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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야기

[Re]비지니스 삼자 전화통역서비스가 사용된 월드컵B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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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3-02-14 00:00 조회3,1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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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별 실행위원장 초청 좌담 : 단순 통역 아닌 문화의 壁 허물기

 게재일 : 2002년 03월 05일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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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기간 중에 외국인들에게 휴대폰으로 언어·문화 봉사활동을 펼치자는 BBB(Before Babel Brigade:`바벨탑 前시대 자원봉사단`)시민운동에 국민의 관심이 뜨겁다. 중앙일보는 이 운동의 목적·추진방안·서비스 방법 등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BBB운동을 이끌어 갈 언어별 실행위원장들을 초청, 좌담회를 열었다. 이날 좌담에는 이태동(李泰東)서강대(영어)·김승옥(金承玉)고려대(독어)·손주영(孫主永)외대(아랍어)·이인영(李寅泳)외대(일어)·이희수(李熙秀)외대(터키어)교수 등 5명의 실행위원장들과 중앙일보의 이어령(李御寧)고문·유승삼(劉承三)시민사회연구소장이 참석했다.

편집자


▶이희수:BBB운동 기사가 나간 후 주한 터키 대사를 만났는데 너무 좋은 아이디어라고 했습니다. 이번 월드컵에 참여하는 터키 선수·응원단이 한국인들과 종교·문화·음식 등이 달라 갈등이 클 것으로 고민하는 중인데 마침 BBB운동이 시작돼 안심이 된다는 것입니다. 한국에 유학온 15명의 터키 학생들도 봉사자로 참여하겠답니다. 자국인이 오면 그간 배운 한국어 실력을 자랑하겠다는 거예요.

▶손주영:사실 영·일·프랑스어 등 강대국언어와 함께 아랍어 등 약소국의 언어도 서비스해 주는 것은 소수언어를 살리는 상징적 의미도 큽니다. 외국에 갈 때 그 나라 언어를 못해서 겪는 고통은 당해본 사람이 아니면 모르지요.

▶김승옥:이 운동은 한국에 온 외국인들의 문화적인 차이·갈등에서 오는 불편을 해소시켜줄 것입니다. 내가 아는 한 외국인은 목포에서 비빔밥을 먹는데 비빔밥에 들어간 생선을 빼고 먹고 싶은데 이 뜻을 전달할 수 없었답니다. 생선을 빼달라고 얘기하니 비빔밥을 통째로 가져가서 결국 먹지 못했답니다. 이럴 때 봉사자에게 휴대폰만 걸면 금세 해결되는 것이지요.

핫라인 다국어 서비스 구축

▶이어령:BBB운동은 단순한 통역이 아닙니다. 휴대폰으로 핫라인을 구축해 다국어·문화 서비스를 하자는 새로운 아이디어지요. 급한 일이 생겨 난감할 때 과장하면 30초 정도면 다 해결해 주는 `언어의 119`요, `언어의 적십자운동`이랄 수 있습니다. 봉사자들은 굳이 현장에 가지 않고 생업에 종사하면서 도움을 줄 수 있지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생각지 못한 BBB 언어망(網)이 한국만이 아니라 전세계의 언어장벽을 없애는 문화운동으로 펼쳐졌으면 합니다. 급할 때 외국어의 도움을 청하는 것을 `BBB 친다`고 하고, 이것이 세계의 새로운 유행어가 되었으면 합니다.

▶유승삼:18개 언어별로 봉사자들의 휴대폰 번호가 일렬로 적힌 예쁜 BBB 카드 수십만장을 선수촌을 비롯, 전국 관광안내소·주요 기념품 매장 등에 비치해 놓을 생각입니다. 카드 크기는 지갑에 넣을 수 있도록 크레디트 카드만 하게 만들고요. 외국인들은 어딜 가든 통역원을 늘 데리고 다니는 꼴이니 마음이 든든할 것입니다. 한국인 가게·식당들도 어느 나라 외국인이 들어와도 `BBB만 치면`되니 걱정없을 것입니다.

