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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검찰총장 정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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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1-07-12 16:57 조회3,4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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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6. 27(월)부터 7. 1(금)까지 세계검사협회(IAP) 연례총회 및 검찰총장 정상회의 동시통역을 운용했습니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사흘, 삼성동 코엑스 국제회의장에서 이틀을 살았습니다.
UN 공식 언어(영불서러중아) 6개어를 위해 해외에서 2명씩 12명과 한국어 3명 등 총 15명을 초빙했고 계약액 US$107,543 + 12명 호텔 숙박료를 더하면 1억이 훨씬 넘는 비용이 들었습니다. 그나마 제가 제시한 예산이 최저였기 때문에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수주에 성공했었지요. 지난 1월부터 준비를 시작했으니 금년 상반기 내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은 숙제였습니다.

문제는 검찰 측 조직위가 검사들답게 통역사와 통역의 품질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우리 통대 29-30 기 졸업생인 내국인 통역사들의 연소함에 맘을 놓지 못했습니다. 밀고 당기는 갈등은 다 털어놓을 수도 없지만 첫날부터 우리 팀의 실력은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사흘이 지나자 외국인 참석자들의 평가를 들은 주최 측은 "통역이 잘 되고 있다. 한국어 통역도 참 잘하더라"라는 칭찬을 했습니다.

중국어를 쓰는 중국, 대만, 홍콩에서 온 검사들은 모두 영어로 발언해 중국어 통역사 2명은 영중 통역만 했고, 우리 검사들도 모두 영어로 발언해 우리 통역사 3명은 '해외파'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영한통역만 해 글로벌 시대를 지배하는 '영어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 대통령이 주최한 6월 30일 오전 10시 리셉션에 맞춰 택시를 타고 가다 쏟아지는 비때문에 늦어져 차에서 내려 빗속을 뛰었던 기억은 끔찍합니다. 다행히 9시 전 행사장에 도착해 영어, 한국어 통역사를 제외한 5개 언어 해외 통역사들을 데리고 리셉션 장에 갔더니 알아서 자기 언어를 쓰는 검사들 옆에서 영어를 알아듣는 대통령 MB에게 영어로 통역해주는 그들의 노련한 모습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마지막 날 검찰총장이 조직위원장을 통해 "통역이 정말 잘된 것 같다. 격려 선물을 하나씩 주라"는 격찬이 나왔고, 저를 비롯한 각 분야 자문위원들은 모두 다음 주 수요일인 6일 만찬에 초대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전 월요일인 4일 그는 사표를 던져 행사는 무산되었습니다. 어쨌든 저는 월요일 오전에 불-영-한 통역을 위해 파리 행 에어프랑스를 타고 지구 서편으로 날아가야 했기 때문에 검찰총장을 더 이상 볼 수가 없었습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이 끝나자 회포를 풀 시간도 없이 '5공 청문회 정국'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새로웠습니다... 

   
 



 

 
 
 

곽중철 (2012-03-23 09:11:24) 
 
G20 이어 두 번째 통역 총지휘 맡은 ‘장관의 딸’
[중앙일보]입력 2012년 03월 23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수식어가 많고 실용적이에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콘텐트로 핵심을 찔러 설득력이 강하죠.”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사용되는 18개 언어의 통역을 총괄하는 이진영(55·사진)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교수는 전 세계 정상들의 화법을 꿰뚫는다. 1700회의 크고 작은 국제회의를 거친 관록 덕분이다. 그가 맡은 역할은 통역사들을 총지휘하는 수석통역사(consultant interpreter).
국내에서 치러진 정상급 국제회의에서 한국인이 수석통역사를 맡은 건 처음이다. 그는 이를 ‘통역주권의 회복’이라고 했다. 88 서울올림픽, 2000년 아셈회의 땐 수석통역사가 모두 외국인이었다.
 “정상들의 언어엔 철학과 인격, 지적 역량이 모두 배어 있어요. 한국인으로서 이런 큰 통역을 조직한 경험을 살려 통역시장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 회의엔 언어당 3명씩 모두 54명의 통역사가 58명의 정상들의 입과 귀가 된다.
 통역사는 겉으론 화려해 보이지만 ‘피 말리는’ 직업이라 한다.
 “통역할 때는 화장도 안 하고, 청바지 같은 편한 복장과 낮은 굽의 신발을 신어요. 회의장에서 만찬장, 회견장으로 번개처럼 이동하려면 기동력이 필수죠. 비밀유지를 위해 통역하면서 겪은 일에 대해 회고록을 써서는 안됩니다. 통역사는 고된 예술가나 다름없어요.”
 그는 1983년 아웅산 테러로 순직한 이범석 전 외무부 장관의 딸이자 조태용 현 호주 대사의 부인이다. 기고자 : 이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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