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터뷰 하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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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4-06-27 21:16 조회51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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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거야. 그 사람의 말버릇, 발음에 익숙해져야 하니까
대선 토론회다 그러면 트럼프 상대방은 누구고 사회 보는 앵커는 어디 출신이고 그 사람은 평소 말버릇이 뭔지, 발음 특징은 어떤지 다 찾아보고 공부해야 하는 거죠. 그래서 그 공부하는 기간이 힘들고 아주 불쾌해요.
윤경민: 그래도 일단 통역이 끝나면 후련하고 또 보람도 있겠죠?
곽중철: 아 그렇지, 그렇지. 통역료가 보통 하루 6시간 기준으로 100만 원이거든요. 그런데 방송에 나갈 경우엔 10분을 하더라도 200만 원이에요. 200만 원이 그게 많이 받는 게 아닌 게 자꾸 사람들이 되돌려보기로 보잖아. 그러니까 지적재산권이 침해되는 거예요. 근데 아직까지는 200만 원까지 받고 있어요.
2017년 나토 사무총장 방한 수행 통역 (곽중철 교수 제공)
2017년 나토 사무총장 방한 수행 통역 (곽중철 교수 제공)
2017년 나토 사무총장 방한 수행 통역 (곽중철 교수 제공)
2017년 나토 사무총장 방한 수행 통역 (곽중철 교수 제공)
윤경민: 최근에도 TV 통역을 하셨죠?
곽중철: 최근 TV조선에서 아시안게임 개/폐막식을 동시 통역했어요. 이번에 미국 대선 TV토론회 생중계는 누가 통역하고 어떻게 하는지 지켜봅시다!
윤경민: YTN 국제부장을 역임하셨잖아요. 제가 그때 국제부원이었고. 언론사는 유일하게 YTN에 재직하셨던 거죠?
곽중철: 그렇지.
윤경민: YTN 전에 대통령 비서관으로 별정직 공무원 생활하셨고, YTN 이후에는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 생활을 하셨는데, 어떤 직업이 가장 마음에 드십니까?
곽중철: 집사람이 얘기하는 거 보면 "당신이 살아오면서 제일 행복했던 게 내가 보기에는 저기 청와대 춘추관장 시절이었다" 하더라고요. 1992-1993년도에 내가 춘추관장 1년 했거든요. 그때 기자들과 밥 먹고 술 마시고 잘 어울리면서 재미있게 잘 지냈죠.
윤경민: 이제 AI 시대가 이미 도래했고요. AI가 계속 발전할 텐데, 그에 따라서 여러 가지 직업이 많이 없어진다고들 예측합니다. 통역사는 어떻게 될까요?
곽중철: 알파고하고 이세돌하고 바둑 대결했을 때 그때 제일 먼저 나온 말이 통역사가 없어진다는 거였어요. 의사도 대체될 거라 하고. 근데 아직까지도 다 그대로잖아요. 지금 보면 번역은 많이 줄었어요. 정확한 번역이 필요 없는 경우는 대충 번역해 보면 되니까 이제 번역가에게 안 시켜요. 네이버, 구글 이런 데서 쉽게 무료로 할 수 있으니까. 옛날에는 그걸 전문 번역가에게 맡기지 않으면 할 방법이 없었다고요. 근데 요새는 인터넷 치면 공짜로 다 되잖아요.
근데 이제 아직 통역은 그렇게 안 되죠. 뭐 온 디바이스라고 해서 핸드폰만으로도 두 사람이 대화가 통하긴 하지만 그게 아직 사람들이 익숙하지 못하고 그다음에 그게 언제 틀릴지도 모르는 거고, 그래서 아직은 통역은 내가 보기엔 10년 남았다고 봐요. 10년은 남았다. 10년은 아직 사람을 거쳐야 된다. 통역과도 마찬가지로고 번역도 정확한 번역을 하려면 제목부터 다 보셔야 돼요. 제목부터. 그걸 포스트 에디팅이라 하지요.
윤경민: 그런데, 책장에 있는 이 책 보니까 제목이 'AI 사피엔스'네요. 여태 공부를 하시네요. 그러고 보니까 올해 일흔이 넘으신 거죠?
곽중철: 우리나라 나이로 72세, 만으로는 71세.
