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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야기

옛 소련 '전설의 통역사' 수호드레프 별세(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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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4-05-17 15:12 조회1,4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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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련 '전설의 통역사' 수호드레프 별세
 기사입력 2014-05-17 09:08:18

냉전시대 약 30년 간 소비에트연방(소련) 정상 3명의 통역을 도맡았던 러시아의 저명 통역가 빅토르 수호드레프가 16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1세.

러시아 라디오 방송 '에호 모스크비'(모스크바의 메아리)는 이날 수호드레프 아들의 발언을 인용해 그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사인을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수호드레프는 1959년 니키타 흐루시초프 공산당 서기장이 소련 지도자로는 처음 미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한 이후 약 30년간 양국 정상의 입과 귀가 됐다.

1972년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단독 통역을 맡았다.

닉슨 대통령은 이후 회고록에서 "미국 국무부 통역가도 있어야 한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나는 수호드레프가 러시아어만큼 영어를 잘하는 최고의 통역사라는 것을 알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호드레프는 1956년 흐루시초프가 서방 국가 대사들에게 "당신들을 묻어버리겠다"(We will bury you)고 한 발언을 통역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이 발언은 당시 소련과 미국 간의 경쟁관계를 상징하는 발언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는 1987년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만나 중거리핵무기폐기협정을 체결한 현장에서도 통역을 담당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공식 애도성명을 내고 "소비에트와 미국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들에 직접 참여한 인물"이라며 "예민한 관찰력과 유머 감각, 따뜻함"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TV는 역사적 현장에서 소련 정상의 바로 뒤에 서 있는 젊은 시절의 수호드레프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들을 내보냈다.

gatsb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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