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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번역 핵심, 정확한 메시지 전달”

매체명 : FOCUS   /   보도일자 : 08-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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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번역 핵심, 정확한 메시지 전달”
[포커스신문사 | 이동호기자 2008-06-03 21:58:02]

■ 한국외대 통번역 대학원 곽 중 철 교수


국제회의장에 가면 세계 각국에서 온 참석자들이 이어폰을 꼽고 연사의 말을 듣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연사가 한 말은 통역을 거쳐 각 나라 언어로 참석자들에게 동시에 전달된다. 언어의 장벽을 넘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 국제회의 통역사들로서 흔히 동시통역사로 알려져 있다.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곽중철 교수(55ㆍ한영과ㆍ사진)를 만나 통번역 세계에 대해 들어봤다.

전문용어ㆍ문법은 기본…문맥상 의미 파악해야
뉴스ㆍ신문 보며 다양한 분야 배경지식 갖출 것

“통번역은 메시지 전달이 생명이다.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려면 문법, 전문용어 등 언어적 지식은 기본이고 텍스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매일 국내외 뉴스를 접하다 보면 대부분 학습자들이 내용은 얼핏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세부 사항까지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통번역을 할 때 오해, 오역, 혼동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며 “최근 논란이 됐던 미국 쇠고기 협상 관련 관보 오역은 번역자의 언어적 실력이 부족하거나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사례”라고 곽 교수는 말문을 열었다.

동시통역은 영어를 웬만큼 한다고 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사의 연설시간과 통역사의 통역시간이 동일하게 배정되기 때문에 통역사가 해당 분야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준비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어렵다.

통역사로서 타고난 언어적 재능, 해외체류, 유학경험, 해당분야의 해박한 지식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외대통역대학원 한영과의 경우에도 50명 중 10명 정도만 국제회의 통역반에 들어갈 수 있고 그중 1~2명만이 국제회의 통역사가 될 정도다.

순차통역은 연사의 말을 끊어서 통역사가 시간을 두고 통역하는 방식으로 일반인도 할 수 있다. 이때 연사의 말을 정확히 오래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 기억용량을 늘리기 위해 학습자는 연사가 말한 내용을 3분간 듣고 기억해서 말해보는 연습을 하면 효과적이다.

필기를 잘하면 기억을 돕는 역할을 한다. 역시 메시지 전달이 중요하므로 연사의 말을 논리적 순서를 따라 이해하면서 중요한 단어 중심으로 정리하는 게 요령이다.

번역은 기록이 남는다는 점에서 통역보다 더 조심스럽다. 문법에 맞는 언어를 사용해야 하고 특수용어에 신경을 써서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국내신문이나 영자신문을 읽으면서 배경지식을 풍부하게 쌓고 영어와 한글로 옮기는 연습을 하는 게 좋다. 국내신문의 우리말과 영문판을 서로 대조하면서 통번역 연습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조기유학이나 해외유학을 떠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외국에 나간다고 원어민이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주지도 않는다. 요즘 국내 영어환경은 영어를 배우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인터넷, 케이블 TV, 영화, 미드, 원서 등이 넘치는 환경을 잘 활용하면 누구나 영어를 잘할 수 있다. 말하기는 큰 소리로 다양한 콘텐츠를 외우는 게 효과적이다. 큰 소리로 읽는 데 그치지 말고 반복해서 외우는 것이 좋다”고 곽교수는 설명했다.

영어교육이 강조되면서 의사소통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은 많아졌지만 해당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고 정확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부족하다. 국제교류에서 영어를 유창하게 빨리하는 것만큼이나 원어민과의 의사소통에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확한 영어를 구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동호기자 leedongho@fn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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