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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2021년 1월 6일 논오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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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1-06 21:53 조회5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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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로 트롯을 듣다가 창밖을 보니 눈이 펑펑옵니다. 

갑자기 아다모의 논이 내리네 노래가 듣고 싶어 틀었더니 

불어 노랫말을 정확히 옮겨보고 싶었습니다.


1981년 12월 성탄절날 우리 부부는 제네바에 유학 중이던 최용웅 선배의 초청으로 파리에서 TGV를 타고 스위스 국경을 넘었습니다. 레만 호수가에 있던 한식당 아리랑에서 불콰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지요. 그 날 밤 최용웅 형은 그의 영원한 18<눈이 내리네: Tombe la Neige>를 열창했습니다한국에서도 종종 들었지만 그날 밤 제네바에서의 그 불어 노래는 우리 모두를 유학의 시름을 잊고 연말의 낭만에 젖게했습니다. 최선배의 목소리는 그 노래가 아다모가 아닌 최용웅을 위해 작곡됐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했습니다지금까지 불어 전공 친구들이 부르는 <눈이 내리네>를 많이 들었지만 최 선배보다 잘하는 사람은 없다고 나는 단언할 수 있습니다.


다음 가수는 훗날 외대 부총장이 된 윤석만 불어과 교수타향에서 다리를 크게 다쳐 우울했지만 선배의 열창에 화답하려 목발도 없이 일어섰습니다그가 부를 노래는 에디트 삐아프의 장미빛 인생(La vie en rose)...

다 부르면 5분(?)이나 걸리는 이 노래를 윤 후배는 몸 아픈 타향살이의 향수를 실어 15도 상방을 응시하며 애절하게 불러 제껴 우리 모두의 애간장을 태웠습니다. 최용웅 씨는 몇년전 유명을 달리해 그의 노래는 더 들을 수 없는 슬픈 오늘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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