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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공식 통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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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0-11-24 23:05 조회3,4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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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남북한 남자농구 8강전을 둘 다 통역하라는 지시를 받고 나가면서 북한-일본 전에는 북한이 예의 중국어 통역여성을 대동할 것이라 예언하면서 일단 회견장에서 대기하겠다고 약속했다. 두시반 쯤 농구장에 도착해 우리 팀이 필리핀을 쉽게 이기는 것을 보고 유재학 감독과 김성철 주장 선수를 통역했다.

다음 경기에서 일본이 북한을 더 쉽게 이기는 것을 보고 회견장에 갔는데 전번 남북한 전 후 기자회견에 나왔던 오훈룡 선수단장과 오진혁 선수와 함께 '북한'이라고 통역했다고 나 몰래 눈알을 부라리던 여성 통역사가 따라 오길레 조직위 측에 "봐라, 통역사가 오지 않았느냐, 나는 기자석으로 물러가겠다"고 했더니 "북한 측에 개별 통역을 쓰지 말고 조직위와 계약한 공식통역을 쓰기로 합의했다"고 하면서 나보고 통역을 하라고 했다.

두 북한 사람 옆에 앉아 통역을 했는데 오 단장이 워낙 느글느글한 달변이라 어렵지 않았다. 나도 조선 선수단, DPR Korea를 명심하면서 통역했더니 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북측도 상당히 안도하는 눈치였다. 나도 모르게 북한말의 억양에 익숙해진 걸까? 회견이 끝나고 나가는 오단장 보고 공식 기록에 없는 그의 이름을 물으니 가르쳐 주면서 나보고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서울서 왔다니까 회견 통역을 맡아 (전문으로) 하느냐고 해 그렇다고 했다. 그제서야 함께 나가던 그 여성 통역도 나보고 웃으며 인사를 했다.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6시 전에 임무가 끝나 차기 2014년 17회 아시안 게임 조직위에서 근무하면서 광저우 대회 참관 차 출장 와있는 한영과 30기 졸업생을 한식당에서 만나 저녁을 먹으며 얘기꽃을 피우다 호텔로 돌아왔다. 내일은 축구 3, 4위전 및 결승전이 있는 날, 박주영이 씁쓸하게나마 웃는 얼굴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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