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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인권에 진심인 부시 + 20년 전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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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4-02-07 14:03 조회21,436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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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인권에 진심인 부시[오후여담]

  • 문화일보
  • 입력 2024-02-0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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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2005년 11월 부산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양국 정상이 북한 인권 문제로 정면 충돌한 회담으로 기록된다.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북한 인권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체제와 종전선언이 중요하다며 맞섰다. 회담에 배석했던 한 인사는 “회담장을 나설 때 양 정상의 얼굴이 벌게진 상태였다”고 회고했다. 현장에 있던 알렉산더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 대사도 퇴임 후 한 강연에서 “경주 회담은 최악이었다”고 회고했을 정도다.

부시는 재임 중이던 2004년 미 의회에서 북한인권법이 제정되자 서명 후 대북인권특사를 임명해 북한 인권 문제의 국제 공론화를 주도했다. 경주 정상회담 후에도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때마다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에 심각하게 우려를 표명하면서 한미 양국이 북한 변화를 앞당기기 위한 사업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시큰둥했지만, 부시에게 북한 인권은 중요 어젠다였다. 그는 퇴임 후 텍사스주 댈러스에 조지 W 부시 센터를 설립, 퇴역군인과 탈북민 지원 사업 등을 시작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로스 두서트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관련 최근 칼럼에서 “헤일리는 가장 위험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면서 그를 부시에 비유했다. “매파적 외교정책으로 미국을 쇠퇴로 몰아넣은 부시처럼, 헤일리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를 비판하면서 부시 시대 네오콘 같은 외교정책을 주장한다”는 게 그 이유다. 부시가 헤일리 때문에 난데없이 대선 국면에 소환된 셈이다. 9·11테러 이후 감행한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 침공이 미국 쇠퇴의 뿌리라는 분석이 최근 힘을 얻으면서 부시는 미국을 수렁으로 몰아넣은 지도자란 비판을 받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북한 인권에 대한 부시의 진정성은 평가해야 할 것 같다. 그는 부시 센터 산하 연구소에 2017년 북한자유 장학금을 신설해 그간 총 75명에게 30만 달러를 지급했다. 이 연구소는 올해도 북한자유 장학생 모집 공고를 냈다. 미국에서 학위를 받으려는 탈북민은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며 마감은 4월 1일이다. 전직 미국 대통령의 혜안 덕분에 자유 북한을 이끌 미래 리더가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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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중철님의 댓글

곽중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생각은…] 한·미 정상 망신시킨 미국 통역사 [중앙일보]
미국 최고위 관리들의 영어 발언이 한국어로 잘 통역되지 않은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7월 방한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한 뒤 한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데려온 여성 통역사가 팔레스타인 당국(authorities)이라는 말을 권위로, 비핵화 선언을 비핵화 동맹으로 옮기자 기자단에 동요가 일어났다. 게다가 라이스 장관의 발언을 다 옮기지 않거나 중요한 부분을 누락하자 많은 신문이 이를 기사화했다. 지난달 14일 워싱턴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했을 때 새로 고용된 미국 측 남성 통역사도 나을 것이 없었다. 금방 눈치챌 수 있는 오역이 없어 기사화되지는 않았지만 녹화 테이프를 자세히 들어보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말 가운데 제대로 통역된 게 거의 없었다. 몇 가지만 보면 우선 한.미관계는 강하고도 매우 중요한 관계라는 첫 발언을 강력한 … 그런 관계라고 얼버무렸다. 제일 심각한 것은 부시가 미국이 한반도 안보에 변함없는 의지를 갖고 있다(committed)는 메시지를 전했지만 미국 정부는 한반도의 안보에 책임을 여전히 지고 있다는 메시지로 전달된 점이다. 큰 오해를 불러일으켰을 수도 있는 오역이었다. 이어서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시기 문제를 잘 해결하라고 럼즈펠드 국방장관에게 당부했다는 말은 미국 국방장관과 한국의 상대가 적절한 날짜를 잡기로 결정했다고 통역됐다. 전작권 관련 발언이 그렇게 느슨하게 전달돼서는 안 됐다. 또 저 기자가 노 대통령께도 질문했느냐는 부시의 질문을 통역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 되었느냐고 전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부시에게 대답을 잘하셨습니다라고 했고, 한국 측 통역은 이를 영어로 통역했다. 부시는 얼떨결에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해 주면 좋겠다고 까지 나갔다. 외국인 기자들이 이런 어색한 장면에 와-하고 웃어버렸으니 두 정상이 망신을 당했다고도 볼 수 있다. 평화적 해결을 바라는 5개국을 평화적 동맹의 5개국, 핵무장 국가의 위협 인식을 핵무기 확인, 김정일이 핵무기 계획을 포기하면 더 좋은 길이 있다는 것을 제(부시)가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엉뚱하게 옮겼다. 심지어 6자 회담을 통해 북한에 전달한 메시지는 6자 회담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둔갑했다. 지난해 라이스 장관 발언의 오역 후 우리 외교부에서 미국의 통역은 영원한 숙제라고 토로했지만, 문제는 미국 정부가 통역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데 있다. 미국 제일주의, 영어 제일주의에서 나온 무심함을 버리지 않는 한 오역은 계속될 것이다. 미국 내에서 실력과 경험을 겸비한 한국 출신 미국 시민권자를 찾지 못한다면 관례를 깨고 차라리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통역사로 근무하는 통역대학원 출신들에게 통역을 시켜야 비로소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곽중철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장
2006.10.09 20:52 입력

