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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통역사일당 100만원

매체명 : 매일경제   /   보도일자 : 0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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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이런 기사가 통역사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통역이 단시간에 떼돈을 번다는 신화를 만들어
많은 여고생들을 오도하지요.
그렇게 많이 받는다면서
왜 그렇게 버벅대? 하면서
개콘의 옥동자가 동시통역을 패러디해
통역사들을 희화화합니다.
이번 이라크 전을 계기로
수십명이 뉴스통역을 경험했으나
정말 잘해준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1시간 이상 방송통역 일당은 140만원이지만
방송사에서 그럴 자격이 있다고
기꺼이 보수를 지급하는 그런 통역사가
되어야합니다.

곽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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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통역사일당 100만원

2003년04월06일 17:10

6일 오후 5시. 미군의 바그다드 입성을 알리는 TV 뉴스 화면에는 미ㆍ영 연합군 대변인이 등장해 급박하게 돌아가는 전황을 설명하고 있지만 들리는 말은 또렷한 한국어다.
이같이 외국방송과 안방 시청자 사이를 연결하는 동시통역사 몸값이 최근 방송사들이 이라크 전쟁 소식을 경쟁적으로 전하면서 금값이 됐다. 이라크 전쟁 발발 후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일부 동시통역사는 여러 방송사와 계약하고 각종 전쟁 관련 세미나에 참석하는 덕분에 하루에 최고 150만원 가까이 벌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동시통역사들 사이에는 다른 나라 전쟁은 내 행복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등장했다.

실제로 동시통역사들이 맹활약한 91년 걸프전 직후 외대와 이화여대 동시통역대학원 입시경쟁률이 크게 높아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동시통역사들이 호황을 누릴 수 있는 이유는 전쟁으로 인해 각종 국 제회의와 전쟁 방송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인력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방송계에서는 전문적으로 방송에 나와 동시통역을 할 수 있는 고급 인력은 50명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 외대 동시통역대학원을 졸업한 최은아 씨(26)는 졸업 후 일당 70만원 이하를 받아본 적이 없다며 이라크 전쟁 발발 후 동시통역일이 밀리면서 하루에 140만원 이상 번 적도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고참들은 하루 평균 140만원 정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동시통역사 속성상 요즘처럼 반짝수요가 있을 때 이곳 저곳에서 요청이 쇄도하면 수입이 기하급수로 뛸 수밖에 없다는 것. 최씨와 함께 올 초 외대 동시통역대학원을 졸업한 송택승 씨(28)는 그러나 동시통역사들이 늘 이렇게 금값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송씨는 최근 동시통역사 시장상황은 일종의 불균형상태라며 통역 대학원이 생긴 지 20년이 넘고 영어통역 전공자가 1000명 이상 배출됐는데 동시통역자가 부족한 것은 업종 특성상 위험성이 크기 때문 이라고 지적했다.

송씨가 말하는 위험성이란 이른바 방송사고나 오역이 벌어졌을 때 영원히 동시통역을 할 수 없도록 매장되는 풍토를 말한다.

실제 걸프전 당시 한 방송사는 유명 학원 원장을 동원해 통역을 시도 했지만 시청자 항의와 비난 때문에 곧 그를 물러나게 한 바 있다.

결국 리스크가 큰 만큼 보수도 높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송씨는 자다가도 새벽 3시에 불려나가 동시통역을 해야 할 때도 있 다며 2월부터 방송 시스템을 익힌 후에는 항상 대기하고 있는 상태 라고 말했다.

최씨는 동시통역사들이 대기하고 있지 않을 때는 방송사들이 국제부 기자들을 동원해 동시통역을 할 때가 있다며 이럴 때는 번역이 좀 늦거나 정확하지 못할 수도 있는데 동시통역사들이 이에 대해 시청자 질책과 비난을 받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곽중철 외대 통역대학원 교수는 대부분 통역사사 계약직인 만큼 방송사는 상근하는 통역사를 늘리고 복지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걸프전이 동시통역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던 것처럼 이번 이라크 전쟁은 동시 통역사가 전문 직업으로 정착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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