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관이 수용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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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9-05-31 18:59 조회7,186회 댓글2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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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관 신혜영이 정치범 수용소에?
한국외대 통번역센터장 곽중철 010-5214-1314
하노이 회담 당시 김정은의 통역을 맡았던 신혜영이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되었다 한다. 신혜영은 지난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이연향)을 대동한 점을 의식해 김정은이 직접 발탁한 인물이라 했다. '실전' 경험이 부족한 신혜영은 통역 과정에서 여러 차례 실수를 저질렀다 한다. 신혜영은 '노딜'을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이 다급하게 "한 가지 제안할 게 있다"고 말한 것을 통역하지 못했단다.
회담 이틀 동안 모 방송국에서 대기하며 입수된 모든 화면을 보면서 통역했던 필자는 이에 동의하기 힘들다. 1993년부터 2000년까지 7년 스위스에서 유학한 김정은이 당시 친구들로부터 ‘영어벙어리’라는 놀림을 받았대도 "한 가지 더 얘기할 게 있다 (I have one more thing to talk about)"는 짧은 말조차 영어로 직접 할 수 없었을까? 직접 못했다면 통역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Wait!” 라는 한마디도 못했을까?
하노이 회담 이틀 동안 하루 8시간 가량 방송국 수신기 앞에서 보냈던 필자는 첫날부터 이상한 눈치를 느꼈다. 김정은의 얼굴이 붉게 부어있고 뭔가 불안하고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이게 뭘까 하면서 통역을 해도 뭔가 똑 떨어지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이틀째 오찬장을 비추던 화면에서 오찬이 취소되고 오후 회담도 없다는 소리에 “그럼 그렇지”라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첫날부터 양측의 얘기가 맞아 들어가지 않았으므로 통역을 하면서도 뭔가 찝찝한 기분이었던 것이다.
신혜영은 다른 실수도 저질렀단다. 단독 정상회담에서 외신 기자가 김정은에게 "협상을 타결할 자신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그리고 확대 정상회담에서 다른 기자가 "미국이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는 것에 준비가 돼 있느냐"고 질문했을 때, 신혜영이 멈칫했고, 미측 이연향 통역국장이 통역하게 한 것이 "신혜영의 국제무대 경험 부족에 따른 실수"란다. 필자는 이 지적에도 동의하기 힘들다.
원래 정상회담에서는 통역관이 자기나라 정상의 말만 상대국 언어로 통역한다. 즉 트럼프의 영어를 이연향이 한국어로 김정은 위원장에 전달하고, 김정은의 북한 말은 신혜영이 영어로 트럼프에 전달한다. 다시 말하면 미북 정상회담 중에 신혜영은 영어로만, 이연향은 한국어로만 통역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상 처음으로 북한의 지존에게 외신기자가 영어로 질문했고, 더 나아가 김정은이 한국어로 답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두 통역관도 놀랐겠지만 외신의 영어 질문을 이연향이 한국어로 통역한 것은 신혜영의 임무를 가로챈 것이 아니다. 당연한 것이다. 질문에 대한 김정은의 한국어 답변을 신혜영이 영어로 통역한 것도 당연하다.
흔히 국제무대에서 오해가 생기면 “통역이 잘못됐다”고 책임을 돌리는 사례는 적지 않다. 하지만 하노이 미북회담의 실패를 일부라도 신혜영의 통역에 돌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지도 않았는데 생전 처음 ‘1호 통역으로 나왔어도 ‘지존’ 김정은과 눈을 맞추는(eye contact) 전문 통역사의 자질을 보여주었는데… (끝)
한국외대 통번역센터장 곽중철 010-5214-1314
하노이 회담 당시 김정은의 통역을 맡았던 신혜영이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되었다 한다. 신혜영은 지난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이연향)을 대동한 점을 의식해 김정은이 직접 발탁한 인물이라 했다. '실전' 경험이 부족한 신혜영은 통역 과정에서 여러 차례 실수를 저질렀다 한다. 신혜영은 '노딜'을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이 다급하게 "한 가지 제안할 게 있다"고 말한 것을 통역하지 못했단다.
회담 이틀 동안 모 방송국에서 대기하며 입수된 모든 화면을 보면서 통역했던 필자는 이에 동의하기 힘들다. 1993년부터 2000년까지 7년 스위스에서 유학한 김정은이 당시 친구들로부터 ‘영어벙어리’라는 놀림을 받았대도 "한 가지 더 얘기할 게 있다 (I have one more thing to talk about)"는 짧은 말조차 영어로 직접 할 수 없었을까? 직접 못했다면 통역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Wait!” 라는 한마디도 못했을까?
하노이 회담 이틀 동안 하루 8시간 가량 방송국 수신기 앞에서 보냈던 필자는 첫날부터 이상한 눈치를 느꼈다. 김정은의 얼굴이 붉게 부어있고 뭔가 불안하고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이게 뭘까 하면서 통역을 해도 뭔가 똑 떨어지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이틀째 오찬장을 비추던 화면에서 오찬이 취소되고 오후 회담도 없다는 소리에 “그럼 그렇지”라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첫날부터 양측의 얘기가 맞아 들어가지 않았으므로 통역을 하면서도 뭔가 찝찝한 기분이었던 것이다.
신혜영은 다른 실수도 저질렀단다. 단독 정상회담에서 외신 기자가 김정은에게 "협상을 타결할 자신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그리고 확대 정상회담에서 다른 기자가 "미국이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는 것에 준비가 돼 있느냐"고 질문했을 때, 신혜영이 멈칫했고, 미측 이연향 통역국장이 통역하게 한 것이 "신혜영의 국제무대 경험 부족에 따른 실수"란다. 필자는 이 지적에도 동의하기 힘들다.
원래 정상회담에서는 통역관이 자기나라 정상의 말만 상대국 언어로 통역한다. 즉 트럼프의 영어를 이연향이 한국어로 김정은 위원장에 전달하고, 김정은의 북한 말은 신혜영이 영어로 트럼프에 전달한다. 다시 말하면 미북 정상회담 중에 신혜영은 영어로만, 이연향은 한국어로만 통역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상 처음으로 북한의 지존에게 외신기자가 영어로 질문했고, 더 나아가 김정은이 한국어로 답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두 통역관도 놀랐겠지만 외신의 영어 질문을 이연향이 한국어로 통역한 것은 신혜영의 임무를 가로챈 것이 아니다. 당연한 것이다. 질문에 대한 김정은의 한국어 답변을 신혜영이 영어로 통역한 것도 당연하다.
흔히 국제무대에서 오해가 생기면 “통역이 잘못됐다”고 책임을 돌리는 사례는 적지 않다. 하지만 하노이 미북회담의 실패를 일부라도 신혜영의 통역에 돌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지도 않았는데 생전 처음 ‘1호 통역으로 나왔어도 ‘지존’ 김정은과 눈을 맞추는(eye contact) 전문 통역사의 자질을 보여주었는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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