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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야기

소통 능력 키워 AI와 경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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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12-14 18:05 조회9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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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력·판단력 강화, 소통 능력 키워 AI와 경쟁한다

인공지능 시대, 직업 지형 변혁 예고… 학과들이 준비하는 미래는?

지난해 말, 가천대 길병원이 국내 병원 최초로 IBM사의 의료용 인공지능 '왓슨 포 온콜로지(왓슨)'를 활용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암 환자 정보를 왓슨에 기입하면, 10초도 안 돼 추천 약제·치료법·생존율 정보 등을 제공한다. 지금까지 200명 넘는 환자가 왓슨에게 진단받았다.

지난해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는 2020년까지 710만개의 직업이 사라진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화제가 됐다. 의사·약사·통번역사 등 현재 인기 직종도 시대 흐름을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 뒤따랐다. 특히 인공지능(AI)이 발달할수록 업계 지도에 더 큰 변화가 몰아칠 것으로 예측된다. 어린 학생들이 이 같은 학과에 진학해도 될까. 해당 학과는 미래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의학계열_ 연구력·창의력 갖춘 의사 양성

의사는 없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고령화 시대에 수요가 증가한다. 다만 AI 등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의사에게 강조되는 역량은 과거와 달라진다. 이것이 의료계의 대체적 관측이다.

전우택 연세대 의학교육학과 교수는 "향후 의사는 'AI를 이끄는 이'와 'AI를 따라가는 이'로 나뉠 것"이라고 했다. AI는 의사가 입력한 치료법과 환자 데이터를 통해 결과를 도출한다. 따라서 미래 의료계에선 AI 활용도를 높일 연구력과 창의력을 갖춘 의사가 중심에 설 거라는 얘기다. 연세대 의대는 이미 이 같은 생각을 커리큘럼에 반영하고 있다. 학과 시험에서 주로 암기력을 테스트한다는 점을 인정, 평가 방식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했다. 그 대신 모든 학생이 개인 연구 계획서를 제출하게 하는 등 연구 요소를 강화했다. 전 교수는 "시험 부담을 줄여 연구에 몰두하게 한다는 의도"라며 "이 덕분에 지난해 연세대 의과대 재학생들이 SCI급 논문을 18건이나 내놨다"고 말했다.

판단력도 중요하다. AI라는 '똑똑한 비서'가 제시한 데이터를 참고하되, 최종 결정을 내리는 이는 의사다. 판단력을 높이려면 다양한 실제 사례를 다루면서 전문성과 문제 해결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종태 인제대 의과대학장(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교육이사)은 "인제대 의대는 단순화한 환자 모델로 문제 해결 연습을 하는 PBL(Problem-Based Learning) 학습법 외에도 불확실하고 복잡한 환자를 모델로 한 SERO(Situation-primed Expert Reasoning Oriented) 학습법을 개발해 문제 해결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등을 활용한 수업도 개발 중이다.

통·번역학계열_ 인문학 소양을 길러라

지난 2월 세종대에서 열린 '인간 대 인공지능의 번역 대결'에서 인간 번역사들이 구글·네이버 등이 내놓은 AI 통·번역 프로그램에 맞서 압승을 거뒀다. 60점 만점에 인간은 49점, AI는 15~28점을 받았다.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곽중철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는 "AI가 인간의 복잡한 감정이 담긴 말을 제대로 통역하려면 한참 멀었다"고 평가했다. 곽 교수는 "사람들이 모국어조차 완벽한 문장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지 않으므로 기계가 이를 재구성·재생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시간이 흘러 AI가 더 발전하면 실력 없는 아마추어 통·번역사는 도태되고 '진정한 전문가'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 교수는 "미래엔 AI가 번역한 원고를 교정하는 포스트에디팅(post-editing)과 이 같은 새로운 통·번역 활동을 종합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역량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한국외대 통번역센터는 통·번역사들이 시대 변화에 적응하도록 돕기 위해 트래도스와 같은 다양한 AI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사용법을 교육하고 있다.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은 기존 교육방식으로는 AI 시대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본다. 이화여대는 통역번역대학원생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쌓을 수 있도록 특강을 추가했다. 학생들이 '동서양의 고전문화' 등을 수강하면서 깊이 있는 통번역을 위한 배경 지식을 쌓도록 한다는 것이다. 김혜림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장은 "인간과 기계의 차이에 주목해야 한다. 사람의 감정·함의 등을 읽어내는 능력을 함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향후 통역가나 번역가를 꿈꾸는 학생들이 있다면 기존에 요구됐던 언어능력·분석력 외에 전공·인문학 소양 등 자기만의 경쟁력을 추가로 갖춰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약학계열_ 소통하는 약사가 살아남는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오는 2025년 AI가 인간 약사를 대체할 가능성이 68.3% (의사 54.8%)나 된다. 삼성서울병원에서 로봇 '아포테카 케모'가 약을 짓는 등 이미 곳곳에서 약사 업무를 로봇이 일부 대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로봇이 약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약사 업무가 단순하지 않다는 게 약학계의 설명이다. 약사는 환자의 경제력·기저질환(원래 가진 질환) 유무·정시(定時) 복용 가능성 등도 다각도로 검증해 처방전의 적절성을 검토해야 한다. 이를 약료 서비스라고 한다. 미국·캐나다 등에서는 약사가 전문 보조사(테크니션)를 따로 두고 약료 서비스에 집중한다. 강민구 우석대 약학과장(대한약국학회장)은 "단순 조제는 AI가 할 수 있겠지만, 인간 간 다각도의 소통을 통해야 제대로 이뤄지는 약료 서비스는 대체 불가능하다"고 본다. 강 교수는 "약학 교육과정에 의사소통 기법 강의를 추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석대 약학과는 리더십 강의 등을 추가해 다양한 각도에서 환자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약사라는 직종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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