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번역 대결의 '순위 다툼'에 연연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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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12-14 18:10 조회1,27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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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네이버, AI 번역 대결의 '순위 다툼'에 연연하지 마라
입력 2017.02.27 10:00
‘제2의 알파고·이세돌의 대결’이라며 화제가 됐던 인간과 인공지능(AI)의 번역 대결이 적지 않은 뒷말을 낳고 있다.
전문 번역사와 AI 번역기의 수준 차이는 너무도 컸기 때문에 비교할 가치가 없었다. 논란이 된 것은 AI 번역기 간 대결 조건의 공정성 문제였다. 주최측에서 구글 번역기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사실을 암묵적으로 인정한 가운데, 구글에 밀린 네이버가 불공정성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네이버의 주장은 이렇다. 네이버 번역기 ‘파파고’의 경우 입력 글자가 200자가 넘어가면 AI를 기반으로 한 인공신경망 번역(NMT)이 아닌 기존의 통계적 기계번역(SMT) 방식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번역 대결이 구글과 동등한 조건하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주최측에서 스크린으로 공개한 파파고의 번역 결과문을 분석해보니 NMT가 아닌 SMT 방식이 적용됐다”며 “주최측이 좀 더 신경써서 NMT 방식을 제대로 적용했다면 결과는 달랐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일부 언론 매체에서 네이버가 2위도 아닌 3위를 기록했다는 보도까지 나온 터라, 파파고 홍보·마케팅에 전력을 쏟고 있는 네이버 입장에선 이번 대회 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기자는 네이버의 주장을 듣고 다시한번 번역 대결에서 쓰인 지문을 구글 번역기와 네이버 파파고로 직접 번역해봤다. 구글과 네이버 번역기 모두 오역을 했지만, 두 번역기의 오역의 수준은 달랐다.
구글 번역기가 비유적인 표현이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해 오역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네이버 파파고는 동음이의어를 잘못 이해하거나 뜻 자체를 몰라 독음 그대로 풀어쓰는 경우가 많았다. 네이버가 홍보의 힘을 동원해 파파고가 우위에 있다고 주장할 때가 아니다.
“강아지가 이불에 실례(失禮)를 했다”는 문장을 구글 번역기는 “The puppy disrespects the quilt(강아지가 이불에 결례를 저질렀다)”로, 네이버 파파고는 “The puppy gave an example of the blanket(강아지가 이불에 실제 사례(實例)를 들었다)”로 번역했다. 두 번역기 모두 ‘실례를 했다’는 표현이 용변을 봤다는 뜻이라는 걸 알아채지 못해 오역했지만, 구글 번역기는 단어의 직접적인 뜻은 제대로 파악했고 파파고는 엉뚱한 단어로 풀었다.
이번 대결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곽중철 한국외국어대 교수 역시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빅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한 세계적인 업체(구글)가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순위에 연연해 공정성 문제를 공론화하고자 애쓰는 대신, 이번 대결을 파파고가 구글 번역기에 비해 어떤 장·단점을 지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보완할 부분을 연구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더 나아가 인간 번역사가 AI 번역기에 비해 어떤 강점을 지녔는지 연구해 중장기적으로 AI가 인류와 협업해나갈 방법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네이버가 이번 대결 결과를 어떤 자세로 받아들일지는 네이버 뿐 아니라 한국 인터넷 업계에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국내 1위 인터넷 업체인 네이버가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다면, 앞으로 다가올 4차산업 혁명 시대에서 한국의 위상도 격상될 수 있을 것이다.
전문 번역사와 AI 번역기의 수준 차이는 너무도 컸기 때문에 비교할 가치가 없었다. 논란이 된 것은 AI 번역기 간 대결 조건의 공정성 문제였다. 주최측에서 구글 번역기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사실을 암묵적으로 인정한 가운데, 구글에 밀린 네이버가 불공정성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네이버의 주장은 이렇다. 네이버 번역기 ‘파파고’의 경우 입력 글자가 200자가 넘어가면 AI를 기반으로 한 인공신경망 번역(NMT)이 아닌 기존의 통계적 기계번역(SMT) 방식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번역 대결이 구글과 동등한 조건하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주최측에서 스크린으로 공개한 파파고의 번역 결과문을 분석해보니 NMT가 아닌 SMT 방식이 적용됐다”며 “주최측이 좀 더 신경써서 NMT 방식을 제대로 적용했다면 결과는 달랐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일부 언론 매체에서 네이버가 2위도 아닌 3위를 기록했다는 보도까지 나온 터라, 파파고 홍보·마케팅에 전력을 쏟고 있는 네이버 입장에선 이번 대회 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기자는 네이버의 주장을 듣고 다시한번 번역 대결에서 쓰인 지문을 구글 번역기와 네이버 파파고로 직접 번역해봤다. 구글과 네이버 번역기 모두 오역을 했지만, 두 번역기의 오역의 수준은 달랐다.
구글 번역기가 비유적인 표현이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해 오역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네이버 파파고는 동음이의어를 잘못 이해하거나 뜻 자체를 몰라 독음 그대로 풀어쓰는 경우가 많았다. 네이버가 홍보의 힘을 동원해 파파고가 우위에 있다고 주장할 때가 아니다.
“강아지가 이불에 실례(失禮)를 했다”는 문장을 구글 번역기는 “The puppy disrespects the quilt(강아지가 이불에 결례를 저질렀다)”로, 네이버 파파고는 “The puppy gave an example of the blanket(강아지가 이불에 실제 사례(實例)를 들었다)”로 번역했다. 두 번역기 모두 ‘실례를 했다’는 표현이 용변을 봤다는 뜻이라는 걸 알아채지 못해 오역했지만, 구글 번역기는 단어의 직접적인 뜻은 제대로 파악했고 파파고는 엉뚱한 단어로 풀었다.
이번 대결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곽중철 한국외국어대 교수 역시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빅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한 세계적인 업체(구글)가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순위에 연연해 공정성 문제를 공론화하고자 애쓰는 대신, 이번 대결을 파파고가 구글 번역기에 비해 어떤 장·단점을 지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보완할 부분을 연구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더 나아가 인간 번역사가 AI 번역기에 비해 어떤 강점을 지녔는지 연구해 중장기적으로 AI가 인류와 협업해나갈 방법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네이버가 이번 대결 결과를 어떤 자세로 받아들일지는 네이버 뿐 아니라 한국 인터넷 업계에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국내 1위 인터넷 업체인 네이버가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다면, 앞으로 다가올 4차산업 혁명 시대에서 한국의 위상도 격상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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