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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야기

이대 통대 10주년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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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7-06-14 16:21 조회3,9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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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4 10:00

이대통대 설립 10주년 기념식 및 국제학술대회 축사
 한국외대 통대원장 곽중철

 이배용 총장님, 이어령 석좌교수님, 최영 전임 원장님, 김용숙 원장님을 비롯한 대학원 교수진 여러분, 그리고 내외귀빈 여러분:

먼저 오늘 이대 통대 설립 10주년 기념식 및 국제학술대회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이렇게 외부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축사 말씀을 올리게 된 것을 개인적으로 또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여성의 특유한 언어감각과 섬세함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분야가 통번역이라고 인정할 때 이화여대의 1997년 통역번역 대학원 설립은 필연적인 것이었습니다. 제가 약 28년 전 외대 통대의 1기로 입학했을 때 남녀학생의 비율이 5:5 정도였고, 유럽의 통역계에서도 ‘통역은 남녀 평등이 가장 잘 이루어지는 분야’라는 소리가 들렸지만 정말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30년이 지난 지금 외대 통대 재학생의 남녀 비율은 1:9를 넘어 남학생이 더 줄어들고 있고, 통역시장에서 남성 통역사는 1-2명에 불과해 <희귀동물>이 되고 있는 현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는 제가 아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우선 저도 수 많은 ‘이화의 사위’ 중 한 사람이기 때문에 원로 교수님들을 많이 알고 잇습니다. 기조강연을 하실 이어령 교수님은 제가 1988년 서울올림픽 조직위의 통역안내과장 당시 개폐회식 행사 내용 동시통역 관련, 버스를 타고 가면서 하는 버스 회의를 함께 했습니다. 통대의 염혜희 교수님은 저와 외대 통대 1기 동기생이고, 1999년 제가 한국외대 통대 교수로 임용되었을 때 외대에 계셨던 이진영, 이유희, 최미경, 조경실 교수님이 보이고, 1986년 서울 올림픽 조직위에서 같이 근무하다가 파리의 에지트 동문이 된 이창희 교수님과 외대 통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여러 언어전공의 후배동문들도 보입니다. 이연향 연구소장님은 물론 외대 통대 동문이시고 2000년 미국 캘리포니아 몬트레이 통역대학원에서 처음 만나 지금까지 좋은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또 저와 파리 통대 에지트 동문이신 김고은 교수님도 계십니다. 

이렇듯 외대 통대와 이대 통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외대 통대가 1979년 개교한 지 1 8년 만인 1997년에 개교한 이대 통대가 지난 10년 동안 외대 통대의 후발 학교이자 선의의 경쟁자로서 우뚝 선 모습을 보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지난 10년 두 학교가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서로 격려하며 지성인다운 아름다운 파트너가 되어왔음을 무엇보다 기쁘게 생각합니다.

1997년 외대에 통번역 연구소가 생긴 후 오는 10월 제7회 국제학술 세미나를 개최하는데2003년에 이대도 연구소를 만들어 학술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으며, 1999년 외대가 박사과정을 신설한 후 2005년 이대도 박사과정을 만들어 본격적인 통번역학 연구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외대 이문동 및 용인 캠퍼스에서 모집한 통번역 전공 주임교수 공모에서 통틀어 지원한 사람이 3명 밖에 안 된다는 현실은 우리가 앞으로 얼마나 많은 후학을 길러야할 지를 웅변해 줍니다.     
   
그렇습니다. 1996년까지 17년 동안 경쟁자 없는 무소불위의 독점 위치를 향유하던 외대 통대가 지난 10년간 후발주자인 이대 통대와 선의의 경쟁을 한 것이 외대 통대도 더욱 발전한 중요한 계기가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공정하고 훌륭한 경쟁상대가 되어주신 이대 통대의 여러 구성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두 학교는 앞으로도 모든 분야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일 것이고 또 벌여야 합니다. 신입생의 선발과 교육, 진급 및 졸업시험, 졸업생들의 취업 및 통번역 수주에서도 경쟁을 벌여야 합니다. 경쟁은 힘들고 귀찮은 것이지만 경쟁이 없이는 결코 발전이 없기에 우리는 <무한 경쟁의 시대>를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렇게 선의의 경쟁 관계를 지속해야 할 우리 두 학교가 앞으로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습니다. 국내외에 한국어 통번역을 가르치는 통대가 자꾸 늘어가면서 그 졸업생들이 통역시장에 뛰어드는 현실에서 어떻게 해야 통번역과 퉁번역사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인가? 통역보다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고 있는 번역과 번역사의 위치를 어떻게 해야 제대로 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인가? 등등 우리 선발 두 학교가 앞장 선 기수로서 헤쳐나가야 할 길이 앞에 한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저는 지난 5월 말 이태리 볼로냐 근교에서 열린 세계통번역대학원협회 2007년 총회에 다녀왔습니다. 아시다시피 외대 통대는 2004년 아시아 최초로 CIUTI 회원교가 되었고, 작년 5월에는 2006년 서울 총회를 주최한 바 있습니다.

이번 이태리 총회에서 논의된 안건 중 특이한 것은 CIUTI Profile, 즉 CIUTI의 사명이라는 문건에 합의했다는 것입니다. 즉 CIUTI가 태동을 시작한 지 40여 년 만에 회원 통번역 학교들이 통번역 교육 분야에서 해야 할 일을 상술해 합의했습니다. 그 내용 중 괄목할 만한 것은 통번역 교육에서 리서치, 즉 이론 연구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한 부분입니다.

최근까지만도 통번역 학교에서는 실무에 초점을 둔 전문 통번역사 양성에만 주력해 왔지만 이제 늦게나마 실무 교육과 훈련을 뒷받침할 이론이 필수적이라는 자각이 나온 것입니다. 그 문건에 보면 학교에서 통번역 실무 교육을 할 때 교강사가 학생들에게 교육의 바탕이 되는 기초이론을 소개해야 한다는 조항이 분명히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든 교강사의 학위 취득과 리서치 활동 강화도 물론 그 중요성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이런 시각에서 오늘 이대 통대가 개교 10주년을 맞이하여 개최하게 된 국제학술대회는 시의적절하며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하겠습니다. 이 기념식에 이은 학술대회의 큰 성공을 빕니다.

다시 한번 10주년과 학술대회를 축하 드리며 이대 통대의 무한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우리 외대 통대는 앞으로도 국내 최고의 선의의 경쟁자로서 협조와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약속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대통역대학원 10주년 포럼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이 14일 개원 10주년을 맞아 `통역번역에서 문화요소의 전이-아시아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국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배용 이대 총장을 비롯해 통역번역대학원 전ㆍ현직 원장, 한국외대 통역번역대학원장의 축사와 격려사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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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3 20:08:5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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