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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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1-12 17:20 조회26,434회 댓글4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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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다’는 것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명예교수 곽중철
코로나 시대의 아픔을 달래주는 TV 트롯 경연 프로그램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런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심사평은 “타고 났다”는 것이고 그것은 가장 큰 찬사이기도 하다.
어느 프로그램의 ‘호랑이’ 심시위원도 “타고난 재능보다 더 좋은 기술은 없다”는 말을 한다. 노래를 불러본 사람이라면 그것이 무슨 말인지를 짐작한다. 그렇다고 재능을 타고나면 모두가 쉽게 대가가 될 수 있을까? 두각을 드러내는 천재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먼저 발명왕 에디슨은 “천재란 1%의 영감과 99%의 노력”이라고 했다. 이를 바꿔 말하면 모두가 99%의 노력을 하더라도 나머지 1%는 타고나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은 남보다 더 열심히 노력한다고 한다. 재능을 타고 났으니 조금만 노력하면 남들보다 앞서 완벽의 경지에 가까워질 수 있어서 그럴 것이다.
둘째, 천재들은 무대에서 범재들보다 더 노심초사하고 긴장한다. 그런 긴장과 집중력 없이는 완벽할 수 없고, 완벽하기가 얼마나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발표가 끝나면 바둑 기사들처럼 자신의 기록을 되새기며 복기(復碁)해 다음 번에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한다. 축구, 야구, 골프 등의 운동도 마찬가지다.
필자가 지난 40년을 보낸 통역이라는 분야도 마찬가지다. 통역의 재능을 타고난 학생은 기꺼이 남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고도 통역 전 남보다 더 긴장하고 통역하면서 남보다 더 집중한다. 통역석에서 그들의 손이 떨리고 얼굴이 창백해지는 이유다. 가수들이 더 완벽한 노래를 위해 끝없이 연습을 하듯, 통역사도 완벽에 가까운 통역을 위해 준비하고 연습한다. 그런 천재들을 골라 통역을 시키는 것이 고객의 권리요 의무다.
세상에 태어나면서 부모로부터 어떤 재능을 물려받는다는 것은 축복이요 그래서 인생은 더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오늘도 무대에서, 회의장에서, 운동장에서 타고난 재능으로 우리를 즐겁게 하는 천재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끝)
댓글목록
곽중철님의 댓글
곽중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Born to be a master?
A barrage of TV programs are around recently in Korea, featuring Korean song contests. They seem to be comforting viewers suffering from the difficulties of the rampant COVID-19 era. Whether they are programs in Korea or abroad, one of the most common critiques we hear from the jury is, “The performer was born with singing talent”. It must be THE highest compliment also.
The jury dubbed “tiger critique” of one such TV program often says, “there is no better singing technique than talent.” We understand what she means if we have ever tried to sing a song in a karaoke.
This said, could anyone born with talent become a master? Would there be any commonalties among those talented people? Firstly, the American inventor Thomas Edison (February 11, 1847 – October 18, 1931) said that genius is one per cent inspiration and ninety-nine per cent perspiration. In other words, in order to make a genius or a master, even after shedding 99% of sweat, you still need 1% of inspiration. You still need 1% of talent to become a master. Thus, it makes them work harder because they feel they can become a master faster than others if they put a little more effort than others.
Secondly, geniuses perform better on the stage because they become more tense and concentrating before and during their performance. They know that they cannot become perfect without tension and concentration. As professional go-players review their performance after a match, talented singers also reflect on their shortcomings found during the performance. The same goes with talented footballers, baseballers or golfers.
The same also goes in interpreting, for which domain I have devoted the past 40 years. A talented student studies harder than others, yet still feel tense and scarce before their task and concentrate more when interpreting. It is why we can witness their hands shaking before the microphone and their faces become pale with stage fright. As genius singers practice singing for a more perfect song, talent interpreters do the same for a more perfect interpreting. Language service clients can and should select such interpreters when they recruit interpreters for their meetings. Bequeathing a talent from your parents at birth is definitely a blessing, which make our lives more beautiful. I root for all geniuses and talents who will entertain us today also, on stages, in meeting rooms and on the playgrounds.
곽중철님의 댓글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내 생각은 "통역은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 까닭에 재능이 중요하지만 재능을 타고난 통역사는 그 재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한다"입니다. 우리말과 영어로 다시 옮겨 주세요^^
Young님의 댓글
Young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답변 감사합니다, 교수님. 글을 올리고 나서는 talent를 앞에 두는 게 맞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었는데 역시 그렇군요. 저는 second thought이 더 정확한 때가 많은 걸 보면 역시 통역은 아니고 번역 쪽인 것 같습니다.
"통역은 재능이 90%이다. 나머지 절반은 노력이다."
"Interpreting is 90 percent talent. The other half is effort."
Young님의 댓글
Young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처음엔 타고난 재능을 강조하시는 듯한 말씀과 에디슨의 말이 언뜻 살짝 어긋나는 것 같았지만, 결국 진짜 뛰어난 실력자는 재능으로 날로 먹는 게 아니라 남들보다 노력도 더 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이런 이해에 이르기 전에 Yogi Berra의 유명한 말이 떠올랐습니다.
"Baseball is 90 percent mental. The other half is physical."
"You give 100 percent in the first half of the game, and if that isn't enough in the second half you give what's left."
(요기 베라 씨에게 최선이란 100%가 아니라 일반적 한계치를 80% 넘어선 180%였을까요?^^)
교수님의 통역에 관한 생각을 "Interpreting is 90 percent effort. The other half is talent."라고 해도 될지, effort와 talent를 바꿔야 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