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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통역대학원 졸업 곽중철씨

매체명 : 주간매일   /   보도일자 : 90-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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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쌓이다 보면 성격마저 변해”



파리통역대학원 졸업 곽중철씨



국제회의장에서나 가끔은 TV화면에서 레시버를 귀에 꽂은 사람이 외국인이 말하는 것과 거의 동시에 우리말로 번역해대는 놀라운 외국어 실력을 가진 사람을 볼 수 있다. 소위 동시통역사들이다.



지금은 별로 희한한 존재가 못되나 몇 년 전만해도 그야말로 놀라운 존재였다.



현재 우리나라에 동시통역사는 대개 60여명으로 영어와 일어전공이 대부분이다.

그 중에서도 권위가 있는 파리통역대학원을 졸업한 사람은 3명뿐이며 남자는 곽중철씨(37)한 명 뿐이다.



스스로의 업무를 『비정상적인 것』으로 규정한 곽씨는 『동시 통역이란 작업이 너무 긴장을 요하는 것이므로 이를 못견디면 그만두게 되거나 정신이상 비슷한 방향으로 성격마저 바뀌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동시통역사의 고민으로는 모든 분야에서 전문인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수준정도는 돼야 올바른 통역을 할 수 있다는데 있다.



따라서 사전에 맡은 전문분야에 대한 충분한 준비와 예비지식을 쌓아야 한단다.



가령 대전세계박람회 준비를 위한 세계세미나 통역을 맡았다면 이번 박람회의 조직기구등은 물론 환경보존을 위한 재생과 창조라는 거창한 박람회이상(理想)까지도 이해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분야의 동시통역을 맡으면 적어도 10일내지 한 달정도의 준비기간은 필요하다고 한다.

더욱이 요즘은 외국서 공부하고 돌아온 각계 각분야의 전문인들이 많아서 통역의 질을 논하는 사람이 많아져 더욱 고민스러워 진다는 것이다.



통역사가 실력이 없어 통역의 질(質)이 낮아지는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회의주최측의 준비부실로 그렇게 되었을 때는 참으로 억울함을 느낀다고.



대체로 세미나의 경우 첫날은 마음먹은 대로 안되다가 2~3일 지나면 전문가가 거의 되고 때에 따라서는 신들린 듯 하기도 한다는 것.



대구사투리가 간혹 섞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곽씨는 올림픽준비위원회에 5년간 근무하면서 나름대로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일조를 한 것이 가장 자랑스럽다고 그간의 감회를 피력했다.



대구서 고등학교(慶北高校)다닐 때 개교이래 최고의 영어실력을 가진 학생이란 평판을 듣고 외대에 입학해 서울로 올라와보니 너무나 많은 영어준재들에 놀라 역시 우물안 개구리였구나 하는 좌절감까지 맛보았다며 외국어는 역시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제대로 동시통역을 하려면 역시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고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간적인 작업이어야 하는 통역의 특성이 그렇기때문이란다.



대체로 하루 통역료가 30만원이나 외국의 경우 한달에 2번만 하면 먹고사는 수준의 대우에 비해서는 크게 모자라는 대우라며 국제화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질높은 통역수준과 전업통역사의 확보를 위해서도 대우개선이 필요하다고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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