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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야기

첫 단추 잘못끼운 농식품부(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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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8-05-24 10:20 조회2,3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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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첫 단추 잘못끼운 농식품부
 전수용·경제부 jsy@chosun.com
입력 : 2008.05.22 00:36 / 수정 : 2008.05.23 09:09  Url 복사하기

20일의 한·미 쇠고기 추가협상 결과 발표에 김종훈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나선 것이 부처 소관 따지기 좋아하는 관청가에서 화제가 됐다. 원래 쇠고기 협상은 농림수산식품부 소관이다. 그런데도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은 아예 얼굴조차 내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5일부터 시작됐던 한·미 간 추가협의에서 농식품부는 철저하게 배제됐다. 협의 시작부터 외교부가 미국 측에 제안했고, 시종 김종훈 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 라인 사이에서 협의가 진행됐다. 지난 4월의 쇠고기 협상을 농식품부가 맡아 합의를 이뤘던 것과는 딴판이었다.

농식품부는 아예 추가협의의 내용 자체를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결과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농식품부는 "외교부에서 알려주지 않아 전혀 모른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를 빗대 "집 지은 건설업체(농식품부)를 못 믿어 하자보수는 다른 업체(통상교섭본부)에 맡긴 격"이라고 했다.

아닌 게 아니라 '부실' 논란을 빚었던 농식품부의 협상 실력을 감안한다면 농식품부가 배제된 것이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지난 4월18일 협상이 타결된 직후부터 농식품부의 부실협상과 미숙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영어 번역을 잘못하는가 하면 변변한 통역사조차 구하지 못해 쇠고기 관련 업무 경험이 없는 통역사가 통역을 맡기도 했다. 또 한국 측 협상단에 통상 전문가라곤 협상단 대표인 민동석 차관보를 제외하면 옛 해양수산부 출신 과장이 고작이었다. 그나마 쇠고기 업무는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협상 노하우와 전문가가 많은 외교부가 처음부터 관여해 범정부 차원의 협상단을 구성했다면 어땠을까. 적어도 미국 문서의 영어 번역을 잘못하는 따위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국민들로선 쇠고기 문제가 농식품부 소관인지, 외교부 소관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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