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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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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2-08-22 00:00 조회2,5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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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재주는 타고 난다고들 합니다.
주위에 우리 말을 잘하는 사람들이 외국어도 잘하는 예를 많이 봅니다.
나도 말과 외국어에 관심이 많아 통역을 전공했지만
 평소에는 사투리 억양의 말이 빠르고 불분명해
 저런 사람이 어떻게 통역을...? 하지만 지금까지 왔습니다.
하늘이 그렇게 쓰신 걸까요?

다른 한편, 통역이 매끄러운 말재주로 다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문적인 내용을 잘 이해한 후
 다른 언어로 충분히 알아 들을 수 있게 전달하는 것이
 말재주보다 더 중요합니다.

말은 연습하면 자기도 모르게 크게 늘 수도 있습니다.
김수현 님의 글 솜씨를 보니 말도 잘 할 수 있을 것 처럼 보여요.

곽중철



∴∴∴∴∴∴∴∴∴∴∴∴ 김수현님의 글 ∴∴∴∴∴∴∴∴∴∴∴∴
진부한 질문인줄 알지만 교수님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저는 작년 입시에 실패하고 지금 일반 회사에 다니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일을 하고는 있지만 하고 싶은 것이 따로 있으니 언젠가는 다시
 입시에 도전할 생각을 늘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에 통역하시는 분이 한분 계신데 미국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나오신 모국어가 영어이신 분입니다. 저희 사장님을 통역
 하시는 분이지요. 어릴때부터 부모님이 한국어 교육을 철저히
 시키셔서 한국어도 잘합니다. 물론 제 판단입니다만....
통역은 주로 한-영이 주류를 이룹니다.

저희 사장님은 앞에서 말씀하실때 격식차린 표현을 그리 많이 쓰시지
 않거든요. 아주 쉬운 예화를 들어 이야기를 하십니다. 그런데 그런
 말들이 어찌나 매끄럽게 통역이 되는지 항상 신기할 따름이지요.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물흐르듯이 나옵니다. 물론 통역하시는 분
 개인의 노력이 뒷받침 되었지요. 사장님의 어투를 이해하려고 일부러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려고 노력하고 해당분야에 대해 항상 공부를
 많이 하십니다. 물론 가끔 아주 어려운 한자어가 나오면 잠시 당황하지만
 상황을 눈치채고 바로 통역을 해냅니다.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아무리 통역번역대학원을 나온다 해도 과연 그렇게 묘사하는듯한
 말들을 매끄럽게 통역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일반적으로 신문이나 뉴스에 나오지 않는 일상의 쉬운 표현들이 저에겐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바로 현장에서 부딪치며 배운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정화 교수님은 자신도 토종이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지만
 사실 최교수님도 어린 나이는 아니었지만 언어가 사용되는 현장에서
 배운 실력 아닙니까?

과연 신문과 잡지, 뉴스를 끼고 앉아 공부하면서 그런 통역을 해낼 수
 있을까요?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외국에서 오랫동안 공부하고 국내에
 들어와 대학원 시험을 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과연 제가 그들과
 경쟁이 될 수 있는 것인지요? 물론 그들보다 제가 한국어 실력이 낫다고
 위안을 삼을 수도 있지만 제가 영어를 불편해하는 만큼 그들이 한국어를
 어려워하고 있지 않는 것이 문제겠지요.

근래에 수석으로 졸업한 학생이 국내파였다는 교수님의 말씀에 그나마
 용기를 얻긴 합니다만 그래도 교수님 생각은 어떠신지 듣고 싶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왠지 노력하지 않는 게으른자의 변명이 되었네요.
하지만 그 통역사분을 볼때마다 이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어서
 이렇게 질문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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