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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지수 높은 사람이 좋은 인생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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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Q.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1-10-22 00:00 조회2,5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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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고 하지만 원만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절대로 넘어서는 안될 선이 있다.

가령 배우자의 부모에 대한 험담이나 상대에 대한 인신공격 같은 것은 이혼할 각오가 아니라면 어떤 상황에서라도 피해야 한다.

전쟁 중인 국가간에도 최소한 지켜야 할 규범이 있다. 생화학 무기와 같은 부도덕한 무기는 쓰지 않는 것이 국제사회의 묵계다.


 ***한계.단점 모르는 정치인

 그러나 동양의 아이리시라고 불릴 정도로 다혈질인 우리는 순간적인 감정을 통제하는 자기절제가 부족한 편이다.

홧김에 자동차로 파출소를 들이받아 불을 내지를 않나, 효도문제로 다투다 형이 동생을 살해하는 일까지 있다.

정치도 예외는 아니다.
여야가 영원히 원수로 지낼 생각이 아니라면 최소한 넘어서는 안될 선이 있다.
그러나 최근 양당 대변인이 주고받는 논평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얼마 전에는 대통령에게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퍼붓더니 무싸움.무파행을 선언한 지 하루만에 또다시 양당의 대변인들은 이전투구를 벌였다.

사소한 일에도 욱 하는 성미를 참지 못해 평생을 그르치는 우를 볼 때마다 우리의 교육이 공부 잘하는 데에만 관심을 둔 나머지 인내심을 기르는 인성교육에는 너무 소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 감성지수(EQ)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과거에는 지능지수(IQ)에만 오로지 관심을 두었지만, 성공은 성적순이 아니며 성공한 사람은 지능지수보다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이 높다는 경험적 사실을 알게 된 결과다.

최근 인성과 권력연구의 권위자인 그린슈타인 교수도 미국의 성공한 대통령은 모두 감성지능이 높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함으로써 성공한 리더는 높은 감성지능을 갖췄다는 리더십학계의 정설을 재확인했다.

감성지능은 자신의 한계와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능력,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다스리는 능력, 상대의 입장에서 그 사람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일컫는다.

여론의 비판이 심하면 심할수록 더욱더 확고한 신념으로 자신의 고집을 관철하려는 지도자는 자신의 한계와 단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감성지능이 낮은 사람이다.
중요한 회담에서 분을 못참고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지도자도 자기절제가 부족하다고 하겠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주기를 바라는 국민의 고통은 아랑곳없이 온갖 수단을 동원해 정치생명을 연장하는 지도자도 타인의 입장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감성지능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민주주의의 규칙을 무시하고 탈당하는 사람의 감성지능도 낮다.
개혁 실패의 원인을 상대방에게 돌리면서 문제의 해결책을 엉뚱하게도 강한 여당에서 찾으려는 정치인도 감성지능이 낮기는 마찬가지다.

중앙일보 신년 여론조사에서 67.3%가 바람직한 차기대통령이 없다거나 모르겠다고 응답한 결과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국민.언론이 검증해야
 필리핀에서처럼 부패에 연루된 지도자를 응징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처음부터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지도자를 선출하지 않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다음 번 선거에서는 감성지능이 높은 지도자를 선출하자. 자신의 이익보다 국민의 이익을, 눈 앞의 이익보다 장기적인 이익을 도모하는 사람, 대의를 위해 개인적인 분노와 원한을 접을 수 있는 사람, 여론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명히 아는 사람, 그래서 허황된 약속을 하지 않는 사람, 국민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고 그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국민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사람이 바로 감성지능이 높은 지도자다.

지연이나 학연과 같은 눈 앞의 이익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훌륭한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감성지수가 높아져야 한다.

연애결혼이 중매결혼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큰 이유는 연애기간 중에 상대의 성격을 충분히 검증할 기회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언론이 정치인의 감성지능을 검증하는 역할을 철저히 수행해 준다면 우리 정치의 앞날은 점차 밝아질 것이다.

趙己淑(이화여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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