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정통한 美통역한테 어려운 용어 해석 도움받기도(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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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8-05-19 13:05 조회2,79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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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연구] 최종준비 고작 1주일, 처음부터 밀린 협상
'졸속' 비판받는 韓美 쇠고기협상 어땠기에
우리 협상단 수의·검역 중심, 美는 각분야 전문가 총출동
'쇠고기' 정통한 美통역한테 어려운 용어 해석 도움받기도
금원섭 기자 capedm@chosun.com 김정훈 기자 runto@chosun.com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지 한 달이 됐다. 타결 직후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던 각종 '광우병 괴담(怪談)'은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사실과 다른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협상 진행과 사후 조치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은 여전히 나오고 있다.
한미 쇠고기 협상 첫날인 지난 4월 11일 농림수산식품부 4층 회의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민동석 농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차관보)과 미국 측 수석대표인 엘렌 터프스트라 농업부 농장·해외농업처 차관보가 악수를 나눴다. 같은 직급인 수석대표들이 손잡은 모습은 양국 간의 대등한 협상의 시작을 알리는 듯했다.
하지만 협상 테이블은 처음부터 한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우선 미국 측 협상단(13명)이 한국 협상단(8명)보다 5명이나 많았다. 숫자뿐만이 아니었다. 미국 협상팀에는 농업부의 수의·검역 전문가 외에 통상대표부와 주한 미국대사관의 경제·교역 전문가들까지 망라돼 있었다. 반면 한국 측은 농림수산식품부의 수의·검역 전문가를 중심으로 협상단이 꾸려졌다.
협상은 미국 측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한 형태로 일주일 만에 최종 타결됐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 일정에 쫓긴 '졸속 협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협상이 끝난 후 미국 측은 '30개월 미만 소의 뇌나 척수로 만든 사료를 다른 동물에게 먹일 수 있다'는 '강화된 사료금지 조치'의 내용을 미국 국민들에게 공고했는데, 한국 측은 협상 과정에서 이런 내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이후 보도자료를 만들면서 반대로 번역하는 실수까지 저질렀다.
◆"최종 준비 1주일 하고 협상 시작"
협상 결과는 준비 단계부터 예견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측이 우리 정부에 쇠고기 협상을 요청한 것은 지난 4월 4일. 주한 미국대사관이 "4월 11일부터 협상을 하고 싶다"는 미국 정부의 의사를 외교부를 통해 농림수산식품부에 전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날 바로 승낙 의사를 보냈다. 그때부터 협상단이 구성됐고 쟁점별 대응안을 만들어 정운천 장관에게 보고했다. 이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1차 협상이 있었던 작년 10월 이전부터 준비했기 때문에 1주일간의 최종 준비가 부실했다는 지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협상 타결 이후 드러난 '강화된 사료금지조치 내용' 사건이나 특정위험물질 범위를 미국 국내 기준보다 완화한 것 등을 보면 농림수산식품부 측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AI 문제로 협상에 전념 못했다"
쇠고기 협상에 참여한 농림수산식품부 팀장 A씨는 국제수역사무국의 한국 측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이번 협상팀의 주요 멤버인 수의·검역 전문가들 중 선임자다. 하지만 그는 지난 4월 1일부터 전국을 휩쓸고 있었던 고(高)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문제에도 동시에 매달려 쇠고기 협상에 전념하기 힘들었다.
한국 측 협상단에서 민동석 차관보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통상분야 업무를 맡고 있는 농림수산식품부 과장 B씨는 옛 해양수산부 출신이다. 어업 관련 협상 경력은 있지만 쇠고기 업무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미국 통역의 도움 받아"
한미 양국은 각각 통역을 두고 협상을 진행했다. 미국 통역은 주한 미국대사관의 경제참사관 C씨가 맡았다. 한국 국적 보유자로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그는 한미 쇠고기 협상 때마다 참여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C씨는 통역뿐 아니라 쇠고기 관련 업무에 있어서도 거의 전문가 수준"이라고 전했다.
반면 한국 통역은 올해 3월 25일부터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근무하는 통역사 D씨가 맡았다. 쇠고기 관련 업무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쇠고기 협상 통역을 맡은 것이다. D씨의 통역 실력과 전반적인 의사소통에는 별문제가 없었지만 어려운 수의(獸醫) 용어 등에서 미국 측 통역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고 한국 측 협상 참가자는 말했다.
