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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그런 사람의 장점과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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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mm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3-04-26 00:00 조회2,7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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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다보면 그런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런 경우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세세한 점까지 완벽하게 챙기려고 하는 것이 그 이유도 되지만 자신이 마치 더 영어를 잘한다는 것을 그 현장에 자리한 윗 사람이나 상대편에게 과시하기 위한 것이 목적인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왜 통역을 쓸까요?

1. 외국어를 모국어로 전환하여 다른 사람들도 그 뜻을 널리 다 이해하도록.

2. 순차통역일 경우, 통역이 통역하는 동안 그다음에 할 내용을 한 번 더 생각하거나 상대편의 반응을 눈치로 보면서 다른 외교적 생각으로 대처할 노력을 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 우연히 소련의 통역 현장에 나가서 본 것인데 그 때 그 소련의 통역관은 분명히 한국말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러시아어를 영어로 옮기고 그 영어를 한국어로 옮겨서 3중 통역을 하는 동안 자신이 뒷바라지하는 윗분에게 그 내용을 미리 말해서 작전을 미리 짜는 시간을 벌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마도 그날 한미 어쩌구에 나타난 분은 자신의 영어는 과시한 줄 모르겠지만 그 시간에 국익에 상관되는 다른 현장 작전을 더 생각해 보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뭣 때문에 통역을 부릅니까? 그 시간에 외교관이나 군인은 자기 전문을 하라는 것이지요. 그 중요한 시간에 남의 전공인 통역에 간섭하느라고 그 다음에 할 자기 질문을 한 번 더 곱십어볼 시간을 싸게 낭비해 버린 그 사람이 불쌍하군요.

3. 더구나 그런 자리에서는 자기 쪽 통역과 상대편 통역이 다른 역할을 하는 것인데 그것을 다만 언어적 정확성만을 생각해서 지적한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미국 쪽 통역은 미국측 이익에 도움이 되도록 통역합니다.
한국쪽 통역은 한국측 이익에 도움이 되도록 살짝 노력을 더해서 통역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마구 말 자체의 정확성만 지적해서 비난을 했다면 그것은 정말 외교도 군사도 정치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4. 회의 시간이 정해져 있을텐데 그 시간에 통역을 순차로 하느라고 반을 까먹고 그 통역을 또 고쳐주느라고 반을 까먹었으면 그 회의는 반은 날라가 버린 셈이네요. 그러므로 그런 중요한 회의에서 일분 일초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자질구레한 표현에 집착하여 소탐대실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을 겁니다.

물론 그런 사람이 통역의 미숙함을 보완하거나 중요한 실수를 막는 경우도 있겟지요. 그러나 그런 중요한 일이라면 다들 녹음을 하고 속기를 하면서 진행하는 회의이므로 나중에라도 다시 한 번 복습을 해가면서 고치고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장에서 뭐라고 할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이지요.
만일 현장에서 뭐라고 할 정도의 통역 수준이었다면 그것은 사전에 그 수준의 통역사를 고용한 경제적 한계가 문제였을 겁니다. 그만큼 중요한 회의라면 엄청난 돈을 들여서라도 최고급의 통역을 고용했어야지요.

님이 보신 것은 통역사의 애환이라기보다 우리나라 외국어 작업현장의 슬픈 현실입니다. 그런 악조건에서도 조국과 민족을 위해 묵묵히 일을 해나가는 통역사들이야말로 애국자입니다.

통역사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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