도 최근 이 방식의 원자로를 4세대 개발의 우선 대상으로 결정하였다.

일본과 우리나라는 그동안 미국을 뒤따라 소듐 원전 개발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일본의 소듐 실증로(實證爐)인 몬주 원전은 15년 전에 발생한 소듐 화재로 인해 가동 정지 상태에 있다. 러시아도 같은 문제점으로 최근 '납-비스무스' 냉각 원자로를 개발하기로 했다.

사실 '납-비스무스' 냉각 원자로를 이용한 고준위 폐기물 소각기술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개발한 것이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다. 벨기에도 우리의 선구자적 역할을 인정하고 작년 5월 서울에서 필립 왕세자의 배석 하에 우리와 협력 각서를 체결하였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가 소듐 냉각 고속로 실험시설 건설을 시작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원자력 기술개발은 긴 시간과 엄청난 재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한번 결정을 내리면 방향을 바꾸기가 어렵다. 영국이 원자력 산업에서 뒤처져 있는 이유는 50년 전에 안전에 문제가 있는 가스냉각로에 편향되어 경수로 진입에 한발 늦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우리나라 원자력 1세대들의 현명한 선택을 되새기며 올바른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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