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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연례 협의회 종결 기자회견 통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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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1-07-12 18:17 조회2,8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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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을 준비했던 검찰총장 세계정상회의를 열흘 앞둔 6월 17일에는 과천 정부종합청사의 기획재정부 1층 회의실로 갔습니다. 불과 이틀 전 워싱턴 IMF 본부에서 전화가 와 2011 IMF Clause IV Consultation (우리 말로는 IMF 회원국 연례협의회라 함) 종결 후 기자회견을 순차 통역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기재부 주변의 제자들이나 후배들이 많을 텐데 라고 했더니 모두 다른 통역이 있어 나한테 부탁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얼떨 결에 승낙했더니 당장 두 쪽이 넘는 기자회견문을 한국어로 번역해 보내달라고 했습니다(현재 IMF 웹페이지에 올라있을 것임). 저녁에 시작한 번역은 네시간이나 걸렸습니다. IMF가 다루는 거시경제 현안들은 문외한인 내게 빨리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배운다는 자세로 번역하다 보니 역시 통역사란 평생 최첨단 시사문제들을 배워가는 즐거움이 있는 직업임을 새삼 느꼈습니다.

밤 늦게까지 자료를 보다가 피로해지기 보다는 푹 자고 통역에 임하자는 자세로 잠자리에 든 그 다음날 점심을 먹고 지하철로 과천청사로 갔습니다. 도착했더니 IMF 한국 담당 과장인 인도 출신 경제학 박사가 재정부에서 검토한 번역문을 i-Pad로 보여주며 이상이 없는지 물었습니다. 역시 전문가들이 수정한 문장은 더 유려했고, 특히 그들이 쓰는 용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문장들을 통역에 반영해야한다는 강박감을 느끼며 단상 오른쪽 끝에 마련된 통역사 자리에 앉았습니다.

역시 내용은 쉽지 않았습니다. 거시경제의 금리, 인플레, 재정적자, 등록금 반값 운동으로 대변되는 대중복지 요구 등 거시경제의 굵직굵직한 문제들은 서로 연결되어 이해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또 금리와 인플레 율은 같이 4%대를 오르내리고 있어 숫자가 통역사를 헷가리게 했습니다. 첫 질문부터 복잡해 영자지 기자와 재정부 관리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약 1시간에 걸친 통역을 끝내고 나니 그때서야 거시경제의 내용이 이해되는 듯 했습니다. 재정부 관리들도 모두 영어를 하려하고 우리말은 가능한 한 하지 않았습니다. English ruled there also.

통역을 마친후 재정부 별관에 근무하는 G-20 담당의 제자 2명을 불러 커피를 마셨습니다. 실물 거시경제는 그들이 전문이라 아직 이해 못했던 부분을 물어 배웠습니다. 역시 만족한 통역은 아니었지만 많이 배운 통역이었지요. We live and le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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