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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야기

‘독종’ 국제통역사 교수로부터 욕을 바가지로 먹었던 아픈 기억(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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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3-08-16 12:18 조회2,9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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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취재 인사이드] 윤희영의 News English
윤희영 디지털뉴스부 차장 : 2013.05.29 03:31 | 수정 : 2013.05.29 14:43

벨기에 출신 ‘독종’ 국제통역사 교수로부터 욕을 바가지로 먹었던 아픈 기억에
윤희영 디지털뉴스부 차장

 매주 수·금요일자 조선일보에 ‘윤희영의 News English’를 쓰고 있습니다. 처음엔 조선닷컴 블로그에 쓰던 것을 2010년 8월 31일부터 신문 지면에도 연재하고 있습니다. 벌써 331회, 원고지 분량으로는 3000장이 넘었네요. 2011년 10월에는 ‘윤희영의 News English’라는 책도 한 권 냈습니다.

‘News English’를 보고 이메일이나 편지, 전화 주시는 분들을 보면 초등학생부터 80대 어르신까지 다양합니다. 저도 놀랐습니다. 학생이나 직장인들을 주 독자층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60대 이상 독자분들도 아주 많습니다. 젊은 시절 사느라 바빠서, 또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영어 공부할 시간을 갖지 못하다가 은퇴하신 분들이 당신도 읽으시고, 손자 손녀에게 공부하라며 스크랩도 해주신다고 합니다.

‘윤희영의 News English’ 코너를 구상하게 된 것은 중고생, 대학생, 직장인 등 젊은 독자들에 대한 ‘동병상련(同病相憐)’ 때문이었습니다. 각종 입시·취업시험에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 시사·영어·작문을 ‘원 스톱’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부담없이 읽히면서 시사문제도 접하고 자연스레 요긴한 영어 표현도 습득할 수 있는 ‘모둠’ 차림상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였죠.

‘동병상련’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제 자신이 외국어·시사상식 때문에 절박함을 겪어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내용에 어떤 영어표현들을 버무려야 가장 먹기 좋고, 영양가도 많고, 소화도 잘 되는 ‘모둠’이 되는지 노하우를 익히게 됐습니다.

통역대학원 시절 ‘고급영어 기사(記事)와 친구’된 게 계기
'윤희영의 News English' 연재 기사들 캡처 화면

 외대 통역대학원 스페인어·영어 전공 3년 과정을 다닐 때였습니다. 군 미필 상태였는데, 당시엔 6개월(훈련 4개월+전방 2개월)만에 병역을 마치는 병역특례로 석사장교 시험 제도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6개월 후 소위 계급장을 달아주면서 곧바로 장교 제대시킨다고 해서 ’육개장‘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응시 요건은 대학원을 졸업한 석사학위 취득자였습니다.

그런데 통역대학원은 논문이 아닌 졸업시험으로 석사학위 수여 여부를 결정했습니다. 저는 한국어 스페인어 영어를 오가는 동시-순차 통역 등 10과목 시험을 봐야 했고, 1과목이라도 80점 이하일 경우 과락처리돼 졸업을 할 수 없어 석사장교 시험에 응시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요.

당시 제 담당 교수는 불어-독어-네덜란드어-스페인어-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벨기에 출신 국제통역사였습니다. 까탈스럽기 그지없고, 공과 사를 철저히 가리는 얄짤없는 ‘독종’ 스타일이었죠.

게다가 이 독종 교수는 당시 실연한 상태였습니다. 통역대학원에 함께 와있던 외국인 여교수와 사귀고 있었는데, 이 여교수가 어느날 대판 싸우고는 짐을 싸서 떠나버린 것입니다. 그러니 독이 오를대로 올라있는 상태였지요.

