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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통역사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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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나는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3-04-26 00:00 조회2,7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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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교수님.
통역대학원을 준비하는 이로써 궁금한 것이 있어 글을 올립니다.

대학원 준비를 하면서 통역사란 직업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들은 이미 지면
 을 통하거나 질문등을 통해서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현란한 외국어실력에 논리적이고 탄력적인 말솜씨로 무대에서 마치 배우
 처럼 스포트 라이트를 받을수도 있지만 의뢰인에게 임시로 고용되어 통역
 서비스를 하는 부가적인 위치에서 오는 어려움도 많다고 들어왔습니다.

그 동안은 현장에서 제가 직접 보고 어려움을 겪는 현장을 보지는 못했으나
 지난번 YTN에서 생중계로 진행된 한미 연합 정책 조정협의회 순차 통역을 잠
 시 지켜보면서 고용된 위치로써의 통역사가 겪는 난처한 모습을 우연히 지켜
 보며 통역사는 어쩌면 연사의 취향까지 파악해야 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게
 끔 하는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그때 미 국방부 차관보와 한국의 국방부 정책조정관의 연설 순차통역이었는데
 한영 통역은 남자분이 영한 통역은 여자분이 통역을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쪽 조정관의 일정량의 연설후 남성 통역관이 한영 통역을 하자. 국방부 조정관께서 ..is not correct. 하시면서 본인이 직접 영어로 통역을 하시더군요. 제가 통역을 듣기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였지만 아무래도 한미 동맹에 관계된 일이라
 그런지 작은 의미에도 신경이 쓰이셨나 봅니다. 그런데 그 다음 미 차관보의 연설후 영한 통역후에도 중요한 전달이 빠졌다고 다시 다그치시는 모습을 보고
 제가 마치 현장에 있는 통역사가 된것처럼 얼굴이 달아오르더군요.

조정관께서는 한미동맹의 중요성때문에 세세한 부분까지 많이 신경을 쓰시는
 모습 충분히 이해는 갔지만 너무 디테일한 부분까지 지적하셔서 공식석상에서의 통역사들이 정말 진땀나고 나머지 통역하는데도 지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한미 관계에 관한 내용의 통역을 제대로 판단할수 있는 분들이 국방부 관리분들이라는것을 인정하면서 제가 보는 시각과 차이가 있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통역이 잘못되어 지적을 받는것도 외교관계를 고려해 더욱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는 자세를 미국측에 보여주는 효과도 있을 거라고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통역사의 입장이 곤란해지는 상황, 아니 통역이라는 위치때문에 갖게되는 숙명적인 위치를 본것같아 기분이 씁쓸했습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하는 주장이 강한 성격의 소유자에게는 그야말로 힘든 직업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고 위치에서 오는 자존심의 상처같은것도 의연하게 대처해야 할 필요성 등 여러가지 느낀점이 많았습니다.

통역사의 불가피한 위치는 제가 공부를 하면서도 좀 석연찮긴 하지만 단지 외국어 습득이 아니라 말을 정돈 정제 해서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통역사의 능력은 분명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훈련으로 길러진 마인드로 다른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낼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교수님,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좋은 후진 양성위해서 힘써주십시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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