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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야기

"영어 고수 되려면 드라마·영화 대신 뉴스 보세요"(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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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8-03-24 15:24 조회3,6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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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TV 안착히 앵커의 ‘중급 벗어나기’

토익 900점대, 대학생 때 어학연수도 다녀왔고 외국인 길 안내 정도는 거뜬한 당신. 영어 때문에 주눅 든 적은 없지만 주변에서 “영어 잘한다”며 추어줄 땐 왠지 찜찜한 기분이 든다. 자유자재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을 보면 부럽지만 새삼 영어 학원을 다니기는 겸연쩍다. 이대로는 ‘영어 중급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데 딱히 해결책을 찾기가 어렵다. ‘고급 영어’로 한 단계 올라갈 길을 찾고 있다면 영어 방송 아리랑TV의 안착히(38) 앵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신인섭 기자

‘엉거주춤 영어’는 안 됩니다

‘헬로 앤 웰컴’. 안착히입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던 어머니께서 순 한글 이름을 지어주셨는데, 10년 넘게 영어 방송을 진행하고 있군요. 영어 방송국의 기자 겸 앵커이기 때문에 취재, 기사 작성, 보도까지 모두 영어로 합니다.

예, 외국에서 살다 왔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따라 말레이시아·방글라데시 등에서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영어 학교를 다녔습니다. 하지만 ‘미국 고등학생 수준’의 영어로 세계 188개국에 방송되는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제가 지금도 영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밥 먹고 여행하고 친구 사귀는 영어는 냉정하게 말해 경쟁력이 될 수 없습니다. 여행은 손짓·발짓을 동원해서라도 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하는 업무를 영어로 처리할 수 없다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겁니다. 영어는 도구일 뿐이지만 그 도구를 통해 내 업무 실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습니다.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쓰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일수록 섞어 쓰는 경향이 심한데, 버릇이 되면 한 가지 언어만으로는 완벽하게 의사 표현을 못 하게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독학으로 매일 15분씩

‘고급 영어’라고 비싼 비용을 들여 배울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해외 취재에서 만난 그 나라의 ‘영어 달인’들은 독학으로 공부한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정도 실력을 갖췄다면 혼자 공부할 수 있습니다. 매일 꾸준히 하느냐가 영어 공부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하루 15분이라도 좋으니 매일 거르지 않고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인이 되면 암기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한꺼번에 몰아 외려고 하면 힘듭니다. ‘하루에 단어 3개를 왼다’는 생각으로 욕심을 줄여야 합니다.

직장인은 시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독학을 더 권합니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단어를 몇 개 외고, 약속 상대를 기다리며 신문 몇 줄을 읽는 식으로 공부하면 됩니다.

업무와 관련한 뉴스로 공부

 그럼 매일 조금씩 혼자, 업무에 쓸 수 있는 영어를 익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자기 분야와 관련 있는 영어 뉴스를 읽고 듣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세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첫째, 관련 지식이 있기 때문에 쉽게 이해되고 흥미가 생깁니다. 판사인 남편(39)이 미국 시카고에서 로스쿨을 다녔는데, 제가 영어 해석을 도와주려 해도 내용을 잘 모르니까 어렵더군요. 수업 첫날 “도저히 못 알아듣겠다”던 남편은 자기 전문 분야다 보니 한 달 만에 극복하는 것을 봤습니다. 둘째, 전문 용어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고, 뉴스를 통해 업무에 도움이 되는 정보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셋째, 어느 언론이나 정확한 표현을 추구하기 때문에 좋은 예문을 익힐 수 있고, 매일 조금씩 공부하기 알맞은 분량입니다.

아리랑TV는 그 어떤 영어 방송보다 국내 뉴스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내용이 친숙한 것이 장점입니다. 최고의 필진이 글 솜씨를 발휘하는 시사주간지 타임은 새로운 글쓰기 방식이나 최신 유행 단어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고급 영어를 익히기 좋습니다. 소설은 이해하기 쉽고 문장이 간결해야 합니다. '생쥐와 인간''분노의 포도'등 존 스타인벡의 작품과 언론인 저넷 월스가 쓴 '유리 성(城)'을 추천합니다. 드라마나 영화는 그 나라 문화를 이해하는 데는 좋지만 고급 영어를 익히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영영·동의어 사전을 끼고 삽니다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는 사전이 최고입니다. 단어에 따라 열 가지 이상의 뜻이 있는 경우도 있지요. 하나하나 다 꼼꼼히 읽어 보십시오. 반드시 도움이 됩니다. 영한·한영사전은 단어의 뉘앙스를 완전하게 전할 수 없습니다. 참고만 하고 꼭 영영사전으로 확인하십시오. 저는 대학 때부터 ‘Concise Oxford English Dictionary’를 쓰고 있습니다.

영어 앵커로 일하면서부터는 동의어 사전을 많이 활용합니다. 제가 생각했던 표현보다 더 적확한 단어를 동의어 사전에서 발견하곤 합니다. 동의어 사전에 나온 단어는 영영사전으로 다시 확인합니다. 저는 ‘Roget’s 21st Century thesaurus’를 쓰는데, 넘겨보기 쉽게 아예 A4지를 가로로 누인 사이즈로 한꺼번에 4쪽씩 볼 수 있도록 제본했습니다. 얼마나 보고 또 봤는지 책 표지가 너덜너덜해졌습니다. 사전에 손때가 묻는 만큼 영어 실력이 나아진다는 점, 잊지 마세요.

구희령
 



 

 
 
 

곽중철 (2008-03-24 15:36:08) 
 
안착희 씨는 필자가 YTN 국제부장으로 근무하던 1997년 경 YTN 영어뉴스의 앵커로 선발돼 약 1년 여 영어뉴스를 진행했다. 그 와중에 IMF 위기를 맞았고, 그가 결혼 후 남편을 따라 외국으로 떠난 후 1998년 새로 부임한 YTN의 장명국 사장은 영어뉴스의 부활을 지시했고 후임 앵커를 뽑아 하루 5분 씩 영어 뉴스를 방송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안 앵커를 보면 당시 연합통신 수송동 사무실에서 고생하던 기억이 새롭다. 2007년 1월 25일 노무현 대통령 특별 기자회견을 영어 통역 차 양재동 아리랑 티비 사옥에 가 만났는데 쉽게 범접할 수 없을 것 같은 그의 품위는 변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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