어찌 하겠습니까. 정면 돌파밖에 달리 방도가 없었습니다. 졸업시험 10개 전(全)과목 통과를 목표로 눈에 불을 켜고 노트에 스페인어·영어 신문 기사에 나오는 요긴한 관용구와 좋은 표현들을 깨알같이 적어가며 외웠습니다. 기자들이 쓴 문장은 현지인들이 구사하는 언어 중에서도 가장 정갈하고 세련된 것들이어서 시험 대비에 아주 유용했습니다. 그 경험이 지금의 ‘뉴스 잉글리시’를 쓰는 단초가 됐습니다.

시시콜콜 이런 얘기를 늘어놓는 것은 독자분들이 어떤 수준의 어떤 표현들을 가장 필요로 하는 지 절실히 공감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학창 시절 수학을 잘 못했던 수학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더 와닿게 수학을 잘 가르치시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외국에서 태어나거나 어린 시절부터 살아보지 않은 우리는 외국어로 말할 때 머릿속에서 번역을 한 뒤 입으로 읊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아무리 언어감각을 타고 났어도 이 한계를 뛰어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외국어를 잘 구사하려면 관용구와 숙어 등 관용적 표현들을 가능한한 많이 외워둬야 합니다.

그러면 입에서는 외워놓은 관용 표현들이 술술 나오게끔 하고, 그 사이 머릿속으로는 다음에 무슨 말을 할 지 생각할 짬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말이 끊어지거나 우물쭈물 하지 않으니 ‘머릿속 번역 과정’ 없이 유창한 외국어를 구사하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거지요.

일상생활 속에서 효과적으로 영어 공부하려면? 외국어 공부의 매력은?

감히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건데 외국어 공부엔 신문이 매우 유용한 도구입니다. 저는 통역대학원에 다니거나 대학 시간강사로 일할 때, 조선일보에서 주요 기사들을 쭉 읽고 난 뒤 영자신문에서 같은 내용의 기사들을 찾아 읽었습니다. 그러면 조금 전에 읽었던 우리 말의 관용적 표현과 각종 시사 용어들을 영어로는 뭐라고 하는 지 금세 머릿속에 들어왔습니다.

지금이야 별도로 영자신문을 구독하거나 사 볼 필요도 없지요. 조선일보 또는 조선닷컴(www.chosun.com)에서 기사를 읽고 곧바로 조선닷컴 영문판에서 영어로 번역된 해당 기사들을 찾아보면 클릭 한 번으로 한 눈에 한·영(韓英) 대역 공부를 할 수 있으니까요. 조선닷컴에는 기사 영문판뿐 아니라 중국어, 일어판도 있습니다.

저도 미처 실천은 해보지 못했는데, 외국 영화 3~4편의 대사 스크립을 구해 달달 외우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영화 한 편에는 웬만한 사람 사는 얘기가 다 들어있으니, 그 영화 대사에 온갖 표현이 다 나오기 마련이지요. 그러니 영화 서너편 스크립을 통째로 외우면 못할 말이 거의 없게 됩니다.

외국 포털사이트에 올려져 있는 한류 드라마를 활용하는 것도 나름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중국어 학습자라면 중국 포털사이트의 한국드라마 코너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일부 중국 포털사이트에는 한국에서 방송된 드라마가 하루 이틀만에 중국어로 자막 처리돼 올라옵니다.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귀로는 한국어 대사를 듣고, 눈으로는 화면 상황과 중국어 자막(字幕)을 번갈아 들여다보는 거지요. 그러면 외워두기는 했지만 적절히 활용하지 못했던 단어나 표현들이 가끔 지나갑니다. 그것들을 보면서 “아, 저건 저럴 때 쓰는 거구나” 알게 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제가 ‘뉴스 잉글리시’를 쓸 때 꼭 찾아가 보는 곳이 있습니다. www.onlinenewspapers.com 사이트입니다. 여기엔 대륙별, 국가별로 주요 일간지부터 소도시의 지방지들까지 수 천개의 영자신문 주소가 있습니다. 미국·영국의 유력 일간지들부터 파푸아뉴기니의 내셔널, 아프리카 르완다의 뉴타임스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온라인 뉴스를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뉴스페이퍼 사이트 캡처

