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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와 이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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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0-11-16 09:36 조회3,39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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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5일)는 재미있는 날이었습니다.

오후 다섯시 정구 혼합복식 우승팀 지용민과 김경련을 통역하러 깄는데 기자들이 거의 없어 비인기 종목임을 실감하고 두 선수에게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두 선수에게 금메달 하나씩 더 따 꼭 연금을 받으라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어쨌든 두 선수는 난생 첫 금메달에 흥분하고 있었습니다.

저녁도 걸르고 대망의 힌중 축구를 보러갔는데 6만 중국 관중의 응원은 뜨거웠지만 그렇게 위협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본부석 중앙 자리에서 관전을 즐기다가 기자회견장으로 갔는데 먼저 승자 한국팀은 홍명보 감독만 참석했습니다. 자원봉사 광저우 여대생들이 홍 감독이 멋있다고 난리였습니다.

바로 옆에 앉아 통역을 한 제가 봐도 그는 '쿨' 했습니다. 쏟아지는 중국 언론의 시기어린 질문을 젊잖게 받아 넘기고 재빨리 회견장을 빠져 나가다가 복도에서 돌아서서 잊었다는 듯 저에게 손을 흔들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그 때도 웃지는 않았습니다. '승부사' 냄새가 났습니다.

다음 패자 중국팀 회견에는 풀이 죽은 감독과 주장 선수가 참석했는데 중국 기자들이 "국민들은 전 중국 축구팀의 해체를 원하고 있다"고 까지 감독을 밀어붙이더군요.

즐거운 맘으로 제자가 통역할 근처의 배드민턴 남자 단체 결승을 보러갔는데 입장하니 이용대 팀이 23:21로 이기고 있었습니다. 경기장 안이 더워 선수들은 땀으로 샤워를 하는 듯 했습니다. 안타깝게 진 후에 열린 회견에는 한중 감독과 이용대 포함, 선수 2명씩이 배석했습니다. '미남'의 인기는 만국 공통인가 봅니다. 주위의 중국 여자들이 모두 이용대의 외모에 홀린 듯 했고, 급기야 한 중국 여기자는 이용대의 외모와 인기에 대한 질문을 했다가 중국 사회자로부터 제지를 받았는데 여자들은 "왜 질문을 못하게 하느냐?"고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두 한국 선수는 바로 옆에서 통역하는 제자의 노트 테이킹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어 사진을 찍어 두었습니다.

제자는 어제 200미터에서 우승한 박태환에 이어 오늘은 이용대 옆에서, 이틀 연속 두 미남의 통역을 맡아 "너는 복도 많다"고 놀려 주었습니다. 박태환도 실물이 더 미남이라는데 이용대는 내가 봐도 '꽃'미남이라 여자들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자정이 가까워 돌아오는 봉고 차 속에서도 여자들은 훙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미남 선수들의 인기와 함께 그들을 통역하는 통역사들도 부러움을 샀습니다. 제가 느낀 것은 후진국일수록 통역사란 직업이 인기가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중국 여대생들은 통역사들을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며 말을 걸고, 과자를 갖다주고, 뭘 도와줄 일이 없는지 눈치를 살피고 있었습니다. 물론 광저우가 지방 도시라 대학생을 포함한 시민 모두가 순진하고 착하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꽃미남 선수 만세! 통역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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