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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야기

키워드1 : 영어, 그리고 박사(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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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9-02-03 08:29 조회2,9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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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의 첫 번째 공통점은 다름 아닌 '영어'다. 그냥 영어 회화 가능 수준이 아니라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탁월한 '실전 영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 모두 미국 명문대 박사 출신이며 주미 대사를 지냈거나 지낼 예정이라는 점도 공통점.

한승수 현 총리는 '자원외교'에 대처하기 위해 영어와 경제라는 실용적 평가 잣대로 낙점된 첫 외교형 총리다. 영국 요크대학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한 그는 일찍부터 세계은행 재정자문관을 지낼 정도로 국제적 무대에서 활동했다. 노태우 정부 이후 거의 모든 정부에서 경제 분야 장관자리에 오르내린 그는 2001년 DJ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장관 재임 중에는 제56차 유엔총회 의장 역할까지 수행하며 반기문 현 UN사무총장을 비서실장으로 거느리기도 했다.

한덕수 주미대사 내정자는 공무원 재직 중 영어를 마스터한 인물로 꼽힌다. 초임 공무원 시절부터 영어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은 그는 1979년에는 하버드대에서 석사, 84년에는 박사학위를 따낸 뚝심의 소유자다. 그는 박사학위까지 단 2년 반 만에 끝마쳐 미국 학생들 사이에서도 '괴물'이라는 평가를 들었을 정도.

그런 그는 2007년 총리 재임 시절에도 갖가지 영어 관련 일화를 만들어 냈는데 대표적인 것이 '단어수첩 사건'이었다. 현직 총리가 틈틈이 와이셔츠 주머니에서 무엇인가 꺼내 외고 있는 것을 목격한 한 취재기자가 "그게 뭐냐?"고 묻자 "영자신문 보다가 나온 신조어를 정리한 단어수첩인데, 아침저녁으로 암기하고 있다"고 태연하게 대답했다.

한승주 전 장관은 일찍부터 '대한민국에서 제일 영어를 잘 한다'는 평가를 받아온 학자다. 1993년 외무부 장관 시절 워싱턴 외교가에선 "한국에서 영어에 능통한 첫 장관이 왔다", "아름다운 영어를 구사한다"는 평가가 나왔을 정도다. 실제 그는 즉석 대중연설은 물론 서구인들이 영어구사능력의 잣대로 삼는 '수준 높은 조크'로 극찬을 받았다. 물론 그가 젊은 시절 뉴욕시립대에서 8년간 교수로 일했고 고려대 교수 시절에는 10여 년간 뉴스위크에 칼럼을 써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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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의 한 고위공무원은 "따지고 보면 끝까지 살아남는 고위공무원들의 필수조건은 다름 아닌 체력"이라면서 "굳건한 체력이야 말로 1인자에게 쓰임 받을 수 있는 제1 조건"이라고 말한다. 물론 이들 세 명의 총리급 인물들 역시 잔병치레 한번 없이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해 오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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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재 기자demian@donga.com



 

 
 
 

곽중철 (2009-02-03 10:14:55) 
 
한승수 현 총리는 필자의 경험으로도 적이 없는 사람이다. 90년대 초 대통령이 유럽 순반 중일 때 그는 상공부 장관이었다. 정상회담 등에 배석해 필자가 대통령을 통역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그는 스위스에서 불어로 오찬 정상 회담 통역을 하던 필자를 지켜보고 있었다. 오찬이 끝나자 다른 배석자들은 너도 나도 자리를 떠나기 바쁜데 한 장관은 내게로 다가와 대통령이 듣는 가운데 "곽비서관은 영어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어떻게 불어도 그렇게 잘하나? 놀랍다. 어디서 불어를 배웠나?"하면서 극찬을 하는 게 아닌가?
그런 그의 인품에 감동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점심을 굶으며 일하는 '역관'에게도 관심을 보여주는 그런 자상함이 그를 70이 넘은 나이에 재상으로 만든 것이다. 늦은 나이까지 관직을 계속 맡는 사람들을 보면 처세가 부드럽고 적이 없는 공통점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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