 시간 나는대로 틈틈이 이곳을 헤집고 다닙니다. 그러다가 눈에 띄는 내용을 발견하면, 거기서 주요 검색어를 추출한 뒤 news.google.com 검색창에 넣고 돌려봅니다. 그러면 같은 내용에 관한 다른 기사들이 쭉 뜹니다.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고 했던가요. 확실히 고급신문들은 기사의 짜임새, 상황묘사, 표현 등이 다채롭고 풍성합니다. 이에 비해 기사 구성 자체가 산만하고, 기본적인 팩트들조차 빠트린 상태에서 중언부언하다 마는 매체들도 많습니다.

같은 내용의 기사라도 조선일보와 다른 매체들간에 품격의 차이가 있듯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장 논리정연하고 표현이 고급스러운 2~3개 기사를 추리고, 그 기사들을 또 대비해가며 그중에 더 나은 표현들을 발췌해 기사 작성에 활용합니다.

의학계의 내로라 하는 전문의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치매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은 외국어 공부라고 합니다. 언어는 평생 배워도 다 못 배우니, 외국어 공부를 하다보면 끊임없이 머리를 써야하기 때문이죠. 외국어라는 것이 학생들에겐 두뇌 발달에 좋고, 나이 들어서는 치매 예방에도 좋다 하니 굳이 벽을 쌓고 외면할 이유가 없습니다.

게다가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사실이 있습니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지요? 외국어를 몇 개, 공부를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어느 사람에겐 지구촌 65억 인구 중 50억 명의 머릿속이 보이고, 어느 사람에겐 단지 5000만 명의 머릿속만 보이게 되는 거지요.^^
 



 

 
 
 

곽중철 (2013-08-16 12:23:53) 
 
주요내용:
외국에서 태어나거나 어린 시절부터 살아보지 않은 우리는 외국어로 말할 때 머릿속에서 번역을 한 뒤 입으로 읊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아무리 언어감각을 타고 났어도 이 한계를 뛰어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외국어를 잘 구사하려면 관용구와 숙어 등 관용적 표현들을 가능한한 많이 외워둬야 한다.

그러면 입에서는 외워놓은 관용 표현들이 술술 나오게끔 하고, 그 사이 머릿속으로는 다음에 무슨 말을 할 지 생각할 짬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말이 끊어지거나 우물쭈물 하지 않으니 ‘머릿속 번역 과정’ 없이 유창한 외국어를 구사하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거다.

외국어 공부엔 신문이 매우 유용한 도구다. 저는 통역대학원에 다니거나 대학 시간강사로 일할 때, 조선일보에서 주요 기사들을 쭉 읽고 난 뒤 영자신문에서 같은 내용의 기사들을 찾아 읽었다. 그러면 조금 전에 읽었던 우리 말의 관용적 표현과 각종 시사 용어들을 영어로는 뭐라고 하는 지 금세 머릿속에 들어왔다.

외국 영화 3~4편의 대사 스크립을 구해 달달 외우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다. 영화 한 편에는 웬만한 사람 사는 얘기가 다 들어있으니, 그 영화 대사에 온갖 표현이 다 나오기 마련이다. 그러니 영화 서너편 스크립을 통째로 외우면 못할 말이 거의 없게 된다.

치매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은 외국어 공부. 언어는 평생 배워도 다 못 배우니, 외국어 공부를 하다보면 끊임없이 머리를 써야하기 때문. 외국어라는 것이 학생들에겐 두뇌 발달에 좋고, 나이 들어서는 치매 예방에도 좋다 하니 굳이 벽을 쌓고 외면할 이유가 없다.

“아는만큼 보인다”? 외국어를 몇 개, 공부를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어느 사람에겐 지구촌 65억 인구 중 50억 명의 머릿속이 보이고, 어느 사람에겐 단지 5000만 명의 머릿속만 보이게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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