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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인·센터링… 외국엔 없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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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퍼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2-01-24 00:00 조회2,3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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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월드컵] 골인·센터링… 외국엔 없는 용어 (조선일보 2002.01.15)




크로스 바, 골 네트, 코너 킥, 드로 인…. 방송 중계를 듣다 보면, 위와 같은 축구 용어들이 자연스럽게 나열된다. 그런데 이들 용어 중에는 우리 나라에서만 쓰이는 표현들이 상당히 많다. 외국의 축구 전문가들은 한국의 이러한 관행이 월드컵 기간 동안 ‘문화적 충돌’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분명히 영어로 이야기하는 데도 불구하고, 한국 측 관계자들이 외국의 방송 관계자나 축구 전문가들과 제대로 의사소통을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해 보자. 예컨대, 골 라인 아웃, 터치 아웃 같은 용어는 외국에서는 전혀 쓰이지 않는 말이다. 이 경우는 오프 더 볼(off the ball)이 맞는 표현. 공이 경기장 밖을 벗어났느냐 아니냐에 따라 우리 나라에서는 아웃, 인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외국에서는 이를 오프(off), 온(on)이라고 쓴다. 인과 아웃은 선수 교체시 사용하는 용어. 교체 멤버로 들어가는 것이 인, 교체되어 나오는 것이 아웃이다. 득점 순간에 터져 나오는 골인이라는 함성도 한국식 영어다. 전세계적으로 그냥 §골§이라고 쓰는 것이 일반적. 골인은 육상 트랙 경기나 마라톤 경기에서, 경기자가 결승선을 넘어섰을 때 사용하는 표현이며, 축구장에서는 쓰이지 않는 말이다. 필자는 유럽에서 축구 §유니폼§에 관한 조사를 진행하다 낭패를 당한 적이 있다. 상대방에게 이쪽의 말 뜻을 이해시키는 데 무진 애를 써야 했기 때문이다. §유니폼§이라는 단어는 제복이나 근무복을 주로 지칭한다. 이 경우 외국인과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는 단어는 §축구 장비 혹은 용구 한 벌§이라는 뜻을 지닌 풋볼 키트(football kits). 그렇다면 외국 언론인들이 보기에, 우리 나라 중계 방송에 가장 빈번히 등장하는 한국식 경기용어는 무엇일까? 양 쪽 윙의 측면 돌파에 이은 §센터링§이라는 단어다. 가운데로 패스나 공중볼을 보낸다는 점에서, 유럽에서는 §크로스(cross)§라는 표현을 쓴다. §월드컵 개최국§이라는 주인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사소한 잘못과 그릇된 관행들을 하루 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화장실과 교통질서만이 문제는 아니다.

 (장원재 / 숭실대교수·스포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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