▶이태동:이 운동이 성공하려면 지식인이 많이 참여해야 합니다. 그간 여러 교수들에게 참여를 권유해오고 있는데 젊고 열린 교수들은 흔쾌히 참여하지만 교수 체면에 통역을 하겠느냐며 거절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지식인의 나눔운동이 일어났으면 합니다.

▶이희수:외국어 능력이 있는 일반인들도 많이 참여해 범시민운동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국내 거주 외국인·외국공관 관계자·외국인 동호회원 등도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손주영:외국어의 전화통역은 숙련된 사람이 아니면 어렵습니다. 참가자들은 능력·해외체류 기간·봉사시간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선발해야 합니다. 그러나 참가자 수는 제한없이 자격이 되면 모두 데이터베이스화해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이어령:BBB운동은 외국어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지식을 나눠준다는 사회봉사의 새 차원을 만들었습니다. 한국 볼런티어 문화의 신기원을 마련한 것이지요. 은퇴자들에겐 소중한 지적자원을 나라를 위해 쓸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이태동:외국인들이 많이 이용토록 홍보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카드 맨 앞번호에만 집중적으로 전화를 걸지 않도록 하는 등 휴대폰 사용원칙, 휴대폰 번호 유효기간, 서비스 시간 등이 담긴 BBB규정을 만들어야 합니다.

▶김승우:BBB카드는 의료사고 등 위급한 일에 많이 쓰여져야 합니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고만고만한 일로 전화가 많이 걸려오면 봉사자들도 쉽게 싫증을 낼 것이니까요.

▶이인영:언어 봉사자는 휴대폰으로 서비스만 하고 현장에 나가서 돌보는 소위 `노력봉사`는 거절해야 합니다. 외국인들 중에도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으며 특히 월드컵 때는 거친 사람들도 많이 올 것입니다. 이들이 돈을 빌려달라거나, 병원에 같이 가 달라는 등 만남을 요청하면 단호히 `노`해야 합니다. 그래야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이런 것들을 안내 책자·설명회 등을 통해 알려야 할 것입니다.

▶이희수:BBB카드는 상업적으로 이용되지 못하도록 저작권·의장등록 등 특허를 내 복제가 불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 사생활 침해문제 등을 위해서도 발신자 추적 등 여러 장치를 강구해야 합니다.

▶유승삼:현재 대표전화를 통해 다국어 봉사자 휴대폰으로 연결시켜주는 음성인식 통신시스템을 개발 중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인이 전화기에 대고 영어로 `헬로`하거나 일본인이 일어로 `모시모시`하면 자동으로 미국어나 일어 봉사자 휴대폰으로 연결됩니다. BBB운동 후원사인 벤처회사가 4월 초 활용을 목표로 현재 개발 중에 있습니다.

▶손주영:우리는 어디서 이상한 전화가 걸려오면 휴대폰을 꺼놓거나 새로 바꾸고, 화가 나면 그냥 끊고 하는 고쳐야 될 휴대폰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언어 봉사자들의 마음 자세, 서비스 정신이 특히 중요합니다.

지자체 등과 연계 바람직

▶유승삼:그래서 오는 2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홍보아치 제막식을, 4월 초엔 오프닝 행사를 할 예정입니다. 그때 봉사자들을 위한 설명회도 열 예정입니다. 곧 BBB 운동본부가 발족돼 카드 배포·홍보 등의 일을 맡을 것입니다.

▶김승옥:각 지자체·관광공사·월드컵조직위 등과도 연계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이 운동은 월드컵만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7월 말 이번 운동의 성과 등을 평가해 비영리시민단체로 만들어 세계시민운동으로까지 발전시키면 좋겠습니다. 한국 NPO(비영리단체)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으면 합니다.

정리=홍성호·사진=변선구 기자



◇참가 문의=02-751-9282~3,

홈페이지 n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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