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행사에서는 통·번역 실수가 종종 벌어집니다. 1978년 지미 카터 대통령이 폴란드를 국빈 방문했을 때 대형 오역 사건이 터졌습니다. 카터 대통령의 방문 소감을 통역 담당자가 폴란드어로 잘못 전달한 것입니다. “I hope to learn about the Polish people’s desires for the future”(나는 폴란드인들의 미래에 대한 바람을 알고 싶다)라는 카터 대통령의 발언은 “나는 육체적으로 폴란드 사람들을 갈망한다”라는 의미의 폴란드어로 통역됐습니다. “when I left the United States”(내가 미국에서 출발했을 때)라는 구절은 “when I abandoned the United States”(내가 미국을 버렸을 때)라는 의미의 폴란드어로 통역됐습니다. 이밖에도 두세 군데에서 더 실수가 발견됐습니다. 문제의 통역은 스티븐 시모어라는 미 국무부의 파트타임 통역사가 담당했습니다. 미국 측은 오역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통역 내용을 이상하게 여긴 폴란드 기자가 며칠 후 국무부 측에 문의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카터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을 앞두고 급히 채용된 시모어는 러시아어 통역이 진공이고, 폴란드어는 부전공이었습니다. 폴란드에서 4년 동안 공부했지만, 통역 실력은 부족했습니다. 폴란드어를 영어로 바꾸는 것이 아닌 영어를 폴란드로 바꾸는 통역이라 더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시모어 통역사는 즉시 해고됐습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통역 내용이 이상하다는 점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고백했습니다. “I thought I had done a hell of a job.”(나는 내가 통역을 멋지게 해낸 줄 알았다.) 동아일보 2023년 4월 10일 (월) 오전 7:02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