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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김태균, 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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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0-11-19 00:46 조회2,8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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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 남북한 여자축구 두 경기 통역을 배당받고, 오전 11시에 한중 야구 경기가 열리는 올림픽 경기장으로 택시를 타고 혼자 갔다. 추신수를 보기 위해서였다. 11시 15분에 도착해 경기장 분위기를 살폈으나 4000 좌석 밖에 안되는 초라한 경기장도 차지 않을만큼 야구는 중국에서 인기가 없었다.

어쨌든 그렇게 보고 싶었던 세 선수를 실컷 봤다. 우선 3번 타자로 나온 미국 메이저 리거 추신수는 '존재감'이 대단했다. 완벽한 기본기를 갖춘 선수의 몸 전체에서 뿜어나오는 카리스마... 타격이면 타격, 수비면 수비, 주자 플레이면 주자 플레이... 두 번째 타석에서 가볍게 우측 담장을 넘기고 나서부터는 모두 경원 사구, 포볼로 진루했고, 그 와중에 깨끗이 2루 도루를 성공시키는 모습은 '쿨'했다. 통역을 아무리 잘 해도 저렇게 멋질 수는 없으리라...?

일본 프로팀에서 뛰고 있는 4번타자 석류 애인 '네모' 김태균도 금방이라도 일을 낼 것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두 번재 타석의 좌전 안타는 깨끗함 그 자체였다. 5번타자 부산 대표 갈매기 '똥배' 이대호는 오늘 부진했지만 결승전에서는 뭔가를 보여줄 것 같았다. 중국 투수가 김태균을 포볼(base on balls)로 내보내면 3루쪽 한국 응원단은 "이대혼데, 이대혼데..(이대호인데 왜?라는 뜻으로)" 노래를 불렀다. 더 무서운 타자라는 뜻으로... 내일 밤 남자 축구 우즈벡 전을 포기하고 일본과의 야구 결승 후 통역을 맡기로 했다.

야구 경기 후 다시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와 여자 축구장으로 갔다. 4시에 먼저 열린 북한과 일본전은 0:0으로 끝나 기자회견이 취소되자 일본 기자들이 맹렬히 항의했다. 이어서 열린 한중전도  0:0으로 끝나 양국 골 득실 차가 같아지자 1. 2위를 기리기 위해 승부차기(penalty shootout)를 했고, 우리가 이겨 북한과 결승에서 맞붙게 됐다. 엄머와 이문동 단칸방에 산다는 지소연을 보러 갔지만 아시아 1위인 중국의 수비벽에 막혀 뭔가를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다. 기자회견에서 통역한 최인철 감독은 TV에서와 마찬가지로 준수한 외모였다. 이 나이든 통역사가 <꼭 우승하라>고 격려하며 악수했다. 하루 종일 유랑 관전을 해서 그런지 피로해 글이 잘 쓰여지지 않는다. 내일 야구 결승을 보고 와서 또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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