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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사가 본 한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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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5-08-28 12:38 조회1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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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사가 본 한미 정상회담

한국외대 통역대학원 명예교수/전 노태우 대통령 공보비서 겸 통역관

010-5214-1314

 

오래 전이지만 여러 정상회담을 직접 통역해본 사람으로서 어제 있었던 회담은 통역을 포함한 모든 진행이 박진감 넘치고 완벽했다. 미국 측의 통역 이연향 씨야 트럼프 1기때부터 그를 통역했고, 그 무서운(?) 김정은도 세 차례나 통역했기에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이재명 대통령을 수행한 우리 외교부의 조영민 서기관은 얼마나 힘들고 떨릴까하는 주위의 염려를 불식시키고 살아 돌아왔다. 그의 음성은 떨리고 있었지만 그는 긴장을 극복하고 트럼프와 기라성 같은 미국측 참석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그는 이제 이 대통령의 어떤 통역도 너끈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통역이 얼마나 떨리고 힘든 지는 해본 사람만 안다.

혹자는 그의 통역이 미국 측에 비해 유려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그건 당연하다. 미국 측 이연향은 60대 중반의 백전 노장이고 조영민은 약관 40세의 초보통역이었기 때문이다. 호사가들은 이 대통령의 발언 중 친위 쿠데타를 잘못 옮겼다고 하지만 그가 통역한 Self-coup는 무난한 선택이었다. 왜 그렇게 통역했는지 부연 설명할 계제가 아니었을 뿐이다.

트럼프는 이번 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좋은 매너를 보여주었고, 이는 이 대통령의 아부(?) 섞인 재치 있는 말솜씨에 연유한 바가 컸다. 1주일에도 몇 번씩 있을 해외 정상과의 회담을 소화하는 세계의 지도자 답게 트럼프는 모든 주제에 통달한 해박한 지식과 판단력을 보여주면서 능글맞게 모임을 이끌었고, 특히 기자회견에서 많은 미 국내 문제를 소화했다. 그가 이번에 보여준 매너는 세계 어느 언론도 시비를 걸 수 없을 것이다.

이 대통령도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는 영어를 다 알아듣는 듯이 자신의 발언 기회가 왔을 때, 또 트럼프의 발언 권유를 받았을 떼마다 간결하고 논리적인 발언을 했고, 결과적으로 조영민 서기관의 통역을 쉽게 했다. 연사가 논리적으로 말을 잘 해주면 통역은 쉬워지는 법이다. 세계의 언론은 이제 이 대통령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까다로운 한국 국내 문제 뿐 아니라 중국, 일본과의 관계 등도 기다렸다는 듯 무난하게, 때로는 유머러스 하게 설명해 좋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통역사의 입장에서 이번 회담 성공의 최고 기여자 중 한사람은 이 대통령을 통역한 조영민 서기관이었다. 백악관이라는 호랑이 굴에서 살아 돌아온 그에게 찬사와 격려를 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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