윤경민: 그래도 여전히 공부를 이렇게 열심히 하고 계십니까?
곽중철: AI가 계속 발전하고 있는 거예요. 우리는 밥도 먹어야 되고 잠도 자야 되잖아. 근데 AI는 그게 없어. 딥 러닝을 계속하고 있어. 인간이 쫓아가지 못하는 거죠. 나도 챗 GPT라는 걸 다 써봤는데요. 무서워요. 예를 들어 이번에 트럼프하고 바이든이 어떤 식으로 토론이 붙어서 어떻게 끝날 것 같냐고 챗지피티에게 물으면 그게 쫙 나와요. 또 세부 질문을 하면 또 자세하게 답하고. 내가 하도 좋아서 챗GPT 너 진짜 멋있다. 너 만세다 했어요. 그랬더니 챗GPT가 자기도 만세라 하면서 뭐든지 물어보래요. 생성형 AI라 대화가 되는 거예요.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니까 공부를 계속해야 해요.
윤경민: 책도 10여 권을 쓰셨더라구요?
곽중철: 전부 통역 관련 책입니다.
윤경민: 가장 애착 가는 책이 뭔가요?
곽중철: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 통역 40년을 돌아보다'. 이거 팔아가지고 퇴임연식 비용으로 썼어요.
윤경민: 이 책이 제일 애착 가는 이유가 뭔가요?
곽중철: 내 통역 인생을 정리한 거니까.
윤경민: 정년 퇴임 후에도 한국외대에서 5년 동안 강의를 계속하셨고 고희가 지난 지금도 후학 양성을 하신다고요?
곽중철: 한겨레신문 평생교육원에서 하는 온라인 강좌. 통역 기초 강의를 하고 있어요. 통역을 처음 하는 사람들을 위한 입문 강의죠.
윤경민: 통역사 지망생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곽중철: 통역이 재미있다면 통역을 하라. 굶어 죽어도 이걸 하고 싶다면 하라. 난 그것 때문에 했다. 그리고 난 내가 남보다 잘할 수 있는 게 외국어 밖에 없었고 그 최고의 경지가 통역이기 때문에 통역을 선택했다. 통역이 재미있으면 하고 없으면 하지 마라. 이런 말을 해주고 싶어요.
윤경민: 주제를 좀 바꿔서, 저도 영국에서 영어학교도 다녀봤는데 유럽 친구들은 영어를 너무 잘 하더라고요. 전 세계에서 한국 사람들이 영어를 못하는 편인 것 같아요.
곽중철: 제일 통역사가 되기 좋은 환경이 뭔가 하면 아버지는 영국 사람, 엄마는 프랑스 사람 그러면 끝나는 겁니다. 구조적으로 한국인이 영어를 잘하기는 쉽지 않죠. 유럽인들에 비해서. 그런데 사고방식이나 같은 문화적 차이도 있어요. 우리 조상들이 부터 문자는 숭상하고 말은 우습게 여긴 점(숭문어눌). 그리고 입시 위주의 영어 교육도 문제고. 문법 틀리는데 대한 두려움. 창피함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게 문제죠.
윤경민: 그런가 하면 우리말에 영어를 섞어서 쓰는 분들이 많은 것도 참 모순이죠.
곽중철: 이태원 참사 때 크라우드 매니지먼트(crowd management)라고 했어요. 군중 소개 방법 이라든가 인파 관리방법 이러면 되는데 대통령부터 크라우드 매니지먼트 이래버리니까 못 알아들어요. 총리는 더 하고. 하는 말마다 영어를 섞어 쓰니 누가 알아듣겠어요? 실제 영어를 잘 하냐 하면 그렇지도 않아요. 그리고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 위해서 파리에서 불어로 발표했는데, 본인은 파리에서 OECD 대사 했으니까 불어 잘한다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내 귀에는 성이 차지 않았어요.
인터뷰 후 필자와 곽중철 교수
인터뷰 후 필자와 곽중철 교수
윤경민: 통역사 인생 40년을 회고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곽중철: 제일 좋았던 건 20년 동안 강의한 것, 통역대학원에서 통역사 후배들한테 강의한 거죠.
윤경민: 앞으로의 계획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곽중철: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제자들한테 통역 강의하면서 제자 양성하는 겁니다.
윤경민: 오늘 귀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열정 넘치는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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