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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르타式 通譯士

매체명 : 한국일보   /   보도일자 : 8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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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르타式 通譯士 (1983 6 20일 한국일보 )

파리 제3大 통번역대학원修了 곽중철씨

지난 (1983) 6 13일 파리 제3대학 소속 통역대학원의 졸업시험 (불어영역)에 합격한 유학생 곽중철 군 (30·사진) 3년동안의 파리 생활을 청산하고 8월말 귀국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곽군은 바늘귀 같은 이 학교 졸업시험을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통과했다. 81년 같은 시험에 합격한 최정화양(28)에 이어 국제통역사협회에 가입할 자격을 획득한 것이다.

공식 명칭이 에지트(ESIT)인 이 학교의 원장은 셀레스코비치 여사인데 그는 에지트보다 나은 학교가 있으면 말해보라고 자신 있게 외친다.

곽군은 『에지트의 학생들은 정말 벌벌 떨면서 공부한다. 특유한 스파르타식 훈련과 엄격한 시험 제도 때문에 모든 학생이 가벼운 신경쇠약증세를 보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한다.

유럽의 통역사 중 가장 유능한 사람으로 구성된 교수진은 통역 이론과 실제를 가르치면서 일정 기간 후 어느 정도에 이르지 못하면 가차없이 낙제나 퇴학을 시킨다. 2년 과정을 최소한 3년 내에 마쳐야 한다.

에지트에는 매년 약 3백명이 응시, 70~80명이 선발되지만 2학년 진급시험을 거쳐 졸업시험을 빠져 나오는 학생을 10명이 고작.

졸업시험은 20점 만점에 16점이상을 받아야 합격한다. 곽군은 통역과 언어에 관한 한 귀재들인 교수 5명의 앞에서 시험을 받던 장면을 연상하며 고개를 내젓는다.

이번 졸업시험 때 한국어 부문의 낭독자는 최정화양이었다. 최양이 순차통역문제로 골라 내놓은 것은 작년에 지하철관계로 訪佛한 한국대표단의 연설문인 「서울의 지하철현황」 이었다.

숫자투성이의 이 연설문을 토막토막 나누어 들으며 이를 받아 영역하면서 곽군은 공포의 식은땀을 흘렸다. 두 번째 최양은 全대통령의 아프리카, 캐나다 순방 출국성명을 동시통역 문제로 내놓았다. 

평균 16.3으로 합격한 곽군은 귀국 즉시 외국어 대학 통역대학원에서 강의를 하며 봉사할 것이지만 「말의 잔치」가 될 국제의회연맹 서울총회에서 일익을 맡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파리 안병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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