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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주미 대사 내정자가 한미정상회담에 배석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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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5-08-23 20:02 조회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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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의 무대에서 대통령을 지키는 통역

--- 강경화 주미 대사 내정자가 한미정상회담에 배석한다면?

한국외대 통역대학원 명예교수 곽중철 010-5214-1314

정상회담의 무대는 예측 불가능하다. 준비된 원고와 의제는 있지만, 결정적인 장면은 언제나 즉흥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은 더욱 그렇다. 그는 숫자를 앞세워 압박하고, 돌발적 요구를 던지며, 때로는 위협성 발언으로 상대를 흔드는 스타일이다. 이른바즉흥의 정치가 회담을 주도한다. 이런 자리에서 통역사는 단순한 언어 전달자가 아니라 대통령을 지키는 방패이자 조율자가 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회담에서 영어를 직접 구사하지 않는 이상, 모든 메시지는 통역을 통해 상대에게 전달된다. 따라서 통역이 곧 대통령의 목소리이고, 국익의 첫 관문이다. 그만큼 통역의 책임은 막중하다. 작은 실수 하나가 국가 간의 신뢰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은 발언의 착오다. 대통령이공정무역을 말하려다자유무역이라고 잘못 표현한다면, 통역사는 즉시 맥락을 파악해 원래 의도대로 옮겨야 한다. 외교 현장에서 단어 하나가 정책적 입장을 달리 해석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통역사는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교정의 기술을 통해 대통령의 의도를 보존해야 한다. 이는 왜곡이 아니라 보호이며, 외교적 균열을 막는 필수적 역할이다.

또 다른 과제는 한국어와 영어의 문화적 간극이다. 한국어 특유의 완곡한 표현은 영어로 직역될 경우 지나치게 모호하거나, 반대로 공격적으로 들릴 수 있다. 이를 조율해 협력적이고 신뢰할 만한 뉘앙스로 재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통역이 단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오해하지 않도록 의미의 질서를 정리하는 것이다. 외교의 언어는 무기가 되기도 하고 다리가 되기도 한다. 통역사는 언제나 다리 역할을 우선해야 한다.

돌발 질문이나 즉석 요구는 통역사의 가장 큰 시험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주지금 당장답을 원한다. 통역사가 이를 그대로 전달하면 한국 대통령은 즉각찬반을 선택해야 하는 압박에 놓인다. 이때 통역사의 임무는 충돌을 피하면서도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다. “향후 실무에서 더 논의할 수 있다거나추가 검토의 기회를 제안한다는 식으로 옮기면, 대통령이 곧바로 궁지에 몰리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이는 회담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 아니라, 협상의 공간을 지켜내는 전략적 완충 장치다.

또한 정상회담은 정책 교환만의 자리가 아니다. 지도자 사이의 신뢰, 나아가 양국 국민이 느낄 이미지까지 형성되는 무대다. 통역사는 상대방의 자존심을 자극하지 않고 존중의 뉘앙스를 살려 전달해야 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처럼 자기 성과를 과시하는 인물 앞에서는, 상대국 대통령의 공감과 존중을 충분히 반영해 옮겨야 한다. 작은 억양과 어휘의 선택이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통역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외교관이다. 실수를 정정하고, 즉흥적 압박을 완충하며, 신뢰와 존중의 분위기를 유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통령의 말이 안전하게 전달되는 순간, 그 뒤에는 통역사의 치밀한 판단과 책임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과 마주하는 자리는 한국 외교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 곁에는 통역사가 있다. 통역은 단순한 언어의 기술이 아니라, 국익을 지키는 최전선이다. 즉흥의 무대에서 대통령을 보호하는 마지막 방패가 바로 통역사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정상회담은 과연 누가 어떻게 통역하게 될까? 미국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1기부터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등을 통역한 한국 출신 여성 국무부 통역국장이나 그의 젊은 후임자가 나와 트럼프의 영어를 한국어로 통역할 것이다. 반면 우리 측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수행 통역 준비를 시작한 외교부의 남성 서기관이 이재명의 한국어를 영어로 통역할 가능성이 크다. 주미 대사로 내정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회담에 배석해 이 대통령을 보필할 수도 있을까? 그녀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번 만난 적이 있고, 워싱턴 정계에 인맥이 넓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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