곽중철님의 댓글

곽중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1년 3월 8일 미국의 신임 대통령 된 조지 W. 부시와 김대중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있던 날 일부 일간지에는 다음과 같은, 평소에는 보기 드문 통역관련 기사가 나왔다.
<한미 정상회담 `통역' 혼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8일 새벽(한국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뒤 회담결과를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는 과정에서 미국측 통역관이 부시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관련한 발언을 일부 통역하지 않아 한때 혼선이 빚어졌다.
논란은 백악관 통역관이 부시 대통령의 모두 발언을 통역하면서 "북한의 지도자에 대해 약간의 회의(some skepticism)을 가지고 있다"는 발언을 소개한 뒤 부시 대통령의 후속 발언을 불명확하게 전달한 데서 비롯됐다.
한국계 K씨가 맡은 백악관 통역은 "그것이 우리가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데 있어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부시 대통령의 후속 발언을 우리말로 통역하면서 "우리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식으로 본래 의미에 충실하지 않게 통역한 것이다. 이 때문에 양국 정상이 대북정책을 놓고 `상당한 수준'의 이견을 보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대두됐고 기자회견장이 술렁거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 관계자들은 "외교적으로 민감한 발언을 원문에 충실하지 않게 통역한 것은 문제"라고 불만을 표시했으며, 백악관측은 부시 대통령의 발언록을 곧바로 번역, 우리측 보도진들에게 배포했다.
그러나 이 같은 통역 논란은 미국측 통역관이 통역을 잘못한 것이 아니라 양국보도진과 배석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던 `협소한' 장소 탓도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양국 정상이 회담과 공동기자회견을 가진 백악관 오벌 오피스는 약 30평 규모에 불과했으나 기자회견 당시 양국 보도진과 배석자 50여명이 자리를 함께 해 양국 대통령의 발언조차 제대로 들을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끝)
필자는 이 기사를 본 순간 바로 사건의 발단을 알아챌 수 있었다. 필자는 K씨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미 외교가에서 유명했던 K씨는 당시 연세가 60을 넘겼을 것으로 보였다. 미 국무성에서 한국어 통역을 도맡아 담당한 지가 10년이 넘었다. ‘미국 측 한국어 통역 담당’으로 필자와는 90년대 초 노태우 대통령 당시 짝을 이뤄 청와대에서, 또 백악관에서 같이 통역을 한 적이 있었고, 지난 해 11월 당시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일행이 북한을 방문하고 오는 길에 서울에 들러 한미일 3국 외무 장관 회담을 함께 통역하게 됐을 때 다시 만났다.
그 날 아침 호텔 회의장 통역 부스 안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3국 참석자들이 모두 착석해 회담이 시작됐는데도 올브라이트 장관의 영어를 한국어로 통역하기로 돼있는 김 씨가 5분 가량 늦게 부스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했다. 한일 참석자들이 대충 영어를 알아듣는 사람들이라 회의 진행에 문제는 없었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 기자 회견장 통역 부스에서 그를 만나 반갑게 “저를 기억하십니까?” 했더니 “아, 곽 선생, 기억 합니다만 오늘 제가 머리가 너무 아프니 내버려두십시오” 하는 게 아닌가? 약간 머쓱해진 나는 아마 북한에서 미국 대표단 영어 통역하랴 김정일 등의 북한 말을 통역하느라 기진했나 보다 하고 이해했다. 필자도 며칠 새에 영어로, 불어로 통역하다 보면 편두통이 생기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K씨는 일찍이 미국으로 건너가 국무부가 인정하는 한국어 통역 자격증(license)을 받은 자수성가 형 통역사로 정식 통역 교육을 받지는 않았기 때문에 동시통역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연세가 있어 우리 말 억양이 60-70년대 ‘대한 뉴스’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번 미북 정상회담 통역을 맡을 미 국무부의 L씨는 아직 젊고, 통역대학원 졸업 후 수많은 경험을 했고, 또 순차통역을 하게 된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L씨가 국무부에서 한국어 통역을 맡기 전까지는 한미간의 외교통역에 오역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2006년 9월 14일 워싱턴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했을 때도 말썽이 있었고 필자는 당시 모 일간지에 다음과 같은 기고를 했다.
이 기사는 한미 외교가의 화제가 되었고,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번역을 거쳐 워싱턴 국무부에 보고되어 한국어 통역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 L씨가 국무부에 스카우트되는 계기가 되어 그때부터 한미간 오역바람이 잦아들기 시작했다는 풍문이 있으나 확인할 길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상최초의 김정은과의 회담에서 기대에 못 미치면 회담장을 떠나겠다고 했다. 실패한 회담의 경우 흔히들 원인분석을 하면서 “통역이 잘못 됐다”고 통역사를 희생양으로 만들기도 한다. 아무쪼록 그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이번 회담에서 양측의 통역사는 신중하면서도 매끄럽게 임무를 완수해주기를 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