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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타고난다는 것의 의미

매체명 : 매일경제   /   보도일자 : 21-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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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타고난다는 것의 의미

  • 입력 : 2021.02.16 00:04:01

 

코로나19 시대의 아픔을 달래주는 TV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런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심사평은 "타고났다"는 것이고 그것은 가장 큰 찬사이기도 하다.

어느 프로그램의 `호랑이` 심사위원도 "타고난 재능보다 더 좋은 기술은 없다"는 말을 한다. 노래를 불러본 사람이라면 그것이 무슨 말인지를 짐작한다. 그렇다고 재능을 타고나면 모두가 쉽게 대가가 될 수 있을까? 두각을 드러내는 천재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먼저 발명왕 에디슨은 `천재란 1%의 영감과 99%의 노력`이라고 했다. 이를 바꿔 말하면 모두가 99%의 노력을 하더라도 나머지 1%는 타고나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은 남보다 더 열심히 노력한다고 한다. 재능을 타고났으니 조금만 노력하면 남들보다 앞서 완벽의 경지에 가까워질 수 있어서 그럴 것이다.

둘째, 천재들은 무대에서 범재들보다 더 노심초사하고 긴장한다. 그런 긴장과 집중력 없이는 완벽할 수 없고, 완벽하기가 얼마나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발표가 끝나면 바둑 기사들처럼 자신의 기록을 되새기며 복기(復碁)해 다음번에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한다. 축구, 야구, 골프 등 운동도 마찬가지다.

필자가 지난 40년을 보낸 통역이라는 분야도 마찬가지다. 통역의 재능을 타고난 학생은 기꺼이 남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고도 통역 전 남보다 더 긴장하고 통역하면서 남보다 더 집중한다. 통역석에서 그들의 손이 떨리고 얼굴이 창백해지는 이유다. 가수들이 더 완벽한 노래를 위해 끝없이 연습을 하듯, 통역사도 완벽에 가까운 통역을 위해 준비하고 연습한다. 그런 천재들을 골라 통역을 시키는 것이 고객의 권리요 의무다.

세상에 태어나면서 부모로부터 어떤 재능을 물려받는다는 것은 축복이요, 그래서 인생은 더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오늘도 무대에서, 회의장에서, 운동장에서 타고난 재능으로 우리를 즐겁게 하는 천재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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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중철 한국외대 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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