입력 : 2008.05.18 23:46
'졸속' 비판받는 韓美 쇠고기협상 어땠기에
우리 협상단 수의·검역 중심, 美는 각분야 전문가 총출동
'쇠고기' 정통한 美통역한테 어려운 용어 해석 도움받기도
금원섭 기자 capedm@chosun.com 김정훈 기자 runto@chosun.com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지 한 달이 됐다. 타결 직후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던 각종 '광우병 괴담(怪談)'은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사실과 다른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협상 진행과 사후 조치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은 여전히 나오고 있다.
한미 쇠고기 협상 첫날인 지난 4월 11일 농림수산식품부 4층 회의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민동석 농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차관보)과 미국 측 수석대표인 엘렌 터프스트라 농업부 농장·해외농업처 차관보가 악수를 나눴다. 같은 직급인 수석대표들이 손잡은 모습은 양국 간의 대등한 협상의 시작을 알리는 듯했다.
하지만 협상 테이블은 처음부터 한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우선 미국 측 협상단(13명)이 한국 협상단(8명)보다 5명이나 많았다. 숫자뿐만이 아니었다. 미국 협상팀에는 농업부의 수의·검역 전문가 외에 통상대표부와 주한 미국대사관의 경제·교역 전문가들까지 망라돼 있었다. 반면 한국 측은 농림수산식품부의 수의·검역 전문가를 중심으로 협상단이 꾸려졌다.
협상은 미국 측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한 형태로 일주일 만에 최종 타결됐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 일정에 쫓긴 '졸속 협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협상이 끝난 후 미국 측은 '30개월 미만 소의 뇌나 척수로 만든 사료를 다른 동물에게 먹일 수 있다'는 '강화된 사료금지 조치'의 내용을 미국 국민들에게 공고했는데, 한국 측은 협상 과정에서 이런 내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이후 보도자료를 만들면서 반대로 번역하는 실수까지 저질렀다.
◆"최종 준비 1주일 하고 협상 시작"
협상 결과는 준비 단계부터 예견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측이 우리 정부에 쇠고기 협상을 요청한 것은 지난 4월 4일. 주한 미국대사관이 "4월 11일부터 협상을 하고 싶다"는 미국 정부의 의사를 외교부를 통해 농림수산식품부에 전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날 바로 승낙 의사를 보냈다. 그때부터 협상단이 구성됐고 쟁점별 대응안을 만들어 정운천 장관에게 보고했다. 이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1차 협상이 있었던 작년 10월 이전부터 준비했기 때문에 1주일간의 최종 준비가 부실했다는 지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협상 타결 이후 드러난 '강화된 사료금지조치 내용' 사건이나 특정위험물질 범위를 미국 국내 기준보다 완화한 것 등을 보면 농림수산식품부 측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AI 문제로 협상에 전념 못했다"
쇠고기 협상에 참여한 농림수산식품부 팀장 A씨는 국제수역사무국의 한국 측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이번 협상팀의 주요 멤버인 수의·검역 전문가들 중 선임자다. 하지만 그는 지난 4월 1일부터 전국을 휩쓸고 있었던 고(高)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문제에도 동시에 매달려 쇠고기 협상에 전념하기 힘들었다.
한국 측 협상단에서 민동석 차관보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통상분야 업무를 맡고 있는 농림수산식품부 과장 B씨는 옛 해양수산부 출신이다. 어업 관련 협상 경력은 있지만 쇠고기 업무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미국 통역의 도움 받아"
한미 양국은 각각 통역을 두고 협상을 진행했다. 미국 통역은 주한 미국대사관의 경제참사관 C씨가 맡았다. 한국 국적 보유자로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그는 한미 쇠고기 협상 때마다 참여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C씨는 통역뿐 아니라 쇠고기 관련 업무에 있어서도 거의 전문가 수준"이라고 전했다.
반면 한국 통역은 올해 3월 25일부터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근무하는 통역사 D씨가 맡았다. 쇠고기 관련 업무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쇠고기 협상 통역을 맡은 것이다. D씨의 통역 실력과 전반적인 의사소통에는 별문제가 없었지만 어려운 수의(獸醫) 용어 등에서 미국 측 통역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고 한국 측 협상 참가자는 말했다.
입력 : 2008